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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06일 06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1월 06일 06시 12분 KST

"졸업유예하려면 등록금내라" '0학점 등록제' 폐지

한겨레

‘졸업유예’ 수단 사실상 없어져

수십만원 내고 추가등록 할 판

“결국 취업 못한 학생이라는 딱지가 붙는 게 아닐까요?”

이화여대 인문대 4학년 김아무개(23)씨는 요즘 취업 불안에다 스트레스가 하나 더 늘었다. 졸업학점을 채운 학생들이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을 미루고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방법인 ‘0학점 등록’을 학교가 손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대는 올해 1학기부터 필수 이수학점을 모두 취득한 학생이 정규학기(8학기) 이상을 다닐 경우 등록금의 6분의 1 이상을 내고 1학점 이상 추가 등록을 해야만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이전에는 추가 학점을 수강하지 않아도 채플을 이수하지 않거나 졸업논문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취업 못한 졸업생’보다 재학생 신분이 구직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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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 개정으로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십만원을 내고 1학점짜리 인턴십이나 사회봉사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 졸업 유예를 계획했던 학생들은 반발했다.

박유진 이대 총학생회장은 5일 “결국 재학생 신분을 돈 내고 사라는 얘기가 아니냐. 학생들의 반발이 큰 만큼 학내 의견을 다시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그간 묵인하던 ‘관행’을 손보는 것은 교육부와 언론사의 대학평가를 의식한 탓이라는 지적이 있다. 졸업해야 할 학생들이 재학생으로 남게 되면 대학평가 기준의 하나인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늘 수밖에 없다.

이에 이대는 “졸업 유예를 하다가 미등록으로 제적되는 학생들이 있어 이를 막기 위한 학칙 개정이다. 엄밀히 말해 ‘0학점 등록’은 정식 제도가 아니다. 다른 대학도 이런 제도를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고려대는 지난해 학칙을 바꿔 최장 8년까지 ‘재학 연한’을 뒀다. 연세대는 1학점이라도 등록을 해야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경희대는 졸업학점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재학증명서가 아닌 수료증명서를 발급한다. 서강대와 한국외대도 재학증명서가 아닌 졸업예정증명서를 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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