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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07일 12시 26분 KST

EU, 한국 ‘불법조업국' 지정하나

Getty Images/Flickr RF

유럽연합(EU)이 한국을 ‘불법조업 국가’로 지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법을 어긴 ‘해적국가’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얘기다. 해양수산부 차관이 EU를 설득하기 위해 7일 유럽으로 출국했지만, 빈손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EU는 다음 달 말 회의를 열어 한국의 최종 불법조업국(IUU; 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 fishing)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EU는 지난해 11월 가나, 네덜란드령 퀴라소 등과 함께 한국을 ‘예비 불법조업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EU는 남극해와 서아프리카 해역 등에서 조업하는 한국 원양어선의 불법조업을 문제 삼았다.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적 어선들은 세계적 보호어종을 남획하거나 어업권을 위조하는 등 다양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외국인 선원에 대한 인권 탄압 문제도 지적됐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한국 원양산업 지원실태와 개선방안'

EU는 정부에게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해왔다. 어선에 위치확인장치를 설치하는 한편, 불법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이를 감시할 조업감시센터 설립을 요구한 것. 우리 정부가 얼마나 ‘성의’를 보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EU는 여전히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EU측은 지난달 2일 개최하기로 한 사전협의를 회의 보름 전 갑자기 비공개 화상회의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이 회의에서 지금까지 거론하지 않은 서태평양 참치조업 문제를 제기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우리 정부가 불법조업 처벌조항을 대폭 강화하고 어선위치확인장치(VMS)를 의무설치하도록 하는 등 EU 측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처벌의지와 정책 집행의지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EU의 태도를 봐선 예비 불법조업국 해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월7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EU는 2010년부터 한국에 원양어선의 불법조업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10여 차례나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듬해 예비 IUU 국가로 지정되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법조업국으로 최종 지정되면 국내에서 생산·가공한 수산물의 EU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우리나라 어선이 EU 지역 내 항만에 입항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세계 3대 원양강국’이라는 한국이 불법조업국가에 선정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운동 단체들은 그동안 한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대량 포획 방식의 ‘싹쓸이 조업’ 행태를 비판해왔다.

해양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럽 등지에서 ‘지속가능한 어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과거의 조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린피스는 지난 9월 한국 3대 참치 통조림 브랜드인 동원·사조·오뚜기의 참치잡이에 대해 지속 가능성을 평가해 발표했다. 세 회사 가운데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성이 높음’을 뜻하는 ‘그린’(green) 등급을 받은 곳은 없다. 특히 국내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동원F&B는 설문에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집어장치를 사용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오뚜기는 집어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사조는 자사 홈페이지에 지속 가능성 정책을 게시해놓았지만 집어장치 사용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동원F&B는 당장 집어장치 사용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태도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중국·대만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당장 집어장치를 포기해 어획량이 줄어들면 기업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한겨레21 2012년 11월26일)

정부는 지난해 7월 뒤늦게 관련법을 개정해 불법조업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등 유럽에서는 ‘지속가능한 참치(Sustainable Tuna)’를 소비하자는 캠페인이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발표한 한국의 '착한 참치캔 순위'를 보면, 한국에서 ‘지속가능한 참치’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한국 마트에서는 언제쯤 ‘지속가능한 참치’를 만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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