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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01일 14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01일 15시 32분 KST

일본, 전쟁가능한 나라됐다

연합뉴스
아베 총리가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자위대 창설 60주년인 1일 헌법 해석을 바꿔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 내각은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각의 결정문을 의결했다.

각의 결정문에는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에 대한 무력공격이 발생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권리가 근저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 필요최소한도의 실력행사는 자위의 조치로서 헌법상 허용된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지난 2006년 9월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뒤 추진했다 실패한, ‘평화헌법 체제 탈피’를 통한 집단자위권 확보라는 자신의 숙원 사업을 이루게 됐다. 이는 지난 1981년 집단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스즈키 젠코 전 내각의 입장을 33년 만에 수정한 것이다.

집단자위권은 1954년 발효된 유엔헌장 51조에 의해 인정되는 국가의 고유권리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반격하는 권리다. 다시 말해 자국이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전쟁을 벌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본은 그동안 1946년 제정된 평화헌법에 따라 이를 행사할 수 없다고 헌법을 해석해왔다. 전쟁과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무력 위협•행사를 영원히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가 근거다. 이에 따라 일본은 외부로부터 공격받았을 때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유지했다.

물론 일본은 집단자위권을 행사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Y 보도에 따르면 아베 내각은 이번 각의 결정을 하면서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하고 국민의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이 바탕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으며 이를 배척하고 국가의 존립을 완수해 국민을 지킬 다른 적당한 수단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하지만 일단 군사력 사용을 억제하는 봉인을 뜯은 이상 무력 사용에 대한 ‘엄격한 조건’은 언제든지 완화될 수 있다. 아베 정부는 이미 고노담화를 뒤집기 위해 검증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인 뒤 아전인수식 해석을 통해 고노담화를 실질적으로 부정한 바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의 군사력이 필요한 미국은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 시각)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밝혀왔듯이 일본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방식으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월 일본 방문에 앞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위대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연대를 깊게 하려고 노력중인 아베 신조 총리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안보와 우리의 국익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안은 우리의 요청 및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광일 대변인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관련 논의가 평화헌법의 기본 이념하에 과거사로부터 기인하는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군사영역에서의 그 어떤 정책조정도 이웃 국가들의 주권과 안전이익에 손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를 망각하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 '(前事不忘, 后事之師)'라는 문구를 거론하며 "만약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실패로 끝난 역사적 전철을 다시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중국국제우호대회 및 중국인민대회우호협회 창설 60주년 행사에서 “대국이라 할지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필히 망한다”고 강조해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은 주변국들의 우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군사적 역할의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한 후속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산케이신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병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이와 관련한 일반법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집단자위권 보유를 선언하고,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군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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