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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6일 14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26일 14시 27분 KST

50만원 초과 카드결제 신분증 확인 '안' 한다

앞으로는 50만원이 넘는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불과 이틀 전인 24일에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가 정답이었다.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이 이렇게 약관을 개정하고 연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관련기사 : 신용카드 결제액 50만원 넘으면 신분증 제시 필수

그러나 ‘없던 일’이 됐다. 당신이 봤던 뉴스는 잊어버려도 좋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는 50만원 초과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에 신분증을 제시토록 한 감독규정을 내달중 폐지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에따라 여신금융협회가 내달 30일부터 도입키로 했던 50만원 이상 카드결제 시 신분증 확인 절차 시행계획은 중단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11월26일)

credit card

금융위가 폐지하기로 한 감독규정은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24조의6 제1항이다.

3.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금액이 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신용카드회원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할 것

사실 이 조항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여신금융협회는 이 내용을 카드 이용약관에 일괄적으로 포함시켜 실제로 신분증을 확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논란이 불거졌다. 고객들이 신분증 제시를 거부할 경우 카드 가맹점들이 ‘그럼 못 판다’고 하기도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는 것.

또 2016년부터는 결제할 때마다 서명 대신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IC카드 단말기가 의무화되기 때문에 굳이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아도 본인인증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액과 상관없이 말이다. 한 마디로 신분증 확인은 ‘아이고 의미 없다’는 얘기다.

더 근본적으로는 카드사들이 부정거래로 인한 피해 부담을 가맹점과 소비자들에게 떠넘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책임회피라는 것.

그동안엔 카드를 위·변조해 손해가 발생하면 이를 카드사가 책임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자가 신분증 확인을 소홀히 한 채 카드를 받아줬다가 위·변조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면 사업자가 손해의 일부를 책임지게 돼 신분증 제시 요구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이 조항은 신용카드에만 해당되며 체크카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조치가 카드사들의 책임회피를 위해 소비자에게 불편을 안기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비즈 11월2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26일 금융위 관계자는 ‘부정거래를 방지하려면 카드사들이 노력해야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신용카드 도용을 막으려면 카드사들이 이상 징후가 있는 거래를 걸러내 피해를 막는 부정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강화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런 노력 없이 가맹점에 책임을 떠넘기고 소비자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11월26일)

이 짧은 소동에서 다시 확인해야 하는 원칙은, 그러니까 이런 거다.

'개인정보 유출, 해킹, 피싱, 스미싱, 카드 부정거래... 소비자들이 먼저 조심하고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불편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너님들이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