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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22일 06시 38분 KST

위키피디아, "유병언은 참사와 무관"

wikipedia

"세월호 구입·개조 지시했다는 언론보도도 위조"

위키피디아 관리자 "페이지 삭제 고려 중이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영문 사이트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옹호하고 의혹에 반박하는 내용이 실린 페이지가 최근 새로 생긴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위키피디아 사이트에서 그의 예명인 'Ahae'(아해)를 검색하면 "언론보도와 달리 아해는 세월호 운영사(청해진해운)의 주식이 전혀 없으며 사업에도 일일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엔 "아해가 세월호 구매와 화물선 개조에 직접 책임이 있다는 언론보도는 순전히 위조"라며 "청해진해운과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수백명의 주주를 고려하면 아해가 청해진해운을 소유·통제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하다"는 주장도 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대주주인 지주사로 청해진해운의 지분 7%를 갖고 있다.

한국 정부와 국내 언론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 의혹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참고문헌 삼아 "한국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책임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고 주류 언론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수많은 오보와 검찰의 발표가 청해진해운을 아해가 소유했다는 엉터리 주장에 맞춰졌다"고 비난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라도 편집에 참여할 수 있는 공신력있는 사이트다.

논란이 되는 인물에 대해 이렇게 일방적인 시각의 설명만 담긴 경우는 드물다.

편집에 참여한 누리꾼이 밝힌 '아해' 페이지의 참고문헌은 지난 1주일간 국내외 언론보도가 대부분이다.

사이트 이력을 보면 처음 생긴 날짜는 지난 16일이다.

유 전 회장의 종교활동에 대해 "오대양 사건으로 유 전 회장이 수사를 받았으나 전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여년간 반복된 잘못된 언론의 공격으로 한국 국민에게 길고 고통스러운 인상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 전 회장의 남달랐던 성장 과정과 사진작가, 시인으로서 이력과 전시회 일정을 길게 설명한 내용도 있다.

유 전 회장이 아해라는 예명을 쓴 이유에 대해 "5학년 때 선생님이 칠판에 쓴 남명 조식의 평시조 중 '아해(아이)야, 무릉이 어디뇨'라는 구절에 특히 감명받은 유 전 회장이 그 뒤부터 자신을 일컬을 때 썼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위키피디아 관리자는 이 페이지에 대해 "위키피디아의 삭제 정책에 따라 삭제를 고려 중"이라며 "사실 확인을 위해 추가적인 인용이 필요하다. 믿을만한 출처를 추가해 달라"고 공지했다.

한편 유 전 회장 측이 그의 예술성을 홍보하기 위해 이달 초 급조한 사이트인 '아해뉴스닷컴'은 22일 현재 관리자가 사이트를 오프라인 상태로 돌려놓아 사이트 운영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