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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28일 15시 52분 KST

무한도전 김태호 등 MBC 예능PD 성명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포함, MBC 예능국 PD들이 실명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요구사항은 예능국 권성민 PD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이들이 성명을 내게 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MBC 입사 3년 차인 권 PD는 지난 17일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엠빙신 PD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MBC의 세월호 보도 행태를 반성하고 ‘엠병신’이 될 수밖에 없는 MBC 내부의 상황을 알리는 글이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5월 17일 치 기사)

다음은 권 PD가 쓴 글의 일부다.

정말 수치스러운 뉴스가 계속 나가고 있습니다. 결정권을 쥔 이들은 모든 비판으로부터 두 귀를 틀어막은 채 자화자찬하기에 바쁩니다.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보도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떠들었습니다.

엠병신을 욕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마음껏 욕해주세요. 더 먹어야 합니다. 사실 욕은 저희들이 제일 많이 합니다. 불매운동도 좋습니다. 뉴스도 이미 안 보시겠지만, 주변에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이런 상황임을 알려드리고 보지 말라고 해주세요.

다만 이 얘기를 드리는 것은, 다시 싸움을 시작하려 할 때는 싸우는 이들과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리고자 함입니다.

MBC 경영진은 곧바로 권 PD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28일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MBC는 권 PD에 대해 대기발령을 낸 데 이어 6월 초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예능국 PD들의 성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PD들은 이날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 속에서 공중파 3사의 보도행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은 모두가 알고 있는 바”라며 권성민 PD의 글에 보여야 할 경영진의 반응은 인사위원회 회부와 징계가 아니라 부끄러움, 미안함, 그리고 가슴 아픈 반성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권성민 PD의 글은 결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바가 없다”고 못박고 “예능본부의 모든 PD들은 우리의 막내가 불의한 처벌을 받도록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끝으로 “부당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012년 12일 서울 여의도 엠비시(MBC) 앞에서 열린 피디수첩 해고 작가 복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다음은 MBC 예능본부 PD들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권성민 PD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

5월 27일 예능본부 입사 3년차 권성민 PD가 대기발령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주 중 열릴인사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지난 5월 17일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린 글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회부의 사유이다.

 

권성민 PD는 게시판의 글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나타난 MBC 뉴스의 보도 행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에 겸허히 반성하며, 이런 일이 일어난 원인과 과정을 충실히 요약했고 마지막으로 그래도 MBC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글을 마쳤다.

 

이런 그의 글이 과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인가? 그리고 과연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사안인가?

 

이번 세월호 참사 속에서 공중파 3사의 보도행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은 모두가 알고 있는 바이다. 이러한 상황에 제대로 된 판단 능력을 갖춘 경영진이라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심을 담은 사과다. 더군다나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낸 방송사로서 그리고 인명을 구해야 할 그 바쁜 시간에 정확한 취재보다는 받아쓰기와 피해자들이 받게 될 보험금 이야기나 했던 방송사로서 응당 해야할 첫 일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참회의 사죄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MBC 경영진은 그런 반성은커녕 그런 반성의 사죄를 한 양심적인 MBC 구성원의 글을 두고 인사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

 

마음껏 욕해주세요. 더 욕을 먹어야 합니다.

 

욕을 해달라는 이야기로 들리는가? 아니다. 사과다. 욕을 먹어 마땅한 일을 했을 때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희를 버리지는 말아주세요.” 라는 읍소이다.

 

불매운동도 좋습니다.

 

(광고)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소리로 들리는가? 아니다. 이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살아가야하는 사람이 광고불매운동 제안? 웃기는 소리다. 광고 불매운동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단죄까지도 감수하고 반성하여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얼마나 답답했던 걸까?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웃음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소위 ‘딴따라’ 예능PD가, 또 그 딴따라들 가운데서도 막내가 그런 사과의 글을 올리게까지 된 것일까?

 

권성민 PD의 글에 보여야할 경영진의 반응은 인사위원회 회부와 징계가 아니다. 그들이 보여야할 온당한 반응은 부끄러움, 미안함 그리고 가슴 아픈 반성이다.

 

분명히 말한다. 권성민 PD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 권성민 PD의 글은 결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바가 없다. 권성민 PD는 혼자가 아니다! 예능본부의 모든 PD들은 우리의 막내가 불의한 처벌을 받도록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부당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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