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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8일 16시 38분 KST

서울대 성추행 피해자들 "교수들 알고도 묵인했다"

서울대 학생들이 27일 관악캠퍼스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학생들이 27일 관악캠퍼스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가 인턴 여학생과 제자 20여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수리과학부 ㄱ교수의 사표를 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피해 학생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피해자 비대위는 28일 낸 보도자료에서 “카이스트의 경우 2011년 2월 특수대학원 교수가 제자를 수시로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조사가 진행되자 사표를 냈고, 학교에서 이를 반려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 카이스트와 서울대의 차이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어 “성낙인 총장이 법인화 뒤 첫 총장을 맡으면서 국립대학법인의 모범이 되겠다고 했는데, 성추행 교수에게 사표를 낼 기회를 주는 것이 모범이 되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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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이 27일 관악캠퍼스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일부 교수들은 ㄱ교수의 부적절한 행태를 알고 있었는데도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리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딴 한 졸업생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ㄱ교수의 행태는 “이미 과에서 널리 알려진 얘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ㄱ교수가 아파서 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후배에게 ‘내가 아파 죽어 가는데 너는 내가 안 보고 싶냐’는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졸업생은 일부 학생들이 2011년 다른 교수들에게 ㄱ교수의 행동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도교수에게 얘기를 해봤지만 동료, 선배 교수들도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수리과학부의 한 교수는 “학생을 통해 ㄱ교수의 문제를 전해 들은 교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자들과 지나치게 격의 없는 교수’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른 교수는 “피해 학생이 다른 교수한테 그런 사정을 얘기했다는 걸 들었다. 교수들이 학생보다 동료를 보호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동료 교수들이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둔감했던 게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