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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15일 13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16일 13시 57분 KST

NYT 첫 여성 편집국장은 왜 해고됐나

NYT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임명됐던 질 에이브럼슨 전 편집국장.
AFP
NYT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임명됐던 질 에이브럼슨 전 편집국장.

뉴욕타임스가 14일 편집국장 질 에이브럼슨을 해고했다. 그는 지난 2011년 9월 뉴욕타임스 162년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편집국장에 올랐던 인물이다. 많은 언론들은 그의 후임으로 ‘첫 흑인 편집국장’이 임명됐다는 사실에 주목했지만, 에이브럼슨의 해고 배경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뉴요커에 따르면, 에이브럼슨은 최근 편집국장과 편집부국장 시절 받았던 임금과 연금이 전임자이던 빌 켈러의 그것과 확연히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빌 켈러는 남성이다.

기사에 인용된 뉴욕타임스의 내부 관계자는 에이브럼슨이 고위 간부를 찾아가 이 문제에 대해 항의했다고 전했다. 더뉴요커는 “경영진은 에이브럼슨이 ‘저돌적(pushy)’ 이었다고 설명했는데,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브럼슨은 1997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뉴욕타임스로 자리를 옮겼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대변인은 에이브럼슨의 편집국장 임금이 “(전임자인) 빌 켈러의 임금과 전적으로 동등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뉴요커는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슨의 지인에게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임금 격차는 항의한 후에야 비로소 줄어들었다”는 것.

기사에 언급된 제3의 관계자 역시 “그녀가 편집부국장으로 일할 당시 (남성) 전임자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당시) 그녀는 변호사를 통해 정중하게 임금·연금 격차에 대해 문의했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남성 언론인이 1달러를 벌 때 여성 언론인은 82센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하는 언론인들 중 남성의 비중은 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가디언은 “그녀의 해임은 언론사 고위직에서 여성이 마주하는 ‘유리절벽(glass cliff)’의 사례로 이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리절벽은 영국의 심리학자 라이언과 하슬럼이 지난 2004년 제시한 단어로, '유리천장'을 뚫고 올라간 여성이 어느 순간 자신이 절벽에 서 있는 경우를 발견할 때를 지칭한다.

이에 따르면, 기업은 난관이 많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직책에 남성보다는 여성을 앉히는 경향이 있다.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 만약 그 여성이 직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더라도 곧 여성들에게 열렸던 문은 닫히게 된다. 결국 또 하나의 성차별인 셈이다.

캐피탈뉴욕은 뉴욕타임스 편집국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에이브럼슨을 롤모델로 삼았던 여기자들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사주이자 편집인인 아르투어 슐츠버거와 에이브럼슨은 그밖에도 종종 마찰을 빚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이브럼슨의 후임자로는 딘 베케이가 임명됐다. 뉴욕타임스의 첫 흑인 편집국장이다. 베케이는 LA타임스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뉴욕타임스는 편집국장 교체 소식을 보도하면서 슐츠버거 편집인이 급작스운 편집국장 교체 이유에 대해서는 대답을 거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