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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30일 18시 1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9월 01일 05시 40분 KST

국토부 '우버X' 단속이 던진 3가지 질문

우버(Uber)‘우버X’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버X는 일반 승용차를 택시처럼 ‘공유’하는 개념의 서비스다. 자동차를 보유한 운전자라면 누구나 손님을 태울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자 국토교통부는 다음날인 29일, 서울시에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다. 신속하고 강경한 조치다. 왜일까?

정부의 단속과 우버를 둘러싼 논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질문들을 3가지로 정리했다.

1. 우버X는 불법인가?

먼저 국토부의 얘기를 들어보자.

국토부는 29일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 금지상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우버엑스’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하도록 서울시에 지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8월29일)

Uber 블랙. ⓒUBER

우버코리아는 한국에서 고급 리무진 차량과 기사를 이용한 ‘우버 블랙’ 서비스만 운영해왔다. 택시 면허 없이 ‘유사 콜택시’ 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그동안에도 불법 논란이 이어져왔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한층 다르다.

우버블랙에 대한 불법 논란이 가시기도 전에 우버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군다나 우버엑스는 4도어 차량을 소지하고 우버가 내놓은 자격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불법 시비가 더 커질 수 있다. (뉴스1 8월29일)

현재 국내 영업중인 우버서비스는 고급차량 위주의 ‘우버블랙’으로, 우버와 계약을 맺은 렌터카 회사에서 콜택시처럼 차량을 호출한 사람을 실어 나르고 요금을 받은 반면, 우버엑스는 차량을 보유한 수 많은 개인이 영업을 하게 된다. (한국일보 8월2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우버코리아 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국토부는 우버 측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에서 카풀 연계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신교통개발과 김유인 서기관은 “카풀은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차량을 공유하는 것이지만, 우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앙일보 8월29일)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블랙캡' 택시기사들이 Uber에 대한 반대시위를 열었다. ⓒAFP

‘우버X’에서 ‘우버’ 서비스 일반으로 범위를 넓혀보더라도 불법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한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앉아서 손님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택시 업체들은 정부의 규제와 단속을 촉구하고 있다.

우버가 불법 서비스라는 쪽의 해석은 비교적 명쾌하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불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 시비에 대한 방어논리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주장은 ‘법이 혁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 알렌 펜 우버 아시아 운영 총괄대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내서 불법 택시 영업을 한다는 비판에 휩싸인데 대해서는 “각종 제도와 규제가 IT(정보기술)의 빠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버는 스마트폰으로 차량과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갈등 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지속적인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8월6일)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가 시사in에 쓴 칼럼에 따르면, 심지어 규제당국인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도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박원순 시장은 디지털 자문단 간담회에서 “우버의 현재 모습이 불법인 것은 맞지만 법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면 법을 고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제360호 8월7일)

2. 우버는 정말 혁신적인 서비스인가?

두 번째 질문이 제기되는 지점은 바로 그 ‘혁신성’이다.

우선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우버는 이전에 없던 형태의 서비스다. 승차거부를 일삼는 택시와 실랑이를 할 필요도, 기약없이 택시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꼭 필요할 때는 연결이 안 되는 콜택시에 분노할 필요도 없다. 쉽고 간편하고, 빠른 데다 친절하기까지 하다.

기사들도 하염없이 승객을 기다릴 필요 없다. 손님을 찾으러 빈 차로 거리를 빙빙 돌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 콜을 연결해주는 중개자도 필요 없다. 손님과 직접 연락하면 된다. 또 ‘우버X’의 경우, 자기 소유의 차량만 있다면 여유시간을 활용해 돈을 벌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샌프란시스코 우버 본사에서 만난 관계자는 “우리는 더 나은 교통 서비스 위해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버(UBER)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수단을 발전시켰습니다. 승객과 기사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승객에게는 편리함을, 기사에게는 더 많은 효율성과 수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뒤 현재 세계 140여개 도시에 진출했습니다. 우버는 앞으로도 계속 사람과 도시를 가깝게 이어줄 것입니다.” (한국경제 7월1일)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자리에서 ‘우버, 혁신인가 불법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전문연구원은 “우버의 일부 서비스는 불법이지만 전통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질서를 가져오는 혁신”이라며 “경제효율성과 자원효율성을 만들어내기에 시장 혁신의 의미를 띈다”고 말했다. (아이뉴스24 8월28일)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우버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우버를 막으면 같은 영역에서 혁신을 꾀하는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길도 같이 막는 것이다. 그리고 출퇴근길에 불편을 겪는 서울시민들에게서 새로운 선택 수단을 앗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교통혁신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우리가 금지한다고 해서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을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서울경제 8월28일)

여기에는 반론도 있다. 우버가 ‘P2P 패러다임’을 택시산업에 도입한 건 맞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혁신’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 무슨 얘기일까?

