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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8일 10시 1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0월 28일 18시 59분 KST

신해철이어서 할 수 있었던 말 5가지

한겨레

‘노래하는 자’ 신해철은 ‘말하는 자’이기도 했다. 가수로서 쌓은 업적과 별개로 ‘신해철만 할 수 있는 말’로도 일가를 이루었다. 노래하고 말하고, 말하고 노래했던 그에게 말과 노래, 노래와 말은 한몸이었을 것이다.

1. “대마초 비범죄화해야.” -2005년 3월1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신해철은 ‘대마초 합법화 논란‘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 패널로 참여해 정부의 대마초 규제에 대한 과감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대마초 합법화나 비범죄화가 (대마초 흡연자들을) 날뛰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면서 “좀 더 섬세하게 통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마초를 피우다 보면 더 약효가 센 필로폰이나 다른 마약으로 손을 대게 된다는 관문 이론에 대해서는 “자동차를 몰면 무조건 교통사고가 날 것이라며 교통신호를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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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스미디어 미쳤거나 덜 떨어졌거나 뇌를 다쳤거나.” -2005년 5월29일 MBC ‘고스트네이션’에서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1시간 방송 시간 중 26분을 할애해 인터넷 매체의 문제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손호영·이병헌·양희은·이문열 관련 보도 내용을 예로 들며 “요즘 매스미디어를 보면 미쳤거나 덜 떨어졌거나 아니면 뇌를 다쳤거나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며칠 뒤 그는 왜곡 보도의 피해자가 됐다. 부산 부경대에서 연 문화강연 중 ‘지난 대선 당시 정치 참여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후회한다. 하지만 후회할 줄 알고도 정치적 소신에 따라 참여했다’는 요지의 답변을 했지만 지역 일간지가 ‘신해철, 정치 참여 후회한다’는 식으로 요약 보도했고, 다시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가 ‘신해철, 노무현 후보 지지 후회한다’고 보도했다.

3. “퍼포먼스 가수가 립싱크를 하는 건 대중을 위한 일” -2006년 3월10일 MBC ‘고스트네이션’에서

2006년 2월 이효리는 솔로 2집을 발매했다. 2월12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로 컴백했고 립싱크를 했다. 질타가 쏟아졌다. 그러자 이효리는 3월4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라이브를 시도했다. 신해철이 그때 나섰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TV 음악방송에서 모든 가수에게 라이브를 원하기보다 자기 주특기를 제대로 발휘하게 해야 한다. 이효리의 TV 라이브는 한마디로 해프닝”이라며 “댄스 음악가와 라이브 음악가는 엄연히 구분돼야 하는데 한국 대중은 이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다. 퍼포먼스 가수가 립싱크를 하는 것은 대중을 위한 일이라 믿고 즐겨라. 라이브를 원하면 가수들의 콘서트에 가면 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4. “이명박이 박정희라고? 전두환이다!” -2008년 12월18일 MBC ‘100분 토론’ 400회 특집에서

‘100분 토론’ 400회 특집에 출연한 신해철은 화제가 되는 어록을 쏟아냈다. ‘올해 화나게 하는 뉴스’를 묻는 질문에 “동방신기와 비의 노래를 유해매체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국회 자체를 유해장소로 지정하고, 뉴스에서 차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19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1년 평가’에 대한 토론을 하던 중 중앙대 법대 제성호 교수가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에게 강압적 통치를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하자 “민심을 잘 못 읽고 있는 것 같다”며 “유모차 엄마들을 체포하고, 공무원들을 물갈이하고, 방송을 장악한다. 교과서도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맞지 않는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을 펼칠때도 전문가 집단에게조차도 이념을 들이 댄다”고 반박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지금 보고 있는 모습은 전두환의 모습이다. 박정희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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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교육 맹목적으로 비판할 이유 없다.” -2009년 2월28일, 3월1일 ‘신해철 닷컴’에 올린 글에서

신씨는 2009년 2월 한 대형 입시학원 일간지 광고에 모델로 출연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자 2월28일과 3월1일 자신의 홈페이지 ‘신해철닷컴’에 6편의 반박글을 올렸다. 그는 “내가 했던 입시교육 비판은 공교육 비판의 일부였지 사교육과는 거의 무관했다”며 “공교육이 우수한 학생은 감당 못하고 떨어지는 학생은 배려 못하니 가려운 부분은 사교육이라도 동원해서 긁어주고, 공교육은 자취를 감춘 인성 교육과 사회화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현재의 차선책. 당신들과 소신이 다른 게 범죄야?”라고 적었다. 그는 가운데 손가락을 세운 자신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그는 “‘사교육=입시교육을 더욱 지옥으로 만드는 절대악’이라는 논리에 한번도 동의한 바가 없다. 사교육이 눈에 거슬린다면 사교육이 무용지물이 되는 환경을 만들든가 할 일이지, 엄연히 존재하는 사교육을 부인하라면 차라리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하기가 더 쉽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