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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03일 11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9월 09일 10시 19분 KST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해 알아야 할 4가지 사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오는 18일 진행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독립 찬성 여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투표 결과에 따라서는 실제로 스코틀랜드와 영국이 ‘남남’이 될 수 있다. 307년 만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2월 “스코틀랜드가 없다면 영국 연방은 심각하게 약화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는 왜 독립을 추진하는 걸까? 실제로 독립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독립할 경우 영국과 유럽, 그리고 세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을 4가지로 정리했다.

1. 발단 : 원래 ‘남남’이었다. 그것도 사이 안 좋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핏줄부터 다르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의 후예들이다. 서로 피 튀기며 싸웠던 역사도 있다. 대부분은 ‘침략’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것도 아주 잔혹하게.

스코틀랜드의 독립 영웅인 윌리엄 월리스는 1305년 8월23일 런던에서 처형됐다. 스코틀랜드를 침공했던 잉글랜드 에드워드 1세는 저항군을 이끌던 월리스에 대한 증오심이 어찌나 컸던지 처형에 온갖 잔혹한 수법을 동원했다. 벌거벗겨 처형지로 끌고 가 나무에 목을 매달았고, 숨이 끊기기 전 끌어내려 거세하고 창자를 꺼내 불태웠다. 능지처사 뒤 주검 조각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각지에 내걸었다. 월리스는 스코틀랜드 독립전쟁의 순교자로 남았다. (한겨레 8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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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이 주연한 영화 <브레이브 하트>(1995)에서 처형 직전 “프리덤!”(자유)을 외치던 비장한 영웅이 바로 그 윌리스다.


두 집안은 역사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심지어 종교도 다르다. 언어도 같은 듯 다르다. 한 마디로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러나 두 왕실의 혼맥이 얽히면서 두 왕국은 1707년 한 나라로 통합됐다.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사이가 좋아질 수는 없는 법이다. 게다가 통합 이후 잉글랜드인들이 영국의 주류를 이루면서 스코틀랜드인들의 피해의식과 소외감이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영국 전체 면적의 약 57%, 전체 인구(약 6300만명)의 84%에 이르는 잉글랜드가 주류를 차지하면서, 스코틀랜드는 ‘정치·경제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뿌리 깊은 피해의식을 지우지 못했다. 영국 중앙정부는 1999년부터 외교·국방을 제외하고 사법·보건·교육 등 내정에 관한 권한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에 대폭 이양하면서 이런 피해의식을 다독였다. (조선일보 8월23일)


2. 전개 : 어떻게 주민투표까지 오게 됐나?

역부족이었다. 이미 불씨는 타오르고 있었다. 이야기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300년 넘게 미묘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마거릿 대처 총리가 재임했던 1970년대부터다. 대처 총리의 강력한 민영화 정책 추진으로 스코틀랜드의 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조선·철강업 등 중공업산업이 줄줄이 곤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토니 블레어 총리 집권 동안 자치권을 스코틀랜드에 대폭 이양했지만, 분리주의자들의 ‘더 많은 자치권’ 요구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조선비즈 8월28일)


불씨를 키운 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다. 1970년대부터 분리독립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SNP는 2007년 총선에서 분리독립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고, 총리를 배출하며 집권에 성공했다.

이후 SNP는 분리독립 주민투표 법안을 준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의석수가 전체 129석 중 47석에 불과했기 때문. 노동당과 보수당, 자유민주당의 반대를 뚫을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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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코틀랜드 지역에 배포된 독립 찬성 캠페인 홍보 전단지. ⓒGettyimageskorea

불씨가 본격적으로 타오른 계기는 2011년 선거였다. SNP가 69석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마침내 스코틀랜드 의회 다수당이 된 것.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동요하던 시기였다. 보수당이 집권한 영국 정부는 혹독한 긴축정책을 스코틀랜드 정부에도 요구했다.

SNP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재정감축 요구에 반대했고, 독립을 주장했으며, 마침내 부유한 복지국가를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끼리 더 잘 살 수 있다’는 얘기는 유권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2011년 집권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북해 유전을 보유한 스코틀랜드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며, 영국에서 독립해 자원을 독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원유 매장량의 84%인 240억배럴의 원유가 스코틀랜드 해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독립파는 이 원유를 바탕으로 노르웨이식 복지국가를 만들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8월26일)


SNP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구상을 밀어부쳤고, 2012년 10월에는 영국 중앙정부와도 합의를 이뤘다. 그리고 2013년 6월, 마침내 주민투표 법안이 스코틀랜드 의회를 통과했다.

애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과감하게 주민투표 실시에 합의한 건, 투표를 하더라도 부결될 것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3. 절정 : 영국, 쪼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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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최근에 나온 소식을 살펴보자.

영국의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말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대한 유권자 의향을 조사한 결과 독립 찬성 의견은 47%, 반대 의견은 53%로 집계돼 지지율 격차가 가장 근소한 6%포인트 차로 좁혀졌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9월2일)


이 보도에 따르면, 독립 찬성 여론은 한 달 사이 8%포인트나 올랐다.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16세 이상 유권자 420만명 중 32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부동층이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반대 의견이 크게 우세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실시된 49차례 여론조사에서는 '독립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모두 앞섰다. 최대 20~25%포인트까지 반대 의견이 많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잠재적인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현지 일간지 조사에서는 '독립 찬성' 의견이 43%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올랐다. 분리 독립파는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내달 투표 결과를 점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조선일보 8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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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베터 투게더'를 이끌고 있는 알리스타 달링 전 영국 재무장관(왼쪽)과 앨릭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총리(오른쪽)가 두 번째 TV토로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만약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스코틀랜드의 미래는? 찬성과 반대 측 전망은 엇갈린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독립을 이루면 재정 안정성이 높아져 2030년에는 연간 50억 파운드(8조719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자립 효과로 공공부채 부담은 줄어들고 세수도 늘어나 당장이라도 주요 7개국(G7) 수준의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북해 유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영국 에너지산업의 중심인 북해 유전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원유와 가스 생산지의 84%를 차지하게 된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독립정책 백서에서 북해 유전 개발 활성화로 연간 1조 파운드(1740조원)의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일보 8월12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5분 분량으로 편집한 TV토론 동영상.


