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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5일 13시 59분 KST

정부 비판 낙서범, 기초수급자 중에 찾아보자?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를 비방한 ‘낙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방자체단체로부터 수천명에 이르는 ‘기초생활 수급자’ 명단을 제출받은 사실이 15일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방경찰청 보안과 보안수사대는 지난 3월24일 광주시내 5개 구청에 공문을 보내 “1985년 1월1일생부터 1965년 12월31일생까지 기초수급자 (남자) 인적사항 등 관련서류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지난 3월15일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의 전당’ 건설현장과 가톨릭 센터 외벽 등 12곳에서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독재정권 물러가라”는 내용의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용의자의 추정 나이 및 비슷한 인상 착의의 한 남성이 “기초생활 수급자증을 보여줬다”는 목격자의 증언 등을 고려해 30대부터 50대 사이의 기초생활 수급자 남성의 ‘전체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이에 5개 구청 가운데 3개 구청은 해당 수급자의 명단과 주민번호, 사진 등이 기재된 2968명의 개인정보를 경찰에 제출했다. 광산구청과 남구청은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다”며 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대대적인 ‘저인망식 수사’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직까지 용의자를 검거하거나 특정하지 못했다.

김재연 의원은 “단순히 낙서범을 잡겠다고 경찰이 3000명에 이르는 기초생활 수급자의 개인정보를 마구잡이로 수집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사건의 용의자가 대학생이라고 해서, 특정 지역의 대학생 전체의 신원을 뽑아가는 것과 뭐가 다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게다가 경찰의 이같은 조치는 기초생활 수급자를 잠재적 범죄자, 혹은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는 선입견까지 작용한 과잉 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