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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20일 05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9월 20일 11시 02분 KST

남성 명품 패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가?

gettyimageskorea

남성 명품 패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가? 흔히 '여미(Yummy)'족이라고 불리는, 젊고(Young), 도시에 거주하는(Urban) 남성(Male)이 명품 업계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남성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고경영자 질도 제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침내, 남성 패션 사업이 깨어나고 있다"며 "럭셔리 남성복 시장은 지금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 점점 더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 틈새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제냐는 2012년 이브생로랑의 디자이너였던 스테파노 필라티를 영입한 후 '럭셔리'와 '디자이너'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젊은 층과 기성세대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젊고 현대적인 디자인이 기존 고객의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 매출에서 지난 5년간 여성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37% 증가한 것에 비해 남성 명품 브랜드는 55%나 늘었다"고 한다. 프라다 또한 지난 4월, 전 세계 남성 전용 매장을 3년 안에 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의 남성 매출은 2007년 23%에서 올 7월 32%까지 올랐다. 하반기에는 국내 명품 매장 및 남성전용 패션매장이 속속 오픈할 예정이다. 어패럴뉴스에 따르면 프라다의 남성라인 '프라다 맨'이 신세계, 롯데백화점에 국내 처음으로 생긴다. 신세계 본점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말 6층에 남성 명품관을 새로 열 예정이다. 여기에는 프라다 맨 말고도 생로랑, 톰브라운, 제냐, 벨루티 등이 입점한다. 또한 청담 명품 거리에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크리스찬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 매장이 들어선다고 중앙 선데이가 보도했다.

그런데 왜 남성들의 명품소비가 늘어나는 것일까?

여성복은 성장할 대로 성장했다.

명품 브랜드가 남성복 사업에 힘을 주는 것에 남성 패션지 'GQ코리아'의 김경민 에디터는 "명품 브랜드에서 여성복이나 액세서리는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했기에, 확장 타깃이 남성복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남성복에서 매출을 내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단독 매장(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는 것이 이미지 메이킹 등 브랜드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허핑턴 포스트에 전했다.

해외의 유통 트렌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남성 전문 매장 '맨온더분', 명품 편집 매장 '마이분'을 맡았던 최재혁 씨는 "2011년 맨온더분을 런칭할 당시 남성들의 명품에 대한 수요를 감지했다"며 "당시 해외 유통 트렌드가 남성복으로 가고 있었다. 뉴욕의 버그도프 굿맨, 프랑스의 봉마르쉐 등 주요 명품 백화점들이 남성관을 리뉴얼했고, 도쿄의 남성 전용 백화점 '이세탄 멘즈'와 '한큐 멘즈'가 성공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남성의 소비취향이 변했다.

최재혁 씨는 "나와 비슷한 또래, 70년대 초반생으로 이루어진 '2차 베이비붐 세대'는 나이키, 프리미엄 진 등 자기 옷을 자기가 직접 골라서 사입은 첫 세대가 아닐까 한다"며 "자신을 위해 옷을 사는 사람들이 명품 패션의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것. 그리고 나이가 들면 과시를 위해 누가봐도 명품인 제품을 택하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품질을 중요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는 "맨온더분의 경우에 매출이 굉장히 좋았다. 고급 남성복에 목말랐던 사람들이 많았구나를 느꼈다"며 "명품 브랜드 말고도 스펙테이터와 같은 국내 브랜드는 마이분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떠나서 좋은 옷의 가치를 인정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허핑턴 포스트에 전했다.

직접 명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도 이와 비슷할까? '디올 옴므'의 수석 디자이너 크리스 반 아쉐는 잡지 SURFACE 8월호에서 럭셔리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럭셔리는 확실히 정직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이 옷들은 비싸지만 정직하다. 럭셔리가 장식이 많고 정교한 옷이라는 것도 알아야 하지만, 또한 좋은 품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두 각자의 기준이 있다. 같은 돈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은 품질이 낮은 옷을 여러 벌, 어떤 사람은 품질이 좋은 옷을 조금만 산다. 하지만 점점 품질을 선호하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남자들은 점점 패션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속일 수 없다. 이미지에만 집착하는 특정 브랜드들은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다. 패션은 앞으로 더욱 정직해질 것이다."

이제 명품을 대하는 여자들의 지갑은 점점 닫히고 있다. 하지만 남자들은 저렴하고 유행을 타는 브랜드의 옷에서 벗어나 더 좋은 품질과 훌륭한 디자인의 디자이너 제품을 찾고 있다. 남성 명품 시장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까? 마음의 준비는 필요없다. 이미 남자인 당신은 지갑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