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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20일 11시 4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24일 07시 31분 KST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 끝내 청와대 못 간 실종자 가족들

선내 첫 사망자 수습 소식 알려진 후

실종자 가족들, "정부 못 믿어, 청와대로 가자"

실종자 가족들이 미진한 수색 작업 등 정부의 대처를 믿지 못하겠다며 청와대 항의 방문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선내에서 처음으로 시신이 수습됐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인 20일 새벽 회의를 열어 청와대 항의방문을 결정했다.

가족 대표단 70명은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청와대로 출발하기로 하고 진도체육관 밖으로 나섰지만 곧바로 현장에 배치된 100여 명의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버스도 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걷거나 차량을 이용해 진도 대교를 건넜다. 진도체육관에서 진도 대교로 이어지는 길은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

청와대 가자며 체육관 밖으로 나선 실종자 가족들 "걸어서라도 가겠다"

20일 새벽 1시 30분께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는 살인마’, ‘아이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진도대교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가족 대표단은 이날 오전 7시 진도체육관에서 13km 가량 떨어진 왕복 2차선 도로에 도착했으나 이곳에서도 길을 가로막고 선 경찰 병력과 4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봉쇄가 풀리지 않자 가족 대표단은 갓길에 앉아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도로상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경력을 배치했다고 설명했지만 가족 대표단들은 "왜 길을 막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청와대 항의 방문을 시도한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20일 오전 전남 진도군 군내면 진도대교 인근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종자 가족 측은 체육관에서 출발하며 일어난 충돌 직후,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에 나온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당국의 수색 작업이 늦어지는 데 항의했다. 이어 "경찰 병력을 당장 철수하고 청와대를 가도록 보장하라"며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대처를 믿지 못하겠다며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려다 저지당한 가운데 현장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가 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에 정홍원 국무총리가 가족 앞에 나서 청와대행을 만류했지만, 가족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정 총리는 1시간 쯤 뒤에 주변에 대기한 차량에 탑승했지만 가족들은 청와대 방문을 허용하라며 정 총리의 차량을 2시간 동안 막아서기도 했다.

가족 대표단과 경찰 사이의 대치는 정 총리가 가족과의 면담을 약속하면서 끝이 났다.

청와대에서는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밤새 이어진 실종자 가족과 경찰 병력과의 대치 상황에 대해 "총리 장관이 실종자 가족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정도만 안다"고 전했다.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20일 오전 청와대 항의 방문을 시도, 진도군 군내면 진도대교 인근에서 경찰에 가로막히자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날 수중수색 작업 영상 공개되며 ‘청와대에 가자’는 목소리 터져 나와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청와대로 가자’는 말이 처음 나온 것은 전날인 19일 수중수색 작업 영상이 공개된 후였다. 실종자 가족대책위는 19일 오전 11시 30분 사고 현장의 수중 수색작업 영상을 진도실내체육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했다.

이 영상은 학부모 현장 실사단의 요구로 해경 특공대가 이날 오전 4시부터 1시간 동안 수중 구조작업과 공기주입 현황 등을 촬영한 것이다.

이에 가족들은 정부의 무능함을 질타하며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해경은 영상공개 후 현장상황 등을 설명했지만, 가족들은 "왜 선내 진입 영상은 없느냐"고 항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단원고 실종자의 한 학부모는 "애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더딘 구조작업에 분통을 터뜨렸다.

19일 진도실내체육관, 수중작업 영상 공개 후 가족들로부터 ‘청와대에 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수색 영상을 본 가족들은 억눌렀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뉴스1에 따르면, 가족들은 "어떻게 내 아이가 저런 깜깜한 물속에 있느냐"고 눈물을 흘렸고 "해경은 뭐 하고 있느냐"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가족들은 "사고 발생 닷새째가 돼서야 선내에 진입했다"며 "얼른 청와대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학부모 대표 가운데 한 명은 단상에 올라 "현 상황에 대한 언론 발표 등을 종합해보면 대통령이 왔다 가도 사고대책본부와의 연락 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해양수산부 등 당국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통합 지휘소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남성은 "장관급이 현지에서 상주하며 (사고 수습) 지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20일 오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청와대로 향하다 진도군 군내면 진도대교 2km 앞에서 경찰에 막히자 오열하고 있다.

이에 앞서 19일 밤 선내 사망자 수습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 상황판이 설치된 곳으로 하나둘씩 몰려나왔다. 신원 확인을 위해서였다. 일부 가족들은 흐느끼기 시작했고, 수습된 사망자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한 실종자 가족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다가 실신해 병원에 옮겨졌다.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대처를 믿지 못하겠다며 20일 오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청와대로 향하다 진도군 군내면 진도대교 2km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다음은 트위터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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