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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17일 08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16일 17시 38분 KST

도쿄를 가장 세련되게 즐기는 방법

도쿄를 돌아볼 1박2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사쿠사, 도쿄타워, 온천, 맛집도 좋지만 스타일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아래의 가게들을 순례하기를 추천한다. 뉴욕 다음의 쇼핑 천국이라 꼽힐 정도로 유명한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플레이스가 즐비하지만 거기서는 찾기 힘든 개성으로 똘똘 뭉친 매장들이다. 물론 오직 도쿄에만 존재하는 가게들이다.

카페를 갖춘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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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사이트

도쿄에 사는 사진가 마리아 트라부코는 “지난해부터 숍과 카페가 합쳐진 형태가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가 선구적이었다고 본다. 티사이트는 쓰타야 서점, 레스토랑, 스타벅스, 음반, 라이카 카메라숍, 펫숍, 갤러리 등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책과 잡지를 둘러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기에 보통 서점이 주지 못했던 안락함과 여유를 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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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트

복잡하고 시끄러운 하라주쿠에서도 책을 맘껏 구경하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009년에 문을 연 복합공간 베이컨트(VACANT)다. 1층 한편엔 ‘리틀 냅 커피 스탠드’(Little Nap Coffee Stand)라는 카페가 있다. 1층은 서점과 카페, 2층은 이벤트, 공연 및 갤러리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점은 독립 사진 레이블 트웰브 북스(twelve books)에서 선별한 예술책 이외에도 다양한 독립 잡지를 구비해 놓았다.

1ldk

원엘디케이 아파트먼츠

가게 이름부터 ‘라이프스타일 숍’을 표방하는 곳이 있다. 아오야마, 오모테산도, 메구로 등 5곳에 숍을 두고 있는 원엘디케이(1LDK)다. 원엘디케이는 방 1개에 거실(living room)과 부엌(dining kitchen)을 겸한 집이라는 뜻이다. 의류, 잡화, 생활소품, 가구 등 생활 전반에 필요한 물품을 취급한다. 메구로에 위치한 원엘디케이 아파트먼츠는 카페 테이스트 앤 센스(Taste & Sense)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취향과 센스’라니, 간명하지만 확 와 닿는 작명이다. 시간대에 따라 카페, 레스토랑, 바로 모습을 달리한다. 길 맞은편엔 또 하나의 원엘디케이가 있다. 주로 남성 의류, 잡화, 책을 취급한다. 선 시(Sun Sea), 유니버설 프로덕트(universal products), 뉘앙스(niuhans), 블랙 & 블루(BLACK & BLUE) 등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일본 독립 디자이너들의 옷들을 소개한다. 한국 브랜드로는 로리앳(Roliat)이 처음으로 입점했다.

cafe kitsune

메종 키츠네 도쿄 & 카페

글로벌 브랜드지만 도쿄라는 지역에 누구보다 최적화에 성공한 공간이 있다. 바로 메종 키츠네 도쿄 & 카페다. 키츠네는 인기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펑크의 매니저였던 길다스 로에크와 건축학도 구로키 마사야가 중심이 되어 만든 프랑스 브랜드다. 이젠 그들이 패션, 음악을 넘어 커피숍까지 손을 뻗었다. 미나미아오야마에 자리잡은 키츠네 카페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남다르다. 돌이 정갈하게 깔린 입구를 걸어 들어가면 대나무가 빽빽한 테라스가 나온다. 가게 문은 나무 창살로 되어 있고,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목재로 마무리했다. 지금 가장 핫하다는 브랜드의 가게 한가운데에 소나무 분재가 턱 놓여 있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훌륭하게 해낸 브랜드의 저력에 감탄할 뿐이다.


