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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01일 13시 38분 KST

수십억 메뚜기떼 나타난 이유 3가지

YONHAP

추정 ① 해남, 메뚜기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지난달 29일 전라남도 해남에 나타난 수십억 메뚜기떼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가려지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

이러한 가운데,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는 1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도시화나 토지 관리 측면에서 메뚜기들이 살만한 장소, 터전이 없어졌었는데 해남 지역 환경을 보니까 간척지이고 새로운 땅이 만들어진 곳인데 그런 곳은 사람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곤충에게는 버려진 땅이 굉장히 좋은 서식처가 될 수 있거든요?

(중략)

풀무치들이 평소에는 그렇게 개체수가 많지 않은데 그 지역을 최적의 장소로 생각하고 개체수가 모여들게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9월 1일)

김태우 연구사에 따르면, 해남에서 발견된 풀무치류 메뚜기의 이동력은 "굉장하다". 김태우 연구사는 "날아서 섬을 건너서 육지로 오기도 하는 정도의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 곤충인데 돌아다니다가 넓은 버려진 땅이 있으니까 그 지역을 자신의 최적의 산란지로 선택을 해서 그 지역에다 집중적으로 알을 낳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했다.

1일 무등일보 보도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관계자도 "식생의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곳은 바닷가를 메운 간척지인데 원래 개펄 인근에 갈대가 있었다가 땅이 메워지고 도로가 생기면서 점점 먹이가 없어지니 이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정 ② 부화에 최적인 환경이었다?

마른 가뭄에 갑자기 단비가 내려 메뚜기 알 부화에 최적인 환경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우 연구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산란은 지형과도 관계가 있지만 건조한 환경이나 습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중략)

메뚜기떼의 알이 수년간 만약 지속되어왔다면 굉장히 많은 수의 알들이 있을 수 있고, 마른 가뭄 이후에 갑자기 단비가 왕창 쏟아진다면 메뚜기들의 알 상태는 일시에 부화하라는 신호로 작용해서 그동안 묵어왔던 알들이 동시에 부화할 수 있는 요건이 만들어집니다.(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9월 1일)

1일 동아일보 역시 "전문가들은 메뚜기 떼의 공습은 올여름 마른장마와 가을철 잦은 비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풀무치는 성충이 된 뒤 흙, 모래에 알을 낳는데 장마철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부분 씻겨 내려간다. 그러나 올해는 장마 때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서 풀무치 성체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동아일보 9월 1일)

이상계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박사도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풀무치나 메뚜기는 5~6월, 늦어도 7월까지 1마리당 수십개의 알이 들어있는 알주머니 수십개를 땅속에 낳는다"며 "보통 비가 내려 알들이 쓸려 내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 마른 장마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알들이 많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국시대나 조선시대에도 ‘황충(蝗蟲)’피해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걸로 봐서 건조기에 국지적으로 생태계에 변화가 생겨 나타나는 현상 같다”고 덧붙였다.(한국일보 9월 1일)

추정 ③ 농약 때문에 천적이 줄었다?

8월 30일 환경미디어는 "메뚜기를 먹이로 삼는 작은 조류 참새 등을 비롯 사마귀, 거미, 장수말벌, 잠자리,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물장군 등곤충들이 그동안 농약으로 씨가 말라버린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언론들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온다.

곤충의 천적인 조류가 줄어드는 등 생태계 균형이 일시적으로 파괴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한국일보 9월 1일)

따뜻한 날씨와 건조한 환경에서 부화율 증가와 곤충의 천적인 조류 감소 등 국지적인 생태계 변화로 황충떼가 일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부산일보 9월 1일)

이곳(해남 산이면)에는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인 나대지도 많은데 메뚜기 천적인 철새가 2, 3년 전부터 해남 고천암호에서 눈에 띄게 줄었다.(동아일보 9월 1일)

8월 31일 YTN은 "전문가들은 천적이 생기는 등 생태계가 안정되는 앞으로 3년 정도까지는 메뚜기떼가 다시 출몰할 수 있다고 전망해 각별한 관찰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