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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5일 09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2월 05일 09시 05분 KST

"정의가 죽어가고 있다" : 뉴욕의 함성 (사진, 동영상)

4일 밤(이하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남쪽에 있는 뉴욕시청 앞 광장은 성난 시위대의 외침으로 가득 찼다.

흑인 용의자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조르기를 해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불기소한 데 항의하는 이날 시위는 전날보다 더 거셌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경찰을 재교육시키겠다고 약속하고 미국 법무부도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날 시위대는 어둠이 내리면서 타임스스퀘어, 폴리스퀘어, 유니언스퀘어 등에 먼저 모인 뒤 뉴욕 시청 앞으로 결집했다.

3∼4천 명에 이를 것으로 짐작되는 시위대는 '정의없이 평화없다'(No Justice No peace),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대배심은 사기다'(Grand jury is Fraud)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흔들면서 연방 구호를 외쳤다.

또 가너가 목조르기를 당하면서 11번이나 외쳤던 '나는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를 적은 피켓, 그리고 이를 패러디해 '우리의 민주주의가 숨 쉴 수 없다'(Our democracy can't breathe)고 적은 피켓도 눈길을 끌었다.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떠올리게 하는 '쏘지 마라'(Don't shoot)는 구호도 끊이지 않았다. 또 두 손을 머리 높이로 들고 항복하는 자세를 취한 채 행진하는 모습도 계속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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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피부 색깔이 따로 없었다. 흑인들의 모습이 비교적 많이 눈에 띄었지만, 백인들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하며 나이만 "20대"라고 밝힌 백인 여성은 "가너를 숨지게 한 경찰이 재판조차 받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에서 정의가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정의를 위해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석자는 "이번 일에 대해서는 '분노' 정도가 아닌 '격분'하고 있다"고 심정을 토로한 뒤 "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으나 이제는 경찰의 인권탄압이 실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으며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항의했다.

시청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위력을 과시한 시위대는 근처 브루클린 브리지를 향해 행진했다.

브루클린 브리지는 가너가 살았던 스태튼 아일랜드로 이어지는 다리여서 전날도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차로를 점령하고 행진해 교통을 방해하긴 했지만, 평화 시위여서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앞서 뉴욕 경찰은 전날 벌어진 항의 시위 과정에서 83명을 연행했다.

이날 시위대는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지 못했다. 다리 입구를 경찰이 봉쇄해서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

시위대는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는 대신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어 행진하면서 '피부색깔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미국 사법시스템을 요구했다.

시카고, 워싱턴, 보스턴 등지에서도 동시 다발로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워싱턴에서는 이틀째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100여명의 시위대는 백악관 근처에 세워진 성탄절 트리 주변에서 '드러누운'(die-in) 채 인종차별과 불기소 처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스턴에서는 시민과 학생 4천여명이 성탄절 트리 점등행사가 있을 예정인 도심에 모여 항의 대열에 동참했고, 시카고에서는 퇴근 시간에 맞춰 수백명의 시위대가 주요 도로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다.

에릭 가너 on The Huff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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