독립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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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레흐트

아오야마의 높고 큰 명품 빌딩들 사이에서 조용히 빛을 발하는 가게가 있다. 매년 도쿄아트북페어를 주최하고 있는 위트레흐트(Utrecht)다. 미야기 후토시는 뉴욕에서 공부할 당시 독립서점 ‘프린티드 매터’에서 일했다. 그때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도쿄로 돌아와 위트레흐트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프린티드 매터는 뉴욕아트북페어를, 위트레흐트(가 속한 진스메이트)는 도쿄아트북페어를 주최한다. 그는 “도쿄아트북페어를 통해 국내외 아티스트, 독립 출판물을 만드는 발행인들이 소통하는 기회의 장이 되고 아시아의 북페어 신이 같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위트레흐트는 원엘디케이 아오야마점과도 연결되어 있다. 자기표현의 열기를 뿜어내는 책들을 열심히 구경한 뒤 쇼핑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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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야마 서점

180여개의 고서점이 모여 있는 진보초에서도 반나절은 거뜬히 보낼 수 있다. 1939년 처음 문을 연 고미야마 서점(小宮山書店)엔 사진과 미술, 패션, 디자인을 막론하고 희귀한 책이 즐비하다. 일본 서적뿐만 아니라 60년대 하퍼스 바자, 보그 등 패션잡지도 켜켜이 쌓여 있다. 맨 위층 전시실에는 모리야마 다이도, 아라키 노부요시 같은 사진작가의 프린트는 물론 빈티지 포스터도 구경할 수 있다.

magnif

매그니프

고미야마 서점을 지나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그니프(magnif)가 나온다. 매그니프는 하라주쿠에 있는 남성 패션 브랜드 ‘러기드 팩토리’의 매장에서 처음 접했다. 매장 한 벽면을 채운 옛날 패션잡지와 미국 패션을 다룬 책들은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았다. 직접 매장에 들르니 풍문으로만 듣던 패션잡지가 다 모여 있었다. 꼼데가르송이 펴냈던 잡지 ‘식스’(six), 패션잡지 에이 매거진(A magazine)의 마르지엘라를 다룬 2004년 초판 등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금방이라도 파산할 컬렉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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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매그니프처럼 패션숍에서 독립서점을 발견한 경우가 또 하나 있다. 긴자에 위치한 꼼데가르송의 복합 쇼핑매장 ‘도버 스트리트 마켓’에서는 예술전문 서점 포스트(POST)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비싸고 세련된 물건은 다 갖다 놓은 가게에서 옷보다도 넋을 놓고 본 것이 있었으니, 바로 사진집이었다. 포스트는 또한 디가웰(DIGAWEL)과 야에카(YAECA)와 같은 패션숍에도 책을 공급한다. 다른 매장에 큐레이팅한 책을 공급한 것에 대해 포스트의 디렉터 나카지마 유스케는 “사실 책을 취급하지 않던 숍에서 책을 판매하는 건 도쿄에서 하나의 트렌드이며 패션뿐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측면에서 책을 통해서도 숍이 가진 철학과 취향을 표현하고자 함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마니아를 위한 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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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기드 뮤지엄

일본 패션회사 ‘월드’(WORLD)에서 근무하는 김화욱씨는 남성패션을 좋아한다면 러기드 뮤지엄(Rugged Museum)을 꼭 들르라고 권한다. (영어로 ‘거친’을 뜻하는 러기드는 워크웨어, 아메리칸 헤리티지 패션을 통칭한다) 러기드 뮤지엄은 진정한 클래식웨어, 아이비리그 패션의 방대한 연대별 아카이브를 모은 곳이다. 이곳은 남성패션잡지 프리앤이지(free&easy)의 편집장 오노자토 미노루가 운영한다. 그가 엄선한 빈티지 의류와 액세서리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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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지 스포트

디제이를 꿈꾸는 이라면 일본의 유명 디제이 그룹 재지 스포트(Jazzy Sport)가 운영하는 동명의 레코드숍은 필수 순례 코스다. 일본 로컬신 디제이들의 믹스테이프는 물론 중고 엘피(LP) 등을 갖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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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 식스

프랑스 문학과 초현실주의 예술에 관심이 많다면 에비스에 비밀스레 위치한 라이브러리 식스(LIBRAIRIE6)에 방문하는 건 어떨까. 1924년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에 영향을 받은 시와 미술 작품, 작가를 소개한다. 갤러리를 겸한 공간에서는 문학책, 초현실주의 관련 서적, 프랑스 골동품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