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8월 19일 07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19일 07시 52분 KST

수사결과 드러난 사이버사 요원들 도넘은 일탈행위

한겨레신문

軍 "극우성향 이모 전 단장이 부당지시…사령관들 적절조치 안취해"

특정정당·정치인 지지·비판 7천100여건…정치관련글 총 5만여건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지난 대선과 총선을 전후로 광범위하게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조사본부의 19일 사이버사 댓글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사이버사 요원들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글을 게시한 것은 7천1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2010년 1월 사이버사 창설 후 2013년 10월 15일까지 인터넷상에 게시된 사이버사 요원들의 78만7천200여 건의 글 가운데 이들 7천100여 건의 글을 올린 요원 등을 처벌 대상으로 정했다.

◇ 사이버사 요원들 '정치중립' 나몰라라

최종 수사 결과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직접 비판하거나 옹호하지는 않아 처벌 기준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정치관련 글로 분류된 게시 글도 5만여 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행위가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은 것임을 시사한다.

조사본부는 작년 12월 중간 수사결과 발표 때 심리전단 요원들이 사이버사가 창설된 2010년 1월부터 2013년 10월 15일까지 인터넷에 총 28만6천여 건의 글을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정치 관련 글은 1만5천여 건, 특정 정당 또는 특정 정치인을 언급하며 옹호 및 비판한 글은 2천100여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최종 수사 결과에서는 인터넷상에 게시된 글의 규모가 78만7천200여 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정치관련 글과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판한 글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어떤 조직보다도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할 군 조직 요원들의 '모럴헤저드' 현상을 보여준 지표로 분석된다.

조사본부는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이 대남 사이버 심리전 대응작전 결과를 보고받는 과정에서 일부 정치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심리전단 요원들이 대응작전 때 정치적 표현도 용인되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 본연의 임무 망각한 사이버사

국군사이버사령부는 지난 2010년 1월 11일 북한의 사이버심리전 및 점증하는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부 직할부대로 창설됐다.

초기에는 북한과 국외 적대세력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에 대응하고 국방 및 안보정책을 홍보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정보 수집 요원들이 24시간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작전 대상을 선정해 심리전단 단장에게 보고하면 단장이 실시간 대응 방향과 작전 방법을 결정해 지시를 하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20여명에 달하는 작전 요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 커뮤니티 등 인터넷 공간에서 대응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유사한 글을 리트윗하는 방법으로 작전을 수행했다.

이런 작전 결과는 단장이 선별해 사령관(소장)에게 보고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조사본부는 이모 전 심리전단장이 부임하면서 '일탈행위'가 도를 넘게 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전 단장은 국방, 안보와 관련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자신이 작성한 글을 요원들의 작전에 활용하도록 했으며 "대응작전 때 정치적 표현도 주저하지 말라"고 독려하는 등 직무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조사본부는 밝혔다.

조사본부는 "극우·보수 성향의 이 전 단장은 북한의 주장이나 의견에 동조하는 개인과 단체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간주했다"면서 "북방한계선(NLL), 천안함 폭침,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같은 국방, 안보관련 특정사안에 대해 왜곡하거나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일부 특정 정치인을 언급하며 대응하도록 지침을 하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사본부는 "단장의 부당한 지시와 작전 요원들의 위법성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작전 범위를 벗어나 일부 특정 정당 및 정치인을 언급했고 사령관들은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