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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01일 14시 26분 KST

아시안게임, 잔치는 끝났다

연합뉴스
9월 28일 인천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경기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평균시청률 5.6%, 설문조사 53% “관심 없다”

전문가들 “세계적 스타 부족”·“운영력 부족”

누가 아시안게임을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라고 했는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무관심 속에 막을 내릴 처지에 놓였다. 대회 폐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는커녕 일부 국민은 폐막식이 언제인지도 알지 못한다. 한국의 금메달 경기조차 중계를 타지 못하기 일쑤고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방송 시청률은 초라하다. 국민들도 선수들의 투혼에 예전만큼 열광하지 않는 분위기다. 금메달리스트가 몇명인지도 헤아리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경제수준이 높지 않던 시절에는 헝그리 정신으로 뭉친 선수들의 투혼을 보면서 국민들이 열광했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세계적 스타가 많지 않은 아시안게임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평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내내 타올라야 할 성화가 9월 20일 밤 한때 꺼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조직위측은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점화된 성화가 오후 11시 38분부터 11시 50분까지 약 12분간 꺼져서 성화관리실에 보관 중인 안전램프 불씨로 성화를 다시 점화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성화대 내부 수조 온도 상승으로 센서가 오작동하면서 전원이 차단돼 성화가 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 평균 시청률 5.6% 그쳐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 대형 이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은 초라한 수준이다. 닐슨코리아 등 시청률 조사회사들의 집계를 보면 개막식 시청률은 24.8%로 지난 광저우 대회(16.5%)에 견줘 늘었으나 1일까지 최고 시청률은 광저우 대회보다 크게 낮았다. 이번 대회 최고 시청률은 지난달 23일 박태환이 동메달을 차지한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결승으로 26.4%를 찍었다. 광저우대회 때는 박태환이 출전한 1500m 자유형 결승전 시청률이 34.8%였다. 이밖에도 박태환 경기를 비롯해 야구, 축구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기는 시청률이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종목 평균 시청률은 5.6%에 그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아시안게임 담당자는 “세월호 정국과 민생고에 관심밖으로 밀려난 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난 광저우 대회 때 수영의 정다래 처럼 대회 초반에 툭 튀어나오는 스타가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폐막식 입장권 절반도 못팔아

대회 개막전부터 ‘그들만의 대회’는 예견됐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개막 전 실시한 인천아시안게임 관심도 설문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3%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관심이 있다’는 이들은 45%에 그쳤다. 2002년 부산대회 때는 65%, 2012년 런던올림픽은 59%가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갤럽 관계자는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형 국제 스포츠에서 관심도가 5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1986년 제10회 서울아시안게임 폐막식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찾는 발길도 뜸하다. 대회 반환점을 훌쩍 넘긴 30일까지 230여억원어치의 입장권이 팔려 당초 목표액의 65.7%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폐막식 입장권은 목표액(100억원)의 절반도 팔리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조직위는 최근 입장권 판매 목표금액을 당초 35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20% 내려잡았다.    

■ 스타 없어 흥행 요인 떨어져

무엇보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많이 참가하지 않아 흥행 요소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윤수 스포츠평론가는 “86년 서울대회 때 처럼 국민소득이 낮았던 때는 ‘라면소녀’ 임춘애(육상)처럼 헝그리 정신으로 뭉친 선수들의 투혼에 국민들이 열광했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일부 세계적 스타를 제외하고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방에서 유럽의 선진 축구리그와 메이저리그 등을 언제든지 볼 수 있는데다 여가문화도 다양해지면서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직위의 어설픈 대회 운영도 ‘전국민적 무관심’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개막일인 19일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외신으로부터 “한국판 전국체전이냐”는 비아냥마저 터져나왔다. 정윤수 평론가는 “손님을 불러놓고 국내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조직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