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7월 29일 06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29일 06시 16분 KST

'재벌' 이사장 맞이한 서울대의 미래는?

한겨레신문

총장-이사장 이원체제…두산家 서울대·중앙대 이사장 섭렵

서울대가 처음으로 경영인 출신 이사장을 맞이하게 되면서 학교 운영에 커다란 변화를 겪을지 주목된다.

교수사회 일부에서는 이른바 '재벌'이 국립대학법인 이사장을 맞게 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 서울대가 다시 한번 내분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 이사회는 28일 회의를 열고 15명의 재적이사 중 지난 20일 퇴임한 오연천 전 총장 겸 이사장의 후임 이사장으로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을 선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학교 안팎으로 유독 많은 이목이 쏠렸다.

오 전 총장은 총장이 초대 이사장을 겸한다는 규정에 따라 선임된 반면 이번에는 재적이사 중 자체적으로 뽑는 것이어서 첫 외부인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성낙인 신임 총장이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최연장자이면서 임시 이사장을 맡았던 박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게 됐다.

박 전 회장의 이사장 선출은 첫 학외인사 이사장이라는 점 외에도 많은 의미를 지닌다.

현재 박 전 회장은 두산이 재단법인으로 있는 중앙대 이사를 겸하고 있다. 중앙대 이사장은 박 이사장의 형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다.

두산가(家)가 서울대와 중앙대 이사장을 모두 섭렵한 셈이다.

박 이사장이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이기는 하나 한 기업을 이끈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서울대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이 학내 구성원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앙대는 두산이 인수한 뒤 대대적인 인적·학과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총장과 이사장이 이원체제가 되면서 학교와 이사회가 협력보다는 서로 견제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총장의 권한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자칫 총장과 이사장 간 권력 다툼이 벌어진다면 학교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교수사회 일부에서는 반발 움직임을 보여 총장 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또다시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교수는 "국립대 이사장을 기업인이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비인기학과를 대규모 축소했던 중앙대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어떤 안을 만들어 대학본부에 제시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사장의 입김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