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허프
2014년 06월 16일 08시 34분 KST

서울대, 4명 중 1명이 떠나고 싶어 한다

한겨레신문

서울대생 4명 중 1명은 자퇴를 고민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세계일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재학생 100명 중 24명이 '자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 중 4명은 '자퇴를 자주 생각한다'고 답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수재 소리를 듣던 A(24)씨는 주입식 강의에 불만을 느껴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

그는 "강의 방식이 고등학교와 별반 다른 것이 없어 강의 시간에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란 생각만 들었다"고 전했다.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자퇴생 수는 2011년부터 매년 100명 이상을 유지해 왔다. 2만1000여명 수준인 총 재적 학생 수의 0.5% 정도이다.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던 이두희 역시 서울대 박사과정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 “시간 낭비인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과학고에 지원했다가 못 갔다. 나는 공부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고1 때까지 30등 정도를 했었다. 그러다 2학년 때부터 정신을 차려서 서울대에 입학해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내 적성에 맞지 않아 1학년 때 학점은 1점대였다. 노력 끝에 학점 3.01점으로 졸업했다. 이후에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진학해 대학생활만 11년을 했지만 결국 자퇴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들어갔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시간 낭비인 것 같았다. (tvN ‘현장 토크쇼 택시’, 2014년 2월 6일)

그는 왜 이런 얘기를 했을까. 창업을 꿈꾸었던 이씨는 학칙상 공부와 창업을 병행할 수 없는 대학 내 구조, 또한 학교 당국의 무사안일주의적 태도에 실망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빌게이츠가 서울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씨는 “회사를 창업하고 싶은데 학교를 자퇴하는 게 나으냐”고 질문을 던졌다. 당시 빌 게이츠는 “나는 (하버드 대학을) 자퇴했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면서 받아넘겼다. 강연 후 빌 게이츠는 따로 만나 이씨를 면담하기도 했다.

이씨는 “학생이 회사를 세우려면 학교를 떠나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본인들의 철학과 완전히 반대되는 인물인 빌 게이츠의 이야기를 들으며 ‘창조경제’ 운운하는 게 어이가 없었다”며 “서울대 관계자분들 말대로 창조적 인재가 나오려면 열심히 리포트 쓰는 학생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창업 등으로 대표되는 창조적 활동을 권장하는 구조로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 뻘질문을 날렸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2013년 5월 18일)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한 이두희가 서울대 대학원 시절, 당시 해킹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씨가 서울대 홈페이지를 해킹한 사건도 있었다.

서울대 학부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이씨가 학교 전산망의 보안이 취약하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지만 대학 측이 무시하자 자신이 해킹을 하고 서울대 구성원의 신상정보를 유출시킨뒤 언론에 알릴 일도 있었다. 담당 교수가 간청해 간신히 징계는 면했지만, 이미 학교에 대한 실망감이 싹트고 있었다.

이처럼 서울대가 학생들에게 학문 연구의 장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서울대 내부의 폐쇄성과 기초학문 취약 등을 꼽고 있다.

이원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가 세계적인 대학과 경쟁하려면 기초학문 분야를 튼튼히 하고 학제 간 연구(통섭)를 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교수진이 대부분 서울대 출신으로, 교수 사회가 폐쇄적이라는 평이 있다"며 "해외 유명 석학을 초빙하는 등 실력 있는 교수진용으로 재편하고 연구에 집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