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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12일 12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12일 12시 15분 KST

팬택 법정관리 신청...회생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

팬택이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벼랑 끝으로 내몰려온 팬택의 운명은 이제 법원 손에 넘어가게 됐다.

팬택은 12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관련 내용을 오후 2시30분께 공시할 예정이다.

팬택은 회사운영과 협력업체 부품대금 지급 등에 필요한 현금이 이미 고갈된 상황이다. 지난달 500억원 가량의 상거래 채권을 갚지 못한 데 이어 지난 10일 만기도래한 220억원의 채무를 결제일인 지난 11일에도 막지 못했다. (뉴시스 8월12일)

벼랑 끝 내몰린 팬택

팬택은 올해 초부터 경영난을 겪었다. 상반기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조치로 휴대폰 판매가 막히면서 타격을 입었다. 결국 3월부터 워크아웃에 돌입했지만 채권단과 통신사의 공방, 정부의 방관 속에서 워크아웃은 난항을 거듭했다.

진통 끝에 통신사들이 채무상환을 유예해주기로 결정하고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한 줄기 희망을 되살렸지만, 거기까지였다. 통신사들이 ‘재고부담’을 이유로 단말기 구매에 난색을 표하면서 ‘돈줄’이 막혔고, 결국 ‘법정관리 신청 계획은 없다’던 입장을 바꿔야 했다.

팬택의 자금줄은 막혀 있다. 채권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해주지 않는 데다 통신사들도 스마트폰을 더 이상 사주지 않아서다. 팬택은 지난달 말부터 통신 3사에 스마트폰 13만대를 구매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거절했다. 통신 3사 창고에 팔리지 않고 쌓여 있는 팬택 스마트폰 재고가 60만대를 넘는데 더 사줄 순 없다는 이유에서다. 팬택은 통신사들이 태도를 바꿔 스마트폰을 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경제 8월8일)

법정관리로 회생할 수 있을까?

팬택 '베가 아이언' CF.

팬택에게 여기가 ‘벼랑의 끝’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우선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관건이다.

법원은 법정관리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한다. 신청을 받아들이면 2~3개월간 채무조정, 출자전환, 무상감자 등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게 된다. 법원이 이를 인가하면 본격적인 법정관리가 시작된다.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3월 실시한 채권단 실사 결과에 따르면 팬택은 계속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다. 이대로라면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청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현재 이통3사가 단말기 구매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추가 실적을 낼만한 판로가 사실상 막혀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청산을 결정하면 팬택은 보유자산을 팔아 채권은행, 이통3사, 협력사 등에 진 빚을 갚게 된다. (아시아경제 8월11일)

팬택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실사 결과 팬택의 계속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청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채권단이 기업가치를 산정할 당시 팬택이 이통사에 단말기를 매달 일정 물량 공급한다는 조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통사는 재고 물량과 시장 수요 등을 근거로 팬택에 대한 단말기 공급을 거부하고 있다. 향후 팬택의 계속기업가치 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뉴시스 8월12일)

정상화까지는 ‘첩첩산중’

법정관리가 결정되더라도 회생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부도난 회사’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제품 판매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핵심 인력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팬택은 현재까지는 법정관리를 위한 세부적인 계획안이 없는 상태이다. 지금까지 워크아웃을 유지하는 쪽으로 역량을 쏟았기 때문이다.

앞서 이준우 팬택 대표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이 있을 수 있어 워크아웃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법정관리로 가는 것에 대한 계획은 현재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8월8일)

업계에서 팬택은 글로벌 기업에 맞먹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통사가 중심이 돼 휴대전화·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한국의 시장 여건상 팬택이 법정관리 하에서도 설 자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의 판매 여부를 불투명하게 보고 구매를 거부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 법정관리 상황에서도 팬택이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팬택은 제품의 판로가 사라지게 된다.

(중략)

지금까지도 팬택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회사라기보다는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로 간주돼왔는데 주요 인력이 빠져나가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법정관리를 통해 국내외 기업에 회사가 매각되는 등 다른 희망적인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실제 우수 인력이 그 가능성만 믿고 팬택에 남겠다는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팬택이 어려운 회생 절차를 거쳐 회사를 유지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회사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8월12일)

팬택의 회생이 통신사들 손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제품을 팔아야 하는데, 팬택의 제품을 사줄 곳은 통신사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팬택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 3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법정관리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판매권을 쥐고 있는 이통사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결국 제품이 판매돼 돈이 돌아야 팬택이 살 수 있다”며 “이통3사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8월12일)

문제는 이통사들이 팬택 단말기 구매에 회의적인 입장을 지속한다면 법정관리에 돌입하더라도 회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이통사들이 사후서비스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구매를 더욱 강하게 거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8월7일)

판매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휴대폰 보조금은 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단말기 제조사가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으로 구성되는데, 팬택은 이 돈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통신사들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AS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데다 보조금마저 한 푼 지원되지 않는 팬택 제품을 선택할 이유는 많지 않다. 판로가 완전히 막힌 셈이다.

