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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09일 11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09일 11시 29분 KST

샤넬 넘버 5. 94년 만에 향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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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는 잘 때 무엇을 입고 잤을까?

워낙 유명한 이야기지만 다시 거론하자면, 20세기 최고의 섹스 심벌 중 하나였던 먼로는 "뭘 입고 자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샤넬 넘버 5를 입고 자요"라고 답했다.아무것도 안 입고 잔다는 말이지만, 이 한마디로 샤넬 넘버 5의 이름은 역사에 길이 남았다.

사실, 그전에도 샤넬 넘버 5는 역사적 향수이기는 했다. 1921년 첫 출시된 샤넬의 향수 '샤넬 넘버 5'는 프랑스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30초마다 한 병씩 팔리는' 역사적인 베스트셀러다. 향수를 쓰지 않는 사람조차도 샤넬 넘버 5라는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우리 엄마 향기"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만은).

그런데 이 역사적인 향수업계의 아이콘이 예전의 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유럽연합이 원료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조선일보는 7월 9일 "내년이면 '넘버 5'의 향이 바뀔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향수 제조에 사용되는 참나무 이끼(나무·흙 향)' '시트럴(감귤 향)' '쿠마린(마른 풀잎 향)' 23가지 등의 성분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판단, 이르면 내년부터 이 원료들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샤넬 넘버5의 인기 비밀인, 오래 지속되는 잔향의 비밀이 바로 '참나무 이끼'다. 물론 해조류 성분으로 이를 대신 할 수는 있지만 잔향이 달라지는건 막을 수가 없다. 94년의 향기가 바뀔 수밖에 없는 셈이다.

향이 바뀌는 건 샤넬 넘버5뿐만은 아니다. 디오르의 '미스 디오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다른 브랜드의 향수들도 내년이면 성분을 바꿔서 출시할 수 밖에 없다.

사재기를 장려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만, 94년 동안 이어진 샤넬 넘버5의 열광적인 팬이라면 내년부터 향이 달라지기 전에 미리 구입을 해놓는 것도 좋겠다. 시그니쳐 향수를 잃어버리는 건 꽤 슬픈 일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