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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19일 02시 41분 KST

경기도 학교들 ‘9시 등교' 속앓이

교장 권한이나 도교육청 눈치

학생은 찬성하지만

조기출근 맞벌이 부모 고충

오후6시 수업끝나는 교사도 반대

“바로 전면실시 성급”

다음달 1일 시행될 ‘9시 등교’를 놓고 경기도 내 일선 학교들이 시행상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등교 시간은 학교장의 권한이지만 경기도교육청이 강력한 시행 의지를 밝히면서 일선 학교의 ‘눈치 보기’가 극심하고, 상당수 학부모들은 연일 경기도교육청 누리집에 반대 의견을 올리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도내 일선 학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정상의 촉박함과 연간 학습계획 차질, 자녀 관리의 어려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몇몇 학교들은 교육청의 9시 등교 추진 계획 공문도 받지 못했다.

한 일반계 고교 교장은 “너무 촉박하게 진행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오전 8시10분 1교시 수업을 시작했던 이 학교는 오후 4시10분 정규 수업이 끝난 뒤 2시간 보충수업을 했다. 오전에는 하루 20분씩 영어 듣기와 수학 문제 풀이 등 연간 학습계획을 진행했다. 그런데 9시 등교를 실시하면 보충수업의 실효성이 줄어 학습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반계 고교 교장은 “교육부의 수능 후 학교 수업 정상화 방침 때문에 다수 고교가 수업시수를 맞추려고 수능 이후 수업을 미리 앞당겨 8교시까지 수업하는데, 오전 9시 이후 수업을 시작하면 오후 6시나 돼야 수업이 끝난다. 교사들의 노동권과 육아 문제 등에 대한 고려는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초·중학교의 경우 맞벌이 등 부모의 조기 출근과 자녀의 뒤늦은 등교에 따른 어려움을 많이 호소한다. 혁신중학교의 한 교장은 “9시 등교에 찬성하지만 시범 실시도 없이 바로 전면 실시하는 건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은 대부분 찬성하지만 교사와 학부모 대다수는 반대하는 분위기다. 아이들을 놔두고 먼저 출근해야 하는 어려움, 수업 종료 시간이 늦춰지면서 학원 시간이 바뀌는 데 대한 하소연이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꾀하고 과중한 학습 부담을 덜어준다는 ‘9시 등교’의 취지가 정착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긍정론도 있다. 또 다른 일반계 고교 교장은 “평소 고민하지 않았던 담론이라 낯설긴 하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부터 30일까지 도내 초·중·고를 대상으로 학생 등교 실태 조사와 의견 수렴에 나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와 협조해, 가능하면 9시 등교의 전면 시행을 정착시키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