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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08일 06시 58분 KST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예술이 발견되다

지브롤터의 깊은 동굴 속에서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예술적 암각화가 발견됐다.

약 39,000년 전 작품으로 추정되는 이 암각화는 이제까지 발견된 유럽의 여느 동굴벽화만큼 오래되었으며, 네안데르탈인이 그 작가라는 것이 확실하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간단히 그림의 주체를 단정할 수 없다는 과학자들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자.

이 벽화는 대서양을 내려다보는 고르함 동굴에서 발견됐다. 지브롤터 박물관의 관장이자 동물학자인 클라이브 핀레이슨이 이번 발굴팀을 1980년대부터 지휘해왔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동굴을 주거지 삼아 주로 생선과 조개류, 또 조류식량으로 연명했으며, 유럽 다른 지역의 동족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던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다.

2012년 7월에 핀레이슨의 동료인 프란시스코 파체코가 동굴바닥을 기어 맨 마지막 공간에 들어간 것이 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그는 바닥에서 약 40cm 높이의 거실 테이블처럼 수평으로 돌출한 자연석을 찾았는데 그 위에 암각화가 그려져 있었다. "횃불로 비추면서 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냥 봐서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웠다."라고 핀레이슨은 말했다. 암각화는 약 20x20cm 크기인데 즉 프리스비만 하며 몇 mm 깊이로 패어있다.

neanderthal

암각화의 연수를 계산하는 작업은 인간이나 동물의 뼈를 기초로 하는 탄소측정연대처럼 확실하지는 않으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레이슨은 이번에 발견된 암각화가 39,000년 전에 살던 네안데르탈에 의해서 그려졌다고 확신한다. 왜냐면 암각화 위를 덮은 흙 속에서 30,000년에서 39,000년 사이에 네안데르탈인이 이용하던 석제도구를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암각화는 40,000년에서 45,000년 전에 그려졌을 수 있다. 인간(호모 사피엔스)이 고르함 동굴에 도착한 것은 적어도 10,000년 후, 네안데르탈인이 떠난 지 이미 오래 후였다.

고르함 동굴화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미술로 추정된다. 북스페인 엘카스티오 동굴의 색채 자국이 40,000년이 더 되었다는 추측이 있지만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정말로 네안데르탈이 그린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암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핀레이슨 연구팀은 원래 네안데르탈인이 이용한 도구로 암각화를 재현해 보았는데, 적어도 수십 번의 동일한 행동으로 이런 에칭이 가능했다. 핀레이슨은 "이게 간단한 낙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즉 돼지고기 끼니를 준비하면서 여기저기 그어놓은 흔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정작 암각화의 뜻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핀레이슨은 "예술인가? 나도 모른다. 그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없으니까. 기하학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무슨 양식을 십자가 식으로 그린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지도가 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지적으로 사고했다는 것이 입증된다. 즉 네안데르탈이 우리와 한층 가까운 사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고고학자 알리스테어 파이크는 만약에 이번 암각화를 네안데르탈이 만들었다는 것이 확증된다면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동의했다. 언어와 종교를 뒷받침하는 상징적인 사고능력이 네엔데르탈에게 있었다는 주장은 황토 물감 재료, 조개껍데기, 또 다른 치장물로도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인류학자 해롤드 디블은 암각화에 대한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동굴 안의 흙도 움직일 수 있으므로 나중에 현생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암각화가 구석기 시대 이전의 흙으로 다시 덮였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 이번 암각화의 예술적 의도에 대한 의견들에 관해서도 비판적이다. 그에 따르면 비슷한 형태의 흠들은 다른 네안데르탈 거주지에 있는 동물 뼈에서도 볼 수 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몇 개의 자국을 증거로 네안데르탈인의 상징적인 행동을 추리하기는 어렵다."

이원 칼라웨이가 쓴 이번 연구에 대한 글은 네이쳐에 기재됐다.

참고기사 :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와 5천년 공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