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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4일 11시 35분 KST

이라크 정부군, 반군 바그다드 부근서 교전

AFP
이라크 내전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 반군이 13일(현지시간) 수도 바그다드 북부 지역까지 쇄도해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파죽지세로 바그다드를 향해 남진을 계속해 반군과 정부군의 갈등은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최고 시아파 성직자는 반군에 맞서 "무장 항쟁"을 촉구하고 나서 종교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진 이라크 반군, 정부군과 바그다드 북부서 교전…동부 2개 마을 장악도

이라크 수니파 무장 반군이 기관총 등으로 정부군을 공격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날 오전 바쿠바로 진격하는 ISIL 대원과 무크다디야 외곽 지역에서 전투를 벌였다.

디얄라주(州) 주도인 바쿠바는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다.

앞서 ISIL은 전날 밤 이라크 정부군이 포기하고 도주한 디얄라주의 사디야, 자라우라 등 2개 도시로 진격해 이 지역 일부를 장악했다.

ISIL은 디얄라주 히므린 산악 지대의 여러 마을도 손에 넣었다고 이라크 보안 소식통은 밝혔다.

이에 따라 ISIL은 바그다드 북부에 이어 동부 지역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바그다드를 포위하려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라크 정부군은 무크다디야 인근에서 사디야, 자라우라를 향해 대포를 쏘는 한편 지역 주민의 피란을 돕고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도 자라우라에 있는 소속 정당을 보호하려고 군대를 파견했지만 ISIL과 직접 교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SIL은 지난 1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이튿날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 티크리트까지 수중에 넣으며 계속 남진하고 있다.

ISIL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km 떨어진 둘루이야 마을까지 진격했다. 이미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중 30%를 장악했다.

유엔은 이라크에서 최근 ISIL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수백명이 사망하고 난민 30만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라크 경찰과 법원 직원 등 17명이 모술 도심에서 처형되고 여성 4명이 성폭행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등 잔혹한 사례 보고가 잇따른다고 유엔은 밝혔다.

◇이라크 최고 시아파 성직자 "무장 항쟁" 촉구…이란도 이라크 정부 지원

이라크 정부군이 총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알리 알시스타니는 금요 합동 예배일인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이라크 모든 국민에게 무기를 들고 반군에 대항할 것을 촉구했다.

알시스타니는 이라크 시아파 최대 성지로 꼽히는 남부 카르발라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수니파 반군의 진격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나라와 국민을 보호하고 테러리스트와 싸우려면 자원해서 무기를 들거나 정부군에 합류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라와 국민, 성지를 보호하려고 무기를 드는 것은 합법이자 국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 아부 무자히드는 "시아파 수천명이 자원해 입대했다"며 "시아파의 모든 세력이 결집해 바그다드와 시아파 지역을 지켜내자"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 군대는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IL과 교전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WSJ는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부대 '쿠드스'(Quds)의 2개 대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IL이 장악한 티크리트 지역의 85%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티크리트 지역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으로 지난 11일 ISIL의 수중에 떨어졌다.

이란 병력은 오래전부터 이라크에 배치돼 바그다드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와 카르발라 방어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란은 또 이라크와의 국경지역에도 별도로 병력을 배치하고 ISIL이 100㎞ 반경에 접근할 경우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라크 정부군 쪽에 불리한 전세가 계속되면 시리아에 배치된 이란 병력을 이라크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군사 작전 검토…영국은 "군사 개입 안 한다"

미국은 위기에 처한 이라크 정부를 돕기 위해 군사 작전도 검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는 분명히 위급 상황"이라며 "국가안보팀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인기(드론) 공습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안보 이익이 위협받을 경우 군사행동을 할 준비도 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라크 위기 사태와 관련 군사개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내전 위기감이 커진 이라크 상황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군사적 행동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헤이그 장관은 "이번 사태로 수십만 명에 이르는 이라크 난민 문제가 악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현재는 인도적 차원의 예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군사 개입 가능성은 배제하면서도 미국 정부와의 공조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미국이 내린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