대니 알렉산더 영국 재무부 부장관은 지난 28일 에든버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인구 노령화, 북해 원유생산 감소로 경제사정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서비스 비용이 지금보다 약 13% 더 늘어나고, 세금이 28% 증가하며 에너지 소비세는 4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스코틀랜드 국가 수립 비용이 최소 15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행정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기 위한 정보기술(IT)비용만 4억 파운드, 과세시스템 구축 비용에 5억6200만 파운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스코틀랜드는 독립할 경우 첫해에 영국 재무부에 엄청난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문화일보 5월30일)


찬반 양측 진영의 여론전도 치열하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일찌감치 ‘스코틀랜드의 미래’라는 독립 청사진을 제시하며 전방위적 홍보에 나섰고, 반대 측은 ‘베터 투게더(Better Together) 캠페인’으로 맞서고 있다.

국제사회 여론은 ‘독립 반대’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독립에 찬성해주는 국가들이 거의 없다는 점은 독립 진영 측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미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독립 찬성 여론에 불이 붙자 영연방의 대표적인 국가인 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는 이달 16일 “영국연방의 분리를 보고 싶어하는 세력은 정의와 자유의 편이 아니다”면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세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까지 했다. 현지언론들은 그의 발언이 지금까지 나온 발언 중 반대 뉘앙스가 가장 강한 발언이라고 짚었다. (조선비즈 8월28일)


4. 결말(?) : 분리독립이라는 시한폭탄

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을 넘어선다면,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일스와 북아일랜드까지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앨런 매시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주민투표가 통과되면 총리 사임과 경제 혼란 등 격동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매시는 스코틀랜드 주민투표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분리독립안이 통과되면 영국은 웨일스와 북아일랜드의 이탈까지 걱정해야 하는 미니 국가로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5월5일 연합뉴스)


스코틀랜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2012년엔 실제로 북아일랜드에서도 분리독립 이야기가 나왔다.

마틴 맥기니스 북아일랜드 제1부장관은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2016년 실시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통신은 맥기니스가, 북아일랜드에서 독립운동이 시작된 지 100주년이 되는 2016년을 언급한 것은 주민들의 민족 정서에 호소해 독립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2012년 1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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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우선 영국 대기업들이 스코틀랜드를 떠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대기업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BBC는 지난 2월 에든버러에 본사를 둔 영국 최대의 연금보험사 스탠더드 라이프가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비해 사업기반을 잉글랜드로 옮기는 비상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략)

이 밖에도 영국 정부가 지분 81%를 소유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북해 유전 정유업체 등 주요 기업들도 독립에 대비해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기업은 독립이 현실화되면 통화와 금리, 세제, 유럽연합(EU) 내 지위 등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민일보 8월12일)



파운드화를 계속 사용할 것인지,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영국 정부와 스코틀랜드 정부의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파운드화 지속 사용 가능 여부다. 스코틀랜드국민당 등 독립 찬성파는 파운드화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해 별도 재정정책을 편다면 파운드화 사용은 어렵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비비시>(BBC) 방송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재무장관이 분리독립 뒤 파운드화 사용을 불허한다면 스코틀랜드 몫인 1000억파운드의 국가채무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맞섰다고 26일 전했다. 영국 재무부는 독립시 즉시 스코틀랜드 몫의 국가채무를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한겨레 8월28일)


한편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결과가 분리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민투표는 스페인과 캐나다, 발칸반도의 다민족 국가에서 일고 있는 분리주의 운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EU 회원자격이 박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코틀랜드 주민투표의 불똥이 자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스페인 역시 경제 위기 이후 거세되고 있는 카탈루냐 지역의 독립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일보 1월11일)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부는 유럽 내 분리 운동의 방향을 예측해볼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지방색이 강한 유럽국가들 사이에선 언어나 경제 수준, 문화 등이 다른 지역들의 독립 요구가 거세다. 산업이 발달한 지방에선 주민들이 낸 세금을 다른 저개발 지역의 복지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크다.

벨기에의 주요 공업 지역인 플랑드르는 오는 5월 총선 이후 자치 정부를 세우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플랑드르 지역은 프랑스어 중심인 남부 벨기에 지역과 달리 네덜란드어와 플랑드르어를 주로 쓴다. 독일어 사용 인구가 대다수인 이탈리아 남티롤 지역도 자유주(州) 출범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에선 카탈루냐주가 올해 11월 분리 독립 안건을 두고 주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이고, 장기 무장 투쟁을 해온 바스크 지방은 합법적인 분리 운동으로 방향을 틀기로 했다. (조선일보 2월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초 베네치아 인구 중 절반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모의 인터넷 투표 결과 독립 찬성률이 89%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중앙일보가 정리한 내용을 보면 캐나다 퀘벡에서는 분리주의 정당이 집권했고, 중국 소수민족들의 독립 운동도 쉼 없이 진행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오랜 독립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영국, 유럽의 지도는 정말 바뀌는 걸까?

투표는 18일에 열린다. 분리독립 안이 통과될 경우, 스코틀랜드는 2016년 3월 독립국가 수립을 선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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