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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8일 12시 49분 KST

'동성애 불법'의 사회에서 싸우는 인도 동성애자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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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1년 전, 인도 대법원은 동성간의 섹스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2013년 12월 11일 인도 대법원은 동성애 행위를 해금한 델리 고등법원의 2009년 결정을 번복했다. LGBT 운동가들이 10년 이상 벌인 인권 투쟁으로 델리 고등법원은 인도 형법 377조 항을 불법화하면서 동성애가 불법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상태였다. 하지만 대법원이 그 결정을 완전히 다시 뒤집어버린 것이다.

인도의 LGBT 지지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커밍아웃한 델리의 변호사 바랏 부샨은 자기 애인이 아직도 정체를 숨기고 산다고 말한다. 대법원 결정이 나자 애인은 부모에게조차 자신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미 동성애자로 오픈해서 살던 나에겐 그 결정이 별로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애인은 자기 부모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게 되었다. 부모에게 자기가 범법자라고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타격이 크다. 중세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다."

형법조항 377은 영국 식민지 시대로부터 내려온 법적 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심지어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비정상적인 행위 - 남자, 여자, 동물을 대상으로 자연의 법칙을 어기는 성적 행위를 하는 이는 종신형 또는 10년 이하의 징역살이와 벌금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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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LGBT 퍼레이드에 참요한 동성애자 활동가들

이토록 중세적인 형법조항 377이 개정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운동가들과 변호사들은 말한다. 인도 동성애 인권을 이끄는 주요 인물인 아키라 카티얄은 "이번 의회가 그런 법을 통과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다."라고 말한다.

카티얄에 따르면 여당인 BJP는 이념적으로 동성 섹스를 해금하려 들 일이 없다. 또 야당인 콩그레스는 비겁해서 LGBT 커뮤니티를 지지하지 않는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단 한 가지 길은 법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거였다. 그런데 법원이 책임을 회피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의회에게 책임을 넘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올 초에 어느 여자 치과의사는 32살 남편이 게이라는 것을 알고 조항 377을 적용해 그를 고발했다. 델리 고등법원에서 동성애를 해금하기 이전에도 사실 조항 377은 거의 범행 근거로 이용되지 않던 조항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불법화되면서 LGBT는 경찰과 대중으로부터의 괴롭힘과 협박에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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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LGBT 퍼레이드에 참요한 동성애자들

럭나우가 고향인 26세 굴람은 카슈미르 남자랑 동거한다는 사실을 자기 부모가 모르기 때문에 이 기사에 실명을 쓰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자신을 교인이라고 표현했는데, 문제는 이젠 이슬람 교인으로는 물론 인도 국민으로서 범법자로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의 판결 후, 그는 부모에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예 고려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종교 차원에서 지지를 못 받더라도 법은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었다. 그런 지지가 어디선가 확실히 느껴졌다면 부모님에게 사실을 이야기할 용기가 섰을 것이다."라며 "국가와 사회가 나를 인정했는데 왜 부모님은 인정하지 못하냐고 따졌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범법자로 판정 난 내가 그들에게 뭐라고 하겠나?"라고 물었다.

많은 동성애자 남녀에게 대법원의 판결은 단순히 그들의 성생활을 침범한 것 만이 아니다. 두려움 없이 사랑할 자유, 또 커플처럼 행동할 자유를 구속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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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법원의 판결에 항의하며 가두 시위를 벌이는 인도의 LGBT 활동가들

가족과 친지에게 이미 커밍아웃을 한 투샤르 탈루자(35)는 대법원 판결로 입은 영향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난 아주 개방된 가족의 일원이다."라고 탈루자는 허핑턴포스트인디아에 전화로 설명했다. "게이라고 칭찬받지도 않거니와 그렇다고 비난 대상도 아니다."

그런데 그가 아는 동성애자 중에는 대법원 판결 이후 커밍아웃 하는 것을 망설이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한다. 커밍아웃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2009년 델리 고등법원 판결 이후로는 분위기가 점차 완화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로 손잡고 다니는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 했다."라고 소비자 제품 혁신 업체에서 일하는 탈루자는 말한다. "그런데 대법원이 델리 법원의 판결을 뒤집으면서 두려움과 공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2009년 판결에 힙입어 관계를 꽃 피웠던 동성애자들은 가만히 있기를 거부할 거다. 그러나 또 일부는 자기들의 사랑 이야기를 숨기고 살아갈 것이다. 대법원 결정으로 인해 많은 동성애자 남녀는 자기 가족과 친지에게 커밍아웃할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

2009년 판결 후에 동료에게 자기가 동성애라고 커밍아웃한 사례가 많았었다고 동성애자 부샨은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동료 또는 사이가 좋지 않은 이에게 해코지당하거나 협박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 상태다. "델리와 뭄바 같은 대도시 바깥에 사는 사람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는 "게이 인도인은 절대 동성애에 대하여 입을 안 열거다. 강재로 침묵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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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법원의 판결에 항의하며 가두 시위를 벌이는 인도의 동성애자

신체적 또 정신적 폭행 사례도 벌어지고 있다.

성적 성향학 교수인 히마드리 로이는 LGBT 커뮤니티가 다시 터부시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해서 살던 다르질링 출신 친구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그 친구는 지난 9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동료와 택시 운전사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병원을 찾았는데 게이인 그를 범법자라며 의사들이 치료를 거부했다. 그래서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도망쳐 다른 친구가 사는 드워르카에 가서 동성애자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했다."

히마드리 로이의 친구는 회사를 그만뒀다.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 법 때문에. 이젠 자기 정체를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으려고 한다. 고향에서 파문되는 것를 두려워한다."

이런 학대나 괴롭힘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소수다. 23세 시리야 레인보 싱은 자신은 예외였다고 말한다. "우리 식구는 매우 엘리트 한 층에 속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데,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은 항시 도사리고 있는 위협과 협박을 피하기 어렵다. 사실 이 법 조항으로 검거되려면 영상물 증거가 있어야 할 정도로 어렵다는 사실도 대부분은 모른다."

싱은 LGBT 커뮤니티에서 "내 손잡지 마. 조항 377로 인해 큰일 나"라는 농담이 돌고 있다고 한다. "농담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지만 현실이 배경이 되기 때문에 그런 농담이 나오는 것이다."

싱은 377 조항을 반대하려면 LGBT 이슈로 단정하기보다는 기본 인권문제로 다루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생식을 위한 성행위 외에 모든 행위를 '비정상'으로 정의한 부분을 겨냥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오랄 섹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또 콘돔 사용은 얼마나 비정상인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한 법이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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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인디아의 Indian Homosexuals Live In Uncertainty A Year After Apex Court Recriminalised Gay Sex를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