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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0일 02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10일 02시 25분 KST

카탈루냐, 분리독립 묻는 비공식 투표 실시

스페인 중앙 정부의 반대에도 9일(현지시간) 카탈루냐주 전역에서 분리독립 의견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가 시행됐다.

16세 청년부터 90세가 넘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주민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오전 투표장이 설치된 바르셀로나시의 한 학교에도 주민들이 긴 줄을 늘어서 있었다.

9일, 투표를 위해 줄을 선 카탈루냐 주민들.

주민들은 오전 9시 투표가 시작되자 손뼉을 치면서 기뻐했다.

투표장을 찾은 16세 학생은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면서 "비록 공식 투표는 아니지만, 중앙정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달 초 중앙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카탈루냐주 비공식 주민투표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다.

이번 투표에는 공식적인 선거인 명부도 없으며 16세 이상의 카탈루냐 주민과 거주 외국인 등 모두 540만 명에게 투표권이 부여됐다.

Polls open in symbolic vote on Catalan independence from Spain - AFP

카탈루냐주의 각급 학교와 마을 회관 등에는 전날 투표함이 설치됐으며 자원봉사자 4만1천여 명이 투표 진행을 맡았다.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이번 투표 시행에 앞장선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주지사도 이날 오전 일찍 바르셀로나에서 투표를 마쳤다.

마스 주지사는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엄청난 어려움에도 11월 9일 우리는 여기에 도달했다"면서 "우리는 (공식적인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할 권리가 있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 주정부가 지난 9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시행법을 통과시키자 사흘 뒤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가 중앙정부의 위헌심판을 접수하면서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투표는 자동 보류됐다.

이후 카탈루냐주는 공식 투표 대신 비공식 투표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헌재가 이것마저도 보류했으나 투표를 강행했다.

검찰은 카탈루냐 주정부가 헌재 결정을 어기고 투표소를 개설하고 주민에게 투표 홍보물을 보내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전날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것은 국민투표도, 협의도 아니며 그것과 비슷한 어떤 것도 아니다"라면서 "확실한 것은 그것이 어떤 효력도 갖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는 이날 낮까지 투표와 관련된 찬성·반대파 간의 큰 충돌은 없었으나 몇몇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투표소가 설치된 바르셀로나의 한 학교 교장은 투표소 열쇠를 넘기지 않았으며 몇몇 투표장이 실리콘으로 봉쇄돼 있기도 했다.

또 히로나에서는 마스크를 쓴 투표 반대 주민이 투표소를 부수려다가 경찰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투표 결과는 10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경제적으로도 가장 앞서 있을 뿐 아니라 스페인과 향토문화, 언어, 역사가 다르다는 자긍심이 높아 줄곧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