여기에 이통사들은 7일 이후 팬택 스마트폰에 지급하던 보조금마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여력이 없는 팬택이 먼저 제조사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이통사들도 함께 중단한 것.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재고 처분 차원에서 대형 대리점에만 10만원 이상의 팬택용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판매점까지 내려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8월9일)

550여개 협력업체 ‘줄도산’ 우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팬택 협력업체협의회 관계자들이 팬택 지원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려운 건 팬택 뿐만이 아니다. 550여개 협력업체들은 당장 도산 위기에 빠졌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팬택의 모든 채권과 채무는 동결되고, 협력업체들은 부품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팬택에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사·협력사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택이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로부터 구입하는 부품만 1년에 2천억원 이상이다. 여기에 중소기업 등 다른 부품사 구매액까지 합하면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특히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일부 중소기업은 팬택 법정관리의 영향에 따른 '도미노 현상'을 겪을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550여개의 팬택 협력사 가운데 다수는 이미 전자채권의 연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팬택의 회생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우려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경제 8월12일)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기업주의 민사상 처벌이 면제될 뿐 아니라 기업의 상거래 채권도 감면된다. 기업의 금융권 채무만 감면해주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달리 법정관리는 기업의 모든 상거래 채권을 감면해 준다. 이렇게 되면 550여개 협력업체들은 당장 팬택에 공급했던 부품의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협력업체 대부분은 영세한 업체로 부품 대금을 못 받을 경우 '줄도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3개 업체는 연체로 인해 금융권 가압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줄도산에 대한 위기감이 크가. 홍진표 팬택협력사협의회 대표는 "전체 팬택 협력업체의 30%는 삼성전자·LG전자와도 거래하고 있다"며 "연쇄부도가 날 경우 단순히 팬택만의 문제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서울경제 8월10일)

해외매각? ‘제2의 쌍용차’ 되나

팬택이 제3자에게 매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법정관리가 개시돼 부채가 탕감되면 팬택을 노리는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다. 중국 등 해외업체에 매각될 경우, 기술유출 우려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제3자 매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워크아웃과 달리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금융 채무는 물론 납품업체 상거래 채무도 대부분 탕감돼 부채가 깔끔하게 정리된다. 워크아웃 중 매각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한 부채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제3자 매각이 수월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인도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맥스와 중국 제조업체들이 팬택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이들이 본격적으로 인수 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 8월8일)

팬택이 법정관리를 통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유력 인수후보로 중국 업체들이 꼽히고 있다. 인도 휴대전화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팬택이 해외 업체에 매각되면 심각한 기술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팬택은 국내외 등록특허 4985건 등 총 1만4573건의 출원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팬택의 대표적인 특허기술로는 △스마트폰 도난방지기술 'V 프로텍션' △메탈 안테나 기술 △지문인식 기반 시크릿 기능 △지문인식 모바일 결제 서비스 기능 등이 있다.

팬택이 매각되면 팬택의 기술력도 고스란히 중국 등 해외 업체로 넘어가 ‘제2의 쌍용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뉴스 8월12일)

‘벤처신화’ 막 내리나

1991년 설립된 이후 ‘벤처신화’를 일궈냈던 팬택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휴대폰 제조 중소기업이다. 마케팅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꾸준히 기술개발에 투자하며 ‘틈새’를 비집고 자리를 잡았다.

1991년 무선호출기(삐삐) 사업으로 시작한 팬택은 1997년 5월 휴대전화를 처음 판매하며 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국내 휴대전화 업계 톱3로서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

특히 200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의 사재를 털어 사들인 현대큐리텔과 '스카이' 브랜드로 유명했던 SK텔레텍 인수 등을 통해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디카폰', '슬라이드폰', '가로본능폰' 등 인기 휴대전화를 내놓으며 글로벌 10위권 제조업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연구 인력인 팬택은 설립 후 기술 개발에만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출원 중인 특허를 포함해 팬택의 특허는 총 2만여 건에 이른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팬택은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3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샐러리맨이었던 박 전 부회장이 전세금 4000만원을 종잣돈으로 만든 팬택이 매출 3조원의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발전했다는 점은 벤처 창업자들의 귀감이 됐다. (아시아경제 8월12일)

그러나 이제 팬택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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