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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9일 12시 15분 KST

서울대 "타대학 출신은 안 돼!"

한겨레신문

서울대 생의 순혈주의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일보는 19일 “서울대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학부생 출신 전용 게시판’을 개설하기로 해 다른 대학 출신 대학원생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타 대학 출신 대학원생을 서울대 구성원으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스누라이프에서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만큼 이 같은 조치가 ‘비뚤어진 엘리트 의식’이라는 측면에서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19일 서울대에 따르면 스누라이프는 커뮤니티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 서울대 학부 재학생이나 학부 출신 졸업생만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을 별도로 설치하고 조만간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스누라이프 운영진은 “회원들 사이에서 서울대 학부 출신 학생 전용 게시판 개설 요구가 많아 이를 수용한 것”이라면서 “게시판 신설 작업은 이미 마무리됐고, 향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운영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일보, 6월 19일)

지난 4월부터 스누라이프 게시판에는 ‘타 대 출신 대학원생들을 서울대 구성원으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논쟁이 뜨거웠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학부생 출신 한 이용자는 “서울대 구성원이란 말에는 학부생과 학부 출신 졸업생이란 말이 내재돼 있다”면서 “교직원들을 서울대 구성원으로 보지 않듯 타 대 출신 대학원생도 동문이나 교직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 집에는 우리 가족만 들어오는 게 정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학부 출신들의 전용공간 마련을 주장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설동훈(사회학) 전북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타인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집단화는 인도의 폐쇄적이고 엄격한 신분제도인 카스트제도나 다름없다”면서 “서울대 학부 출신이란 것을 내세우기보다 성과나 업적으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나 명예를 지켜가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의 순혈주의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을 비롯해 저소득층·농어촌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입학생들 역시 서울대 내에서 따돌림의 대상이 돼 왔다.

14일 서울대의 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지역균형선발 출신 학생들을 비하하는 글들이 손쉽게 검색됐다. 한 재학생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번 입시에 ‘지균’으로 합격한 학생 중 수리 5등급이 있다는 말이 있다”며 “수능 5등급 실력으로 내신 1등급을 받았으니 출신학교 수준이 뻔하다”고 비아냥댔다. 심지어 ‘지균충’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지역균형선발의 약자 ‘지균’에 ‘벌레 충(蟲)’자를 합쳐 폄하하는 말이다. 저소득층·농어촌학생·장애인·북한이탈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회균등선발 특별전형 출신 학생은 ‘기균충’이라고 불린다. (국민일보, 2013년 10월 14일)

그렇다면 이들의 졸업 성적은 어떨까.

서울대가 2005년 입학한 학생들을 8학기 동안 추적한 결과 지역균형선발 입학생 581명의 8학기 평균 학점은 4.3점 만점에 3.37점이었다. 반면 정시모집 입학생은 3.21점, 특기자 전형 입학생은 3.36점을 받았다. 지역균형선발 입학생들은 첫 학기 학점이 다른 전형 입학생보다 낮았지만 4년 후에는 큰 폭(0.41점)으로 오르며 다른 학생들을 압도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국민일보 조성은 박요진 기자는 “누가 서울대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