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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0일 09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10일 09시 39분 KST

전직 아파트 경비원이 건네는 부탁(전문)

한겨레

자신이 2011년 7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아파트 경비원을 했다고 소개한 신왕(theoking.n****)이 9일 오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경비원을 했던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그가 올린 글의 전문이다.

경비원을 했던 사람입니다.

글쓴이 신왕 (theoking.n****)

  

다시 경비에 대한 말씀 살짝 적어봅니다.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 연계로 2011년 7월에서 2012년 11월까지 아파트경비원을 했던 사람입니다.

경비원이 뭘 하느냐 하시는데 제가 했었던 출근과 퇴근을 하는 시간대별 상황을 적어봅니다.

새벽 4시 30분 기상 출근을 준비.

새벽 5시 30분 첫차(버스)로 출근.

새벽 6시~6시 30분 근무교대.

아침 6시 30분 ~ 7시 아침 순찰 및 주변 정리.

아침 7시 ~ 8시 아침 식사 후 일과 수령 및 교대근무자에게서 인수인계 한 간단업무 처리.

아침 8시 ~ 9시 아파트 담당구역 업무개시 및 책임자(반장)에 보고.

아침 9시 ~ 10시 주변 순찰 및 정리.

오전 10시 ~ 12시 담당구역 아파트 관리 각동 점검 및 업무 점검.

정오 12시 ~ 오후 1시 점심시간.

오후 1시 ~ 오후 3시 주간 휴식.

오후 3시 ~ 오후 4시 책임자에 보고와 지시사항 수령.

오후 4시 ~ 오후 6시 담당구역 점검과 간단 청소와 분리수거 등 업무.

오후 6시 ~ 저녁 7시 저녁식사 및 간단업무 정리.

저녁 7시 ~ 저녁 9시 담당구역 순찰 및 점검.

저녁 9시 ~ 밤 12시 비상구역 순찰 및 각 관리동 아파트 점검과 주변정리.

밤 12시 ~ 익일 새벽 2시 야간 순찰(지하주차장등 비상구역 이상 유무 점검)및 책임자에게 보고.

익일 새벽 2시 ~ 새벽 4시 야간 휴식시간.

익일 새벽 4시 ~ 새벽 6시 주변 담당구역 순찰 및 총합적 이상 유무 점검과 다음 교대자에 인수인계건 확인.

익일 새벽 6시 ~ 6시 30분 근무교대.

익일 아침 6시 30분 ~ 8시 : 버스로 퇴근 집 도착.

익일 8시 ~ 9시 : 집에서의 아침 식사.

익일 9시 ~ 정오 : 휴식 및 간단 취침.

오후 12시 30분 : 집에서의 점심식사.

오후 1시 30분 ~ 저녁 6시 30분 개인 일상. 대부분 이 시간대에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함. 시간은 빠듯함.

저녁 6시 30분 ~ 저녁 7시 30분 : 집에서의 저녁식사.

저녁 7시 30분 ~ 밤 9시 30분 : 개인 일상.

적어도 밤 11시 이전 취침.

다음날 새벽 4시 30분 기상.

기타 주요 업무사항.

아파트 근무시 택배에 대한 업무 전반.

기타 아파트 주변에 대한 순찰도 함.

24시간 격일 근무제이기에 개인적인 일상의 일은 전혀 하지 못함.

  

아파트 격일 근무시 1주일 통상 근무시간은 57시간내외입니다.

57시간인 이유는 고맙게도 회사에서 하루 24시간 근무인데 식사시간과 휴식시간 ‘m목으로 7시간을 빼주더군요.

통산 17시간을 근무합니다.

그리고 정말 개인적인 특별사유가 있어 하루를 못 하게 되면 대리로 세우는 데 이에 대한 하루 임금을 회사에서 대주는 게 아니라 경비 서는 당사자가 냅니다.

이것은 경비분들이 자신이 직접 겪는 경조사-자녀 결혼이라던가 배우자를 잃는 경우-에도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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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달 평균 240시간정도 근무를 합니다.

물론 시급기준 급여로 통상 135만원 내외를 수령합니다.

이렇습니다.

또한 경비원은 부르면 달려가는 아주 하찮은 존재라고 하시는 입주민들도 있습니다.

특히나 아파트 부녀회의 부녀회장이 좀 깐깐한 성격을 가진 분을 만나면 정말 경비가 힘듭니다.

제일 힘든 것은 보는 아파트 입주민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경비실에 앉아서 잡무를 볼라치면 “경비실에 앉아서 탱자탱자 놀라고 우리 관리비에서 당신 월급줘? 순찰도 돌고 청소도 하고 해야지?”

순찰이라도 할라치면 꼭 경비실에 앉아서 “제자리 안 지키고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 다니냐?” 고도 합니다.

은연중에 사람취급 안하는 분들이 어느 아파트이건 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나 젊은 엄마들은 혹시라도 경비가 다가가면 엄청나게 모멸감 섞인 눈초리로 쳐다보고 때론

“아이고! 우리 아기 공부 열심히 해야 돼 안 그러면 저 경비아저씨처럼 된다”라는 그런 말까지도 들었죠.

또한 어린이 놀이터 구석에서 중학생 아이가 담배를 피우기에 한 마디 하면 그날 저녁 바로 그 중학생 아이의 어머니란 분이 찾아옵니다.

“당신! 경비나 똑바로 서지 왜 남의 아이에게 훈계냐? 훈계가… 경비나 서는 주제에…”

이런 말을 하고 조금 있으면 조금 있으면 반장이 부릅니다.

경비 반장 : 그냥 봐도 모른척하지 왜 그런 말을 해서 분란을 만들어요?

그리고 관리실에서 부릅니다.

관리소장 : 이봐요. 왜 문제를 일으켜요? 당신 경비도 하기 싫어! 어차피 사람은 많으니 그만두세요.

그리고는 쫓겨난 분도 봤습니다.

그런 일이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벌어진다면 그나마 참을 정도입니다.

격일로 근무하는 아파트경비는 그 15일간 하루에 한번 씩 그런 일은 벌어집니다.

그리고 입주민들 중 일부나 외부사람들은 늘 이렇게 말하죠.

“뭐 하루 놀고 하루 일하고 뭐 할일 별로 없잖아요”

“뭐 힘든 게 있나?”

경비원을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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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도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옆집 아주머님이 “경비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냐? 뭐 하는 일이 있냐? 우리가 내는 관리비나 축내고…” 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마음 한편이 씁쓸해집니다.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경비분들 보시면 그냥 이 한 마디만 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시네요”

그저 빈말이라도 좋으니 그 말을 해주십사 부탁드려 봅니다.

지금 자정을 넘긴 시간 아파트 사시는 입주민들은 잘 인식 하시지 못했지만 순찰을 나가는 경비가 있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해야 할 일이기에 경비는 할 일만을 했을 뿐인데 사람으로 취급을 하지 않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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