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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21일 14시 15분 KST

"소방관 국가직 전환" 요구 봇물...왜?

연합뉴스
21일 강원 춘천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마련된 헬기 사고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분향소에 소방관들이 경례를 하며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도심에 소방 헬기가 추락해 총 5명의 소방관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이후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17일 광주광역시에서 벌어진 헬기 추락 사고 뿐만이 아니다. 19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순직한 소방관은 30여 명에 이르며 부상자를 포함하면 약 1700명이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었다.

14일에는 서귀포시 중앙로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하던 강수철(48)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장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강 센터장은 비번이었음에도 현장에 출동, 생존자를 찾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해 순직했다.

불과 3일만에 6명의 소방관들이 업무 중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12일 환청에 시달리던 소방관이 고층 아파트 외벽을 타고 내려가다가 떨어진 사건까지 포함하면 벌써 7명의 소방관이 사망한 셈이다.(헤럴드경제 7월 19일)

위험한 사고현장의 한복판으로 달려가야 하는 소방관 업무의 특성 외에도 우리나라 소방관들이 놓인 열악한 근무환경이 잦은 사고의 근본 배경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6월 10일 헤럴드경제 기사에 따르면 전국 소방인력 4만여 명 가운데 국가직은 소방방재청 인원(150~200명)과 중앙119구조대(약 150명)을 합한 300~400명 정도다. 나머지는 모두 지방직 공무원이다. 이원화된 구조로 인해 지휘체계가 혼선을 빚기 쉬우며, 장비-인력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소방관들은 지방직인 까닭에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소방 장비와 인력 충원에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차종호 호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서울처럼 이른바 ‘잘 사는 동네’는 소방차나 장비에 예산을 많이 줄 수 있겠지만 전북ㆍ전남ㆍ강원도처럼 재정자립도 낮은 곳은 예산이 없으니 소방장비를 교체하고 사주는 데 대단히 인색하다"고 지적했다.(헤럴드경제 6월 10일)

인력 부족은 소방 조직의 고질적 애로다. 전국 소방공무원은 모두 3만9519명. 경찰공무원 정원 10만2386명의 절반도 채 안 된다. 소방관 1인당 담당하는 국민이 한국은 1300명에 달한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912명, 799명이다. 또 근무 방식이 3교대로 전환되면서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3교대 근무를 자체적으로 연기하고 2교대 근무를 지속하고 있는 일선 소방서도 많다.(중앙일보 6월 25일)

이런 구조로 인해 소방관들이 장갑 등 업무용 장비를 자비로 구매한다는 사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6일 인터넷커뮤니티 뽐뿌 게시판에는 '소방관의 아내가 해외직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소방관들의 열악한 상황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아마존에서 영국제품으로 화재용 구조용으로 1년에 2개씩 사비로 (장갑을) 구입해서 쓰고 있다" "활동화가 다 떨어져서 신발지급을 요구하니 예산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현직 소방관들의 가슴아픈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현직 소방관은 19일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소방관들은 장갑도 자비로 산다는 기사가 나온 이후 저희에게 지급된 장갑"이라며 목장갑 20켤레의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함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인 소방관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소방관들을 더 이상 위험한 상황에 방치해둬서는 안 된다. 소방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장비를 현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방직으로 묶인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재난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이다.(세계일보 사설 7월 21일)

안전예산은 최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의 교훈이다.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은 안전한 대한민국 개조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국민일보 7월 21일)

하지만 안전행정부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예산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상황. 우리는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고귀한 목숨들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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