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4월 14일 10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14일 15시 20분 KST

진주시내 고교서 11일 사이 학생 폭력으로 2명 사망

한겨레
11일 사이 경남 진주지역 모 고등학교에서 폭행 사고로 2명이나 숨졌다.

11일 사이 한 학교에서 폭행 사고로 2명이나 숨졌다.

학기 초인 지난달 31일 경남 진주지역 모 고등학교에서 1학년 동급생 간 폭행사고로 1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11일에도 상급생에게 폭행당한 하급생이 목숨을 잃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12일 진주 시내 모 고등학교 2학년 A(17) 군을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군은 전날 오후 11시께 이 학교 기숙사 생활실에서 1학년 남학생 후배 B(16) 군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군은 경찰 조사에서 "B군을 엎드리게 한 후 가슴을 발로 한 차례 걷어찼는데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곧바로 달려온 기숙사 사감이 인공호흡을 한 뒤 B군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은 모두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과 학교 측에 따르면 이날 학교 본관에서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온 B군과 B군의 친구가 기숙사 1층에서 말다툼을 했다.

이때 기숙사 자치위원인 A군이 2층에서 내려와 훈계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 A군이 두 학생에게 '말로 하지 왜 싸우냐'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계속 다투자 얼차려를 주며 두 학생을 때린 것으로 경찰과 학교 측은 파악했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A군에게 맞은 B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기숙사 사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던 중 12일 0시 23분께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숨진 B군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날 무렵 심장판막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한 차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교육청, 첫 사망사고 발생 후 감사 안해…'봐주기' 의혹 제기

이 학교에서는 지난달 31일에도 1학년 학생 C군이 같은 반 친구 D군을 때려 숨지게 해 학생 지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C군은 동급생 친구가 말대꾸를 하는 등 자신을 무시한다며 배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D군이 싸울 때 배의 급소를 맞았는데, 그 때문에 위액과 음식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아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번 사고 후 1학년생 전부를 상대로 심리검사 등 집단상담을 하는 등 학생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는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또 났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한편, 경남도교육청이 이 학교에서 첫 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 감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며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일선 학교에서는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비상대책반을 꾸려 실태조사와 감사를 하는 게 일반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첫 번째 사망사고 발생 직후 경남교육청은 이 학교에 대해서 감사를 하지 않았다. 현직 교육감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여서 대응이 부실하지 않았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학교 이사장인 이모 씨는 14일 이사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사장직을 물러나며'라는 서한에서 "안타까운 일이 본교에서 또 발생했다"면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면서 귀한 자녀를 가슴에 묻게 된 학부모님께 먼저 사과와 조의를 전한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이 학교에 2학년 자녀를 둔 박 모(여•43) 씨는 "지난달 폭행사고 발생 때 학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보름도 안 돼 같은 일이 일어났다. 부모들 사이에서 아이를 전학시켜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도 "불안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느냐"며 "도 교육청은 학교 폭력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남도교육청은 13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B군의 장례 절차가 끝나는 대로 이 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하고, 교장의 직위해제를 학교법인에 요청하기로 했다. 기숙사가 있는 경남지역 학교 86곳을 대상으로 학생지도 문제점과 기숙사 운영 실태도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부도 같은 날 나승일 차관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학교폭력으로 인한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하며 대책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교육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신학기 안전점검추진단을 꾸려 학교폭력 예방•근절 대책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또 긴급 상황반을 진주에 보내 학교와 경남도교육청의 대책 등을 점검하고 해당 학교 학생들에 대한 심리적 안정, 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 학교에는 4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98명의 남녀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학교는 1970년 종합고등학교로 설립돼 이듬해인 1971년 116명의 신입생을 받아 개교했다. 이후 고영진 교육감의 부친이 인수해 운영하다가 1993년 고 교육감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하는 이번 사건에 대한 트위터 반응들이다.

[광고] 네스프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