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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29일 06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29일 06시 40분 KST

4400억 매출, 저자엔 1,850만원

Getty Images

공정위, 대표 출판사 20곳에 시정명령

저작권 일체 양도 등 효력상실

어린이 그림책 <구름빵>이 50만부나 팔리는 폭발적 인기를 얻은 뒤 출판사는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 2차 콘텐츠 시장에서 4400억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저자 백희나씨는 무명 시절 출판사와 맺은 ‘매절계약’으로 인해 1850만원의 인세를 받는 데 그쳤다. 매절계약은 출판사가 저작자에게 일정 금액만 주고 향후 저작물 이용 수익을 독점하는 계약이다.

반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1997~2007년 책을 소재로 한 영화·게임·음악·뮤지컬로 약 308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작가인 영국의 조앤 롤링은 인세, 영화 판권, 상품 로열티를 합쳐 1조원 넘게 벌었다.

저작물이 2차 콘텐츠로 성공하더라도 출판사가 이익을 독점하고, 원저자는 정당한 보상을 못 받는 국내 출판계 관행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웅진씽크빅·교원·삼성출판사·시공사·김영사 등 대표적 출판사 20곳을 상대로 매절계약이 담긴 저작권 양도 계약서와 출판권 설정 계약서상의 불공정 약관 조항에 시정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시정 대상은 저작권 일체를 양도하는 조항, 저작물의 2차 사용권을 전부 위임하는 조항, 저작권 양도 때 출판권자에게 동의를 얻도록 한 조항, 자동 갱신으로 너무 긴 계약기간을 설정하는 조항 등이다.

공정위는 애니메이션, 뮤지컬, 연극, 전시회 등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한번에 영원히 출판사에 매절하도록 돼 있는 약관을, 저작자가 출판사에 양도할 권리를 선택하고 별도의 명시적 특약을 작성하도록 개선했다.

공정위는 또 저작권 전부 또는 일부를 제3자에게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되, 출판권 등과 관련한 저작권 양도 때는 출판사에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유명 저자가 아니면 특히 2차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실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구름빵> 문제로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들어 발표한 표준계약서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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