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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16일 14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9월 16일 14시 07분 KST

내가 아이를 갖지 않는 8가지 이유

"아쉬워질걸."

"아이 없는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

"뭔가 모자란 느낌일 텐데."

"나이 먹으면 후회하게 돼."

"나중에 마음이 바뀔걸."

"아기를 안 가진 사람은 완전한 여자라고 할 수 없어."

"진정한 사랑이 뭔지 이해 못 할걸."

아기를 안 갖기로 했던 나는 위와 같은 발언을 수없이 들어왔다.

무자식으로 살기로 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물론 남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꼭 추궁을 당한다. 여기에서 내가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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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적인 차원.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다. 2013년 8월의 자료에 따르면, 중산층 가족이 아이 하나를 18세까지 키우는데 평균 304,480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임신에서 출산까지 적게는 3,296달러에서 많게는 37,227달러가 든다고 한다. 또 대학교육은 연간 평균 8,893달러에서 22,203달러 사이라고 한다. 어디 가서 센 술을 한잔 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숫자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빙글빙글 도니까 말이다.

2. 관리 차원.

사회문화적으로 여자들이 남자와 많이 동등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기를 키우는 역할은, 특히 유년기에는 그런 역할이 여자 몫인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당연하게 인식된다. 아이가 커서 학교에 다니게 될 때까지의 육아는 온종일 매달려야 하는 일이다. 일주일에 하루도 안 빼고 24시간 대기해야 하며 휴가도 없다. 나는 잠이 모자라면 다른 어른이 근처에도 얼씬거리면 안 될 정도로 불쾌해지는데 하물며 모든 것을 나에게 의지하는 아이가 가까이 있다면 어떻겠나? 모.든.걸. 의지하는 작은 인간 말이다.

3. 환경 차원.

지구에 약 1억 5천3백만 명의 고아가 있다고 한다. 별로 느끼지도 않는 생리학적 강요에 순응한다는 이유로 나까지 인구가 넘치는 우리 행성에 또 하나의 목숨을 보탤 필요가 있나? 꼭 아이를 가져야 한다면 입양을 하겠다.

4. 육체적인 차원.

내 육체는 지난 35년간 이미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었다. 총기 사건을 겪은 적이 있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내 신경계를 망쳐놨다. 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자랐는데 그래서 그런지 미국 음식에 들어가는 첨가물과 방부제에 매우 민감하다. 우리 가족에 아이가 한 명 더해진다는 것은 아이에 따른 지출 때문에 깨끗한 유기농 음식을 더는 사 먹을 수 없는 경제적인 형편에 닥치게 된다는 의미다. 물론 암 같은 질환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어떻게 막을지는 상상도 못 한다.

5. 감정 차원.

매일 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관리하느라 힘들다. 고통의 쓰나미가 몸을 엄습할 때 잠을 자야 하는 압박감에서 자유롭다는 사실이 나에겐 엄청난 위안이다. 필요하면 내 맘대로 나중에 12시간을 곧장자면 되니까 말이다. 난 집에서 맘대로 근무시간 조절이 가능한 일을 하는데 내겐 이상적이다. 거기에 아이가 하나 있다고 하자. 우울증 증세가 시작되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어지면 어떻게 하느냐 말이다. 또 내가 일주일 동안 계속 울면 어떻게 되고? 그리고 자신도 못 주체하는 격렬한 분노에 빠지게 되면 무슨 수를 쓰느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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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회적인 차원.

근래에 확인해 본 결과 우리 세상은 아직도 엉망이다. 미국의 경우 거의 매주 학교에 총기 사건이 발생하고, 흉측한 성폭력 문화가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있다. 수많은 아이가 얼마 안 있어 이런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잔 더 마시고 싶어진다. 이 너무 엄청나고 끔찍한 '악'에 대한 이야기는 힘들다.

7. 문화 차원.

나의 반은 미국인이고, 나머지 반은 스리랑카인이다. 즉 유년기를 부모의 고향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보낸 나는 내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매일 번뇌한다. 미국 여권을 지니고 있지만, 난 어딘가 '다르다'는 느낌을 버리기가 어렵다. 누굴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첫 질문은 "어디서 왔지요?"다(그 다음으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왜 아이를 안 가져요?'다). 그런 문화적인 굴레를 나의 천진난만한 아이에게까지 일부러 안겨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8. 흥미 차원.

솔직히 임신과정과 양육과정에 겪는 수많은 불편/고통스러운 요소에 난 관심이 없다.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질 파괴, 치질, 변비, 분만통, 홍안병, 점액, 구토, 설사, 아기 똥 치우기, 공공장소에서의 정신분열, 미운 일곱 살, 십대의 반항, 또 내 주체성을 포기해야 하는 것. 이런 것이 다 싫다. 노 땡큐다.

이러한 이유를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또 묻는다.

"그래도 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아름답고 재능이 많고 특별한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

갖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나는 잠을 사랑하고 시간을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명상의 시간과 글 쓰는 시간, 혼자 망상에 사로잡히는 시간을 좋아하니까. 거의 100% 유기농 식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고 새로운 문신을 새기는 것도 즐긴다. 또 프로젝트 중간에 시간이 비면 주말 내내 하고 싶은 대로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난 내 자유가 좋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일과 내가 이 글에 적은 모든 것에 동의하는 남편 사이에서 나는 행복하고 건강한 이제까지 가장 풍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아이를 갖는 순간 이러한 생각은 버려야만 한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그런 거니까 말이다. 작은 인간이 이 세상에 나타나는 순간 오로지 나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게 된다. 나의 우주가 아이의 크기로 변하고, 그 아이가 크는 속도에 맞추어 겨우 다시 팽창한다.

난 내가 원하는 것을 아무 때나 가질 수 있는 그런 삶을 선택해왔다. 아이가 낮잠이 들었을 때를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든지, 겨우 샤워를 할 시간이 남은 것을 감사해야 한다든지 하는 삶은 원하지 않는다. 먹을 시간도 제대로 없으면 어떻게 살까? 아기를 가진 친구를 몇 번 도운 적이 있어서 난 뭐가 뭔지 잘 안다.

문제는 이러한 나의 결정을 매번 정당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는 남편은 왜 이런 수모를 안 당하느냐는 말이다.

기술과 사회 또 문화적 성장을 우린 많이 이룩했지만, 여자는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고정관념으로 깔려있다.

그리고 내가 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말은 이와 같다.

다른 사람이 나와 똑같은 삶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그가 나보다 덜 인간적이고 덜 충족된 삶을 살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삶을 기초로 따라 하라고 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난 아이가 없는 삶을 선택했다. 그래서 어떤데?

내 자궁에서 아이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야 내가 완전한 여자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을 느끼기 위하여 꼭 내 아이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아이가 내 행복의 조건이 아니다.

나이가 먹을 것을 걱정해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다. 은퇴자들을 위한 시설이나 마을이 있지 않나.

그리고 난 이런 마음을 절대 안 바꿀 것이다. 왜냐면 위에 나열한 8가지 이유 말고도 더 많은 이유가 있으니까.

아나이스 닌이 말했듯이 "엄마라는 역할은 다른 직업이랑 똑같다. 본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어야지 그녀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그러니 아이를 안 갖겠다는 사람에게 창피를 주려는 행동은 그만 좀 하자.

또 다른 무자식의 이야기를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