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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13일 05시 45분 KST

대법 "의족 파손도 부상"...업무상 재해 인정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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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부상 범위 해석기준 제시

신체 일부인 다리를 대체하는 의족의 파손도 부상으로 보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 의학기술로는 의족을 신체에 직접 장착하는 대신 탈부착할 수밖에 없어 A씨와 같이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수면시간을 제외한 일상생활 대부분을 의족을 찬 채로 생활하고 있다"며 "의족은 기능적, 물리적으로 신체의 일부인 다리를 사실상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업무상 재해로 인한 부상의 대상을 반드시 생래적 신체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며 "의족이 파손된 경우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으면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보상과 재활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사업자가 장애인 고용에 소극적이 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근로복지공단이 치과 보철은 신체 일부로 필수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 업무 중 물건에 부딪쳐 치과 보철이 파손되면 요양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사례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

대법원은 "장애인들에게 의족은 사실상 다리와 다를 바가 없는데도 그동안은 부상의 사전적 개념에만 집착해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며 "근로자의 부상 범위에 대한 해석 기준을 제시한 이번 판결이 장애인의 권익 구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A씨는 1995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릎 위 다리를 절단한 후 의족을 착용해 생활해왔다.

2009년부터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A씨는 2010년 12월 아파트 놀이터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착용하고 있던 의족이 파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