슘페터 관점에서 우버는 새로운 생산 방식의 도입, 새로운 공급원의 확보라는 혁신을 이뤄낸 사례에 해당한다. 즉 P2P 패러다임을 택시 경제에 도입함으로써 운전기사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젖혔다. 혁신적인 공유경제 기업으로 수차례 언급된 배경도 이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우버는 국내에서만큼은 이런 혁신성을 퇴색시켰다. 불법성을 감수하면서까지 렌터카와 대리운전 기사를 운전기사 공급망으로 끌고 들어왔고, 최근 들어서는 용역업체를 통해 기사를 충원하고 있다. 소위 ‘나라시 택시’처럼 무면허 택시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슘페터의 혁신 개념에서 볼 때 우버의 혁신성은 국내에서만큼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블로터닷넷 7월24일)

3. 우버는 ‘공유경제’ 모델인가?

비슷한 맥락에 놓여있는 또 하나의 쟁점은 ‘공유경제’다. 우버는 ‘편리하다’거나 ‘혁신적’이라는 긍정적 이미지 외에도 ‘공유경제’라는 개념의 대표주자격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서울시가 우버 앱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우버코리아 측은 “서울이 아직 과거에 정체 돼 있고 글로벌 '공유경제' 흐름에 뒤쳐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우버X’를 출시하면서 한 우버 관계자는 “우버엑스는 공유 경제의 전형으로 편리한 교통 옵션이 될 것”이라며 “서울의 교통혼잡과 대기오염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유경제라는 말이 유행이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뜻으로 쓰는 건 아니다. 대체로 ‘남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눠 쓰면서 모두가 이득을 본다’(상부상조)는 긍정적인 뜻으로 쓰인다. 이를테면 이런 식의 이야기다.

국내와 달리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도시들의 법은 개인이 ‘우버 운전자’가 되는 것 자체를 막진 않는다. 누구나 우버가 요구하는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된다. 도시에는 이미 빈자리를 둔 채 운전하는 자가용차들이 무수히 많다. 이들과 이동이 필요한 이들이 기술을 통해 연결된다면 도심 교통 체증과 자동차 대수, 환경오염 등을 줄이는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한겨레 8월11일)

반면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우버와 더불어 공유경제 모델로 흔히 언급되는 ‘에어비앤비’의 경우를 살펴보자. ‘서로 남는 방을 싸게 빌려주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문적인 숙박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애초 내세웠던 ‘공유경제’라는 의미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연구원의 정리에 따르면, ‘공유경제’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 공유경제 개념은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전통적인 공유재(commons)와 협력소비에 기초한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그것이다.
  • 오스트롬(Elinor Ostrom)에 따르면, 첫 번째 공유경제는 집단적 자원을 함께 생산하고, 함께 유지하고, 함께 분배하는 경제행위를 말한다. 위키피디아가 대표적 예다.
  • 두 번째 공유경제는 마틴 와이츠만(Martin Weitzman)에게서 유래한 개념으로, 협력소비와 크라우드 소싱이 대표적 예다. 여기서 공유경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의미에서 ‘자본주의 합리화’, ‘시장 합리화’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슬로우뉴스 8월18일)

그렇다면 우버는 ‘공유경제’ 모델일까? 강 연구원의 답은 ‘노(No)!’다. 우버는 “주문형 운수 서비스”일뿐, “우버의 공유경제는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는 것.

블로터닷넷 이성규 팀장도 ‘우버는 공유경제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이렇다.

우버는 이를 위해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맺었고 대리운전기사 네트워크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인력송출회사를 통해 일당 6만원의 우버 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애초 차량 소유를 전제로 우버 기사를 채용해 왔던 방식과는 다르다. 이로써 우버는 ‘차량을 공유해서 자동차 구매를 낮추고 자원 낭비를 줄이자’는 공유경제의 취지와는 작별을 고했다. “개인 대 개인이 거래 주체로 참여해 자신의 유휴자원을 나누어 쓰는 경제활동”이라는 공유경제의 정의와도 멀어졌다. (블로터닷넷 7월24일)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우버 측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근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우버코리아 강경훈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이에 대해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는 “우리가 나서서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말한 적은 별로 없다”라며 “다른 여러분들이 먼저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얘기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블로터닷넷 8월28일)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이 토론회 다음날, 우버는 ‘우버X’ 서비스 시작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서울에 공유경제를 선보이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단속 방침을 밝힌 29일에는 “우버엑스는 라이드셰어링(ride-sharing) 또는 유사 카풀링(car-pooling)”이라며 “이는 공유경제의 사례 모델로 서울에서 추진하는 서비스와 같다”며 재차 ‘공유경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논란과 정부의 단속, 그리고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반발까지. 우버는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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