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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28일 12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28일 14시 13분 KST

리비아는 어떻게 붕괴직전의 국가가 됐나

불타는 트리폴리 공항

리비아의 친정부군과 반군 사이 몇 주간의 걸친 분쟁이 지난 주말에 절정에 오르며 수도 트리폴리의 주요 공항이 반정부 군에게 넘어갔다.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몰락 이후 진탄이라는 리비아 서부 도시의 공항을 점령하고 있던 친정부군은, 미스라타시에서 집결된 '새벽 작전'이라는 이슬람 세력에게 지난 토요일 밀려났다.

사실 3년 전에만 해도 친정부 세력인 '진탄인'과 반정부 세력인 이슬람주의자들은 함께 카다피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현재는 이 두 그룹 사이에서 (또 이들을 추종하는 소규모 군사 세력들 사이에서) 경제적, 정치적 우위를 놓고 발생하는 끊임없는 무력다툼 때문에 나라가 붕괴 직전까지 도달했다. 리비아는 바로 우리 눈앞에서 파괴되고 있다.

그런데 대체 왜 우리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냐고? 이유는 아래와 같다.

리비아에는 두 개의 의회와 두 사람의 수상이 있다.

2011년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접전이 근래에 일어났다. 지난 6월 이슬람주의자 의원들이 다수였던 의회가 진보파와 연방제파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야기됐다. 이슬람주의자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새로 선출된 여당을 인정하기를 거부하자 위협을 느낀 새 의원들은 수도 동부에 있는 토브루크로 시로 의회를 옮겼다.

지난 주말의 승리로 한 층 우쭐해진 이슬람주의자 세력은 월요일이 되자 예전 의회의 재구성을 강행하면서 자체적으로 새 수상까지 임명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이렇게 보도했다. "이제 리비아에는 두 명의 지도자와 두 개의 의회가 개별 병력의 지지를 바탕으로 존재한다."

이슬람주의자 세력과 진탄인 세력은 완전히 다른 이념을 지니고 있다.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진탄인 지지자들은 이슬람주의자 세력을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이슬람 국가'에 비유한다고 했다. 반면에 이슬람 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진탄인 세력이 2011년의 혁명을 무효화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장괴한들에 의한 경찰 사망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트리폴리 경찰들

질서를 되찾기 위한 정부와 군의 힘이 역부족이다.

리비아 정부는 연방 차원의 군사력 통솔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지역 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 병력은 각개 나름대로 다른 의제가 있으며 그들의 충성심은 오로지 지역 지도자를 향해 있다.

리비아의 대립 세력은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고 '위싱턴포스트'의 프레더릭 웨리는 설명한다. 이슬람 세력과 진보파와의 정치적 분열, 미스라타와 진탄 병력의 지역 분열, 그리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옛 지배권과 자칭 혁명가라고 일컬은 세력 사이의 분열이다. "나머지 파벌을 다 제압할 만한 세력이 없다."고 웨리는 말한다.

정부의 방침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는 올 초에 있었던 칼리파 하프타 육군 소장 사건이다. 하프타 장군이 리비아에서 이슬람 세력을 없애겠다고 제멋대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는 원래 카다피 하에 활동했었는데 2011년 혁명 때 카다피를 배신하고 이슬람 세력에 붙었었다. 그런데 올 2월부터는 벵가지를 무대로 이슬람 병력에 대항하기 위한 자체 군사력과 소규모 공군력을 투입한 바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이슬람파가 다수였던 의회를 하프타 장군은 진탄인 세력과 합심하여 급습했었다.

육군소장 칼리파 하프타.

지역 국가들의 압력으로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리비아를 둘러싼 강국들의 개입으로 리비아 내 세력 간의 충돌은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 월요일, 미국 정부 측 간부가 리비아에서 벌어졌던 정체 모를 전투기의 이슬람 세력에 대한 공격은 이집트와 아랍 에미리트의 행위라고 '뉴욕타임스'에 폭로했다. 두 국가 모두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 국가의 비난은 물론 미국과 동지 국가에서는 리비아 내부 상황에 간섭하지 말라는 경고를 내린 상태다.

'타임스'는 리비아가 아랍 국가들의 새로운 알력투쟁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주의자인 이집트 대통령이 일 년 전에 쫓겨나면서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아랍 에미리트가 주축이 되어 지역 국가의 이슬람주의자 세력을 악화시키려 노력 중이다. 그런데 '아랍의 봄' 이후에 발촉된, 터키와 카타르가 옹호하는 '무슬림 동포단' 같은 이슬람주의자 세력이 이집트, 사우디와 아랍 에미리트에 맞서고 있다.

이슬람교 병력과 리비아 안보 병력의 접전으로 불타는 공항 건물의 연기

리비아 민간인의 삶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세력 간에 분쟁으로 어려운 것은 민간인이다. 특히 수도 트리폴리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타격이 더 크다. 지난 주말 접전이 한창 벌어지는 동안, 무장한 갱들이 친정부 지지자들의 집을 태우거나 부수는 일이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한 동네가 통째로 파괴되는 일도 있었다. 공항과 항구도 폐쇄됐으며 식량과 연료도 모자란 상태다.

수천 명의 리비아 시민들은 안전을 찾아 자기 주거지를 떠나고 있다. 8월 초에만 5천에서 6천 명이 근처 튀니지로 매일 국경을 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다국적 기업들은 직원들을 리비아에서 소환시켰으며 일부 국가는 외교 업무를 차단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마그달리나 무그라비는 지난 8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민간인 피해가 어떻게 되는지, 즉 몇 명이 죽었고 몇 명이 부상을 당했는지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나 지역 활동가들 말에 따르면 수십 채의 집이 로켓 폭격, 박격포 또는 대공 무기로 인해 무너졌다."며 "폭격이 워낙 무분별하게 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편에 책임이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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