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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08일 04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1월 08일 05시 12분 KST

충격 빠진 프랑스, 극우세력 득세 계기 되나

People gather in solidarity of the victims of a terror attack against a satirical newspaper, in Paris, Wednesday, Jan. 7, 2015. Masked gunmen shouting "Allahu akbar!" stormed the Paris offices of a satirical newspaper Wednesday, killing 12 people, including the paper's editor, before escaping in a getaway car. It was France's deadliest terror attack in living memory. (AP Photo/Thibault Camus)
ASSOCIATED PRESS
People gather in solidarity of the victims of a terror attack against a satirical newspaper, in Paris, Wednesday, Jan. 7, 2015. Masked gunmen shouting "Allahu akbar!" stormed the Paris offices of a satirical newspaper Wednesday, killing 12 people, including the paper's editor, before escaping in a getaway car. It was France's deadliest terror attack in living memory. (AP Photo/Thibault Camus)

7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로 파리 시내 한복판의 언론사에서 1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프랑스 전체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이번 참사로 '톨레랑스'(관용)의 대명사로 불리던 프랑스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 극우세력이 득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사회 '충격'…최고 등급 경계 속 시민 공포 =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총격 테러로 프랑스 사회는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파리 전역에 최고 등급의 테러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추가 테러를 우려, 주요 철도역에 군병력이 배치되고 경찰 7천여명이 배치됐다. 언론사 건물들에도 무장경찰이 경계에 나섰으며 곳곳의 시설이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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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군인들이 7일(현지시간) 에펠탑 인근에서 경계활동을 벌이고 있다. ⓒAP

특히 겨울 세일 첫날인 이날 파리 시내 곳곳의 대형 백화점 앞에도 무장경찰들이 배치됐다. 평소 같으면 세일을 노린 파리 시민으로 북적거렸을 백화점이지만 테러 탓에 한산하기만 했다.

파리에서 20년을 살아왔다는 한 여성은 AFP통신에 끔찍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너무 무섭다. 걱정스러운 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거다. 테러리즘 아닌가. 테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휴대전화로 계속해서 가족과 친지의 안전을 확인했다.

시내로 나온 또다른 시민도 "테러범들이 잡혔나? 테러범이 여기로도 올 것 같나?"라면서 공포를 드러냈다.

여행자들도 파리행을 삼가는 모습이다. 한 상점 점원은 "여행자 고객이 평소의 4분의 1 수준"이라며 "상점을 찾은 고객들도 지하철을 타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프로축구연맹은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이번 주말 경기 전에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프랑스 무슬림 500만 명…유럽 최대 =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500만 명 정도로 유럽 최대다.

프랑스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하는데 20세기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식민지에서 건너온 무슬림의 후손이 늘면서 점차 그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프랑스 사회지도층 중에 무슬림은 거의 없으며 무슬림 2·3세 중에는 차별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번 테러는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의 악몽을 되살린다. 1995년 알제리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파리의 생미셸 지하철역에 폭탄을 터뜨려 8명이 사망하고 119명이 다쳤다.

2012년에는 알카에다 연계조직에 몸담았던 모하메드 메라가 남부도시 툴루즈에서 총기를 난사해 군인 3명과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유대인 4명 등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득세한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해 지하디스트 단체에 뛰어드는 외국인 전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도 프랑스다. 현재 약 1천 명의 프랑스 국적 외국인 전사가 지하디스트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돼 있다.

프랑스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 쉬 샤를리'(Je Suis Charlie, 나는 샤를리다)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반이슬람 정서 확산에 극우 득세할까 = 일각에서는 이번 참사가 반이슬람 정서 확산을 촉진해 극우의 세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독일에서는 이미 드레스덴 등지의 반이슬람 시위가 번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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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에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반이슬람' 시위. 시위대는 독일 정부의 이민정책과 서구 유럽의 '이슬람화'에 불만을 드러냈다. ⓒAP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반이민 기치를 내세워 지난해 3월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다인 11명의 자치단체장을 낸 데 이어 10월 상원 선거에도 2명을 당선시키며 처음으로 상원에 입성했다.

영국 애스턴대 짐 쉴즈 교수는 "프랑스 정당 중에서 국민전선이 이번 참사의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전선과 뜻을 같이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은 국민전선의 반이민, 반이슬람 정책에 힘이 될 것"이라면서 "2012년 대선 때도 툴루즈 테러로 가장 큰 이득을 본 후보는 르펜"이라고 지적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이날 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부인하고 위선을 떠는 건 끝났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절대적 거부가 소리 높이, 그리고 분명하게 선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번 참사 앞에 국민통합을 외치며 무슬림 사회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는 와중에 르펜 대표가 이같은 행보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테러 비난 시위에 무슬림 사회도 동참 = 프랑스 전역에서 10만 명의 시민이 이번 테러를 비난하는 시위에 나선 가운데 무슬림 사회도 동참 의사를 보이며 극단주의 테러와의 선긋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르도 지역의 이맘(이슬람지도자)인 타레크 오우브로우는 이날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후 이번 참사를 미국에서 벌어진 9·11 테러에 빗대며 강력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전쟁행위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무슬림에게 거리로 나가 테러 비난 시위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