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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8일 13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2월 08일 13시 12분 KST

홍준표 "2부 강등된 경남FC 해체 고려"

한겨레

“2부리그로 강등됐다고 덜컥 팀을 해체하면 승강제가 어떻게 유지되나.”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경남FC 해체 가능 발언으로 프로축구계가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였다. 경남FC 구단주인 홍준표 지사는 8일 오전 경남도 실국원장회의에서 “경남FC 사장, 임직원, 감독, 코치 전원 일괄 사표를 받도록 하라”고 담당 국장에게 지시했다. 홍 지사는 또 “경남FC를 우리가 계속 운영할지, 운영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경남FC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라. 감사 결과를 보고 계속 운영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감사관에게 지시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강등권인 11위에 오른 경남FC는 6일 열린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광주FC와 1-1로 비겨 1·2차전 합계 2-4로 패해 K리그 챌린지로의 강등이 확정됐다. 홍 지사는 “지난 2년 동안 많은 경남FC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단 한번도 간섭을 하지 않고 전적으로 맡겼다. 하지만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은 사장 이하 감독, 코치들의 리더십의 부재때문”이라며 경남FC 임직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지사는 “프로는 과정이 필요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프로는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경남FC에 한해 130억원 가량의 도 예산을 지원해왔다. 홍 지사는 올 시즌 초부터 경남이 2부리그로 강등이 되면 팀을 해체하겠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승강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인 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년간 경남FC 구단주를 하면서 주말마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시민구단의 한계를 절감했고,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만약 2부 리그로 강등되면 메인 스폰서도 없어져 더는 구단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글을 올려 해체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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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가 지난 11월 9일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에서 전남FC를 3대1로 이긴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경남FC

이날 홍지사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해체 의사를 밝히자 며칠전까지 강등을 막기 위해서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해 싸워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이흥실 코치는 “나도 오늘 오전에 보도를 통해서 이 소식을 처음 들어서 당황스럽다. 어떻게든 해체만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여러가지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2부 리그로 강등된다고 팀을 덜컥 해체하면 앞으로도 시도민구단이 강등됐을 때 팀을 잘 재건해서 1부로 승격시키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해체할 수 있다. K리그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대길 <케이비에스엔>(KBS N) 해설위원은 “경남FC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시민구단의 근본적인 문제다. 시민이 주인이 돼야 하는데 지자체 예산에 너무 의존하게 되니 지자체장 한 사람의 입김에 프로구단 하나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시민구단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에 승강제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승강제에 대한 구단주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하부리그로 강등이 되면 재정적인 압박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어느 리그나 마찬가지다. 이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게 운영을 하면서 상위 리그로 승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지 이를 거부하면 승강제의 근간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홍 지사의 선택에 대한 이해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남FC와 마찬가지로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 성남FC의 신문선 대표이사는 “홍 지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1년에 130억의 예산을 충당하려고 얼마나 힘들었겠나. 같은 시민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도의회에서 예산을 받는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수모스러운지 알고 있다. 지자체장으로서 2부리그로 강등된 팀을 위해 100억원대의 예산을 도의회에서 받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 대표는 “홍 지사께 한발 물러서서 광주FC의 사례를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광주도 1부에서 2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보여줬지만 몇년 만에 다시 1부리그로 승격하는 기적을 썼다. 당장은 경영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경남FC가 그런 기적을 보여주면서 경남도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경남FC는 지난 6일 열린 이 경기에서 광주FC와 1-1로 비겨 K리그 챌린지로 강등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