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9월 11일 09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9월 11일 09시 52분 KST

고양원더스가 해체되던 마지막 날 (사진)

"이별의 날이구나."

김성근(72) 고양 원더스 감독은 팀 미팅을 시작하기 전 고양시 야구국가대표훈련장 하늘을 바라봤다.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이 모여 기적을 일궈낸 곳이다. 이곳에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의 해체 결정을 전했다.

김 감독은 "만남 뒤에는 늘 이별의 순간이 오지만,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며 "감독으로서 너희들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없는 상황이 슬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더스의 모토가 '열정에게 기회를'이었다"라고 상기시키며 "여기가 끝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자. 우리, 좌절하지 말자"라고 제자들을 다독였다.

Photo gallery 김성근 고양원더스 See Gallery

김 감독은 "코치들은 11월까지 매일 야구장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도울 것이다. 나도 너희들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약속하며 "이제 우리는 감독과 선수가 아닌, 인간과 인간이다. 언제든 고민이 있을 때 연락을 달라"고 했다.

김 감독의 눈시울은 붉어졌지만, 그는 끝내 눈물을 꾹 눌렀다.

"아이고, 잘 참았다"라고 허탈한 미소를 지은 김 감독은 "정말 아쉽고 미안하다"라고 다시 선수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감독은 아버지다. 늘 강인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지키려 했다.

김 감독은 "나도 원더스에서 많이 성장했다. 지도자로, 인간 김성근으로 더 성장했다"고 말하며 "선수들도 그걸 느꼈을 것이다. 원더스에서 힘든 훈련을 견뎌내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았다. 그 마음을 끝까지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오해만큼은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프로구단 사령탑 교체설이 나돌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김 감독은 "나는 원더스에 '팀이 유지된다면 계속 원더스에 남겠다'는 뜻을 전했다"라며 "프로구단의 입단 제의도 없었고, 나도 원더스에 집중하려는 마음뿐이었다"고 강조했다.

2011년 12월 원더스의 초대 감독에 오른 김 감독은 3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23명의 선수를 프로로 보냈다.

그는 "50명을 보내고 싶었는데, 그 목표는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정말 가슴이 아프지만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정심을 되찾으려 했다.

원더스 선수들은 여전히 김성근 감독의 제자다.

그는 향후 일정을 묻는 말에 "저 아이들, 새로운 길을 찾아줘야지"라고 답했다. 그리고 곧 전화기를 꺼냈다.

"여기 원더스에 좋은 선수들 많아. 그 팀에 도움이 될만한 선수 찾아줄게." 수신자는 프로구단 관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