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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05일 10시 14분 KST

판사들이 뽑은 필독서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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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을 내릴 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무엇입니까?”

성백현 서울북부지법 법원장은 지난 4월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될 정도로 감동을 받았던 책’이 무엇인지 판사들에게 물었다.

법관이 판결 기준으로 삼는 ‘법률과 양심’ 가운데 직업적 양심의 배경에 관해 물어본 것이다.

법원장을 포함해 판사 57명이 답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이렇게 선정된 책 10권을 모아 법원 도서관에 ‘판사들의 서재’를 꾸미기로 했다.

판사들은 판사의 삶을 다룬 책에 관심이 많았다.

초대 대법원장이자 강직한 법관의 본보기로 꼽히는 김병로 선생을 다룬 <가인 김병로 평전>, 애초 보수주의자였으나 낙태 소송 등 논쟁적 사건들을 다루며 진보주의자로 변신한 미국 연방대법관 해리 블랙먼을 다룬 <블랙먼, 판사가 되다>를 꼽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정부의 테러로 한쪽 팔과 눈을 잃은 인권운동가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된 알비 삭스가 쓴 <블루 드레스>도 선정됐다.

‘정의 열풍’을 불러온 <정의란 무엇인가>, 다산 정약용이 쓴 일종의 형법 참고서인 <흠흠신서>를 다룬 <정약용, 조선의 정의를 말하다>, 가혹한 사법의 문제를 다룬 <레미제라블>, 재판 진행에 도움이 될 법한 <설득의 심리학>,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도 ‘판사들의 서재’에 꽂혔다.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간 일본 현대소설 <깊은 강>도 목록에 들었다.

서울북부지법은 ‘판사들의 서재’에 들어간 책들을 ‘공람’하면서 재판과 가치관, 인생을 토론하는 매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정엽 서울북부지법 공보판사는 4일 “판사들이 바쁘다 보니 어떤 재판이 훌륭한 재판인지 충분한 반성과 토론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통의 책에서 영감을 얻다 보면 비슷한 사안에 서로 다른 양형이 나오는 것을 막고 고른 판결이 나오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