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7월 11일 14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11일 14시 09분 KST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의 옷을 벗기는 남자

AFP

유명 패션 사진가 테리 리처드슨은 지난 수 년간 성희롱 공방에 휩싸여왔다. 모델들이 그에게 당한 갖은 수모를 폭로했으며 최근에는 페이스북 쪽지로 모델 엠마 애플턴에게 "나랑 자면 보그 촬영을 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테리 리처드슨을 비난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 6월 뉴욕 매거진은 테리 리처드슨을 표지 기사로 다뤘다. "테리 리처드슨은 예술가인가 포식자인가?"라는 장문의 글을 쓴 벤자민 왈라스는 그에 대한 모든 혐의가 무죄라고 보도했다. 테리 리처드슨은 지난 4년 간 미국 보그와 일한 적도 없고, 페이스북 개인 계정을 만들지도 않았으며 그 사건은 그를 사칭한 익명자의 소행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테리 리처드슨의 예술적 면모를 언급하며 그가 단지 호색한 사진가는 아님을 부각했다. 왈라스는 만약 다른 사진가였으면 무시했을 일을 테리 리처드슨이라는 이유로 사건이 더 논쟁적으로 번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몇몇 매체는 뉴욕 매거진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듯 보인다. 대중문화 사이트 플레이버와이어닷컴은 왈라스의 글이 테리 리처드슨의 혐의를 축소, 왜곡했다며 비난했다.

버즈피드도 테리 리처드슨의 예술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나섰다. 버즈피드는 사진, 예술 비평계의 선도적인 인물 7명에게 리처드슨의 작품이 예술 사진으로서의 자격을 갖추는지 물어봤다.

예술 평론가이자 UCLA 초빙교수 제시카 다우슨은 "솔직히 말하자면 테리 리처드슨의 작업을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애니 레보비츠처럼 테리 리처드슨이 가장 중요시하는 건 누가 그에게 일을 줬느냐다. 그의 작품은 상업적으로 잘 팔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학문, 비평, 감정 등의 분야에서 논의될 수 없는 사진이다"라고 말했다.

퓰리처 상을 수상한 보스턴글로브의 비평가 세바스찬 스미도 테리 리처드슨을 비꼬았다. "테리 리처드슨은 예술가보다 패션/셀러브리티 사진가에 가깝다. 그가 훌륭한 패션/셀러브리티 사진가냐고? 물론이다. 가끔은."

아트 에프 시티(Art F City)의 에디터이자 아트넷(Artnet)의 칼럼니스트인 패디 존슨은 "그의 작품 중 대다수는 갤러리에 걸릴 수도 없다. 시각 언어를 사용한 작품이 아니다"라며 리처드슨의 작품은 정형화됐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의 작품을 예술의 맥락에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의 옷을 벗기는 패션 사진가다"라고 전했다.

버즈피드는 또한 테리 리처드슨이 "섹스"라는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로버트 메이플소프나 낸 골딘과 같은 예술 사진가와 작품의 형식, 시각 언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고 전했다.

그의 작품은 '예술'일까? 혹은 논의할 가치도 없는 틀에 박힌 상업사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