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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11일 18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8월 11일 13시 49분 KST

역대 4호 3년연속 30홈런, 박병호 "배려에 대한 보답"

연합뉴스

더그아웃에서 숨을 고르던 박병호(28)가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역대 네 번째 3년 연속 3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11일 서울시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5-1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해 왼손 문수호의 시속 132㎞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담을 넘겼다.

6월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14일 만에 나온 시즌 30호 홈런이었다.

이날 전까지 7월에 치른 9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56으로 부진했던 박병호는 대타로 등장해 비거리 120m짜리 아치를 그리며 이승엽(1997∼2003년), 타이론 우즈(1998∼2001) 마해영(2001∼2003)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3년 연속 30홈런 달성의 대기록을 완성했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올해도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으며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 30번째 홈런은 복잡한 사연 속에서 탄생했다.

이날 박병호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오전에 박병호를 만나 "전 경기 출전, 연속 경기 출전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라며 "한 번쯤 쉬어가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최근 부진이 이어지고 박병호가 심적 부담을 드러내자 염 감독이 나섰다.

박병호가 염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2012년 개막전인 4월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올해 7월 10일 청주 한화 이글스와 경기까지 339경기 연속 4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기록에 마침표가 찍혔다.

하지만 경기 막판 박병호에게 대타 출전 지시가 떨어졌고, 박병호는 연속 출전 기록은 340경기로 늘렸다. 그리고 '아홉수'에 걸렸던 3년 연속 30홈런 기록도 채웠다.

경기 뒤 만난 박병호는 "전 경기 선발 출전은 내가 애착을 갖는 기록이었다"면서도 "지금까지 내가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도 코칭스태프께서 배려해주셔서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선발 출전을 만류한) 감독님의 뜻을 이해했다"고 떠올렸다.

염 감독은 애초 이날 박병호를 대타로도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때문에 박병호는 경기 전 훈련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

그러나 넥센이 5-1로 넉넉하게 앞서가자 염 감독은 박병호에게 '편안하게 타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박병호는 "이번에도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셔서 정말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며 "2012년부터 선발 출전만 했는데 대타로 들어서니 팬들의 함성이 더 크더라. 색다른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등장과 함께 목동구장을 메운 함성은 홈런이 나온 뒤 더 커졌다.

박병호는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태라 3년 연속 30홈런은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관중의 환호에는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전보다 한결 편안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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