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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3일 13시 07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03일 13시 08분 KST

아이의 인생을 예쁘게 포장하지 마라

Image Source/Zero Creatives via Getty Images

이 글을 쓴 분미 라디탄은 미국 허핑턴포스트의 블로거이자, 책 '순수한 유아: 아이들의 인생 가이드'의 저자다.

오늘날 아이 엄마들은 말도 안 되는 압박들을 견디며 산다. 아마 할머니나 증조할머니가 이 사실을 아신다면 한소리 하실 거다.

도대체 언제부터 좋은 엄마의 의미가 바뀌기 시작했을까?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색종이를 접고, '이케아(IKEA)', '포터리 반(Pottery Barn)'의 제품들로 아이들 방을 치장하고, 트렌드에 맞춘 옷도 사다 입혀야 한다.

나는 단 한 순간도 우리 세대가 조부모 세대보다 더 자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자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게 정확하지 않을까? 내가 우리 아이에게 18가지 토핑을 고를 수 있는 DIY 컵케이크 세트와 비싼 생일 선물을 주고, 파티를 열어주었다는 증명 말이다.

지난 몇 년간 나는 "당신보다 아이한테 더 잘 해주는 엄마가 될 테야!"라는 식의 육아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더 세련되고 멋있는 엄마가 되고자 핀터레스트 같은 사진 공유 사이트를 샅샅이 뒤지고,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따라했다. 그 다음 사진을 증거로 남겨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나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하곤 했다.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우리 아이의 인생을 예쁘게 포장하고 있지?' 우리는 자녀의 유년기를 마법처럼 만들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 시절은 그 자체로 소중한 마법이기 때문이다. 비록 완벽하지 않은 순간들이라도 말이다.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완벽하지 않았고, 부유하게 자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의 초라한 생일 파티에도 항상 친구들이 와주어서 행복했다. 생일 때 친구들에게 나눠 주는 선물, 화려한 생일 파티 장식 때문이 아니었다. 나와 친구들은 풍선을 불고 마당에서 뛰어놀며 함께 생일 케이크를 먹었다. 우리가 한 행동 자체는 단순했다. 지금의 내가 그때를 되돌아보면, 그 순간은 분명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크리스마스 때도 특별하지 않았다. 우리 집은 아이가 네 명인 것치고 살림이 넉넉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명당 선물은 두 개로 제한했다. 누가 착한 아이인지 나쁜 아이인지 지켜보는 선반 위의 요정도 없었다. 착한 일을 많이 해도 선물을 못 받는 형편 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용 특별 파자마도 입어본 적이 없다. 크리스마스 트리엔 장식도 거의 달지 못했다. 심지어 그 흔한 크리스마스 쿠키도 만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가 행복했던 건, 남동생들과 옹기종기 누워 루돌프가 지붕으로 내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상상했기 때문이다. 밤새 깨어있고, 서로 킬킬대고 다음 날 아침이 오기를 기대했던 것만으로도 무척 즐거웠다. 확실히 나의 어린 시절은 마법 같았다. 내가 부족하게 자랐다고 느끼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나는 부모님과 색종이를 접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유치원, 초등학교 때 공예 시간에 한 게 전부다.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공작 놀이는 어머니가 일을 쉬시는 날에 만들어 주신 것이 전부다. 어머니가 헌 옷으로 헤어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고, 바짓단을 내기 위해 재봉틀을 돌리곤 하셨다. 나는 재봉틀에서 나는 윙윙거리는 소리를 벗 삼아 잠이 들곤 했다.

나와 동생들은 항상 집에서 놀았다. 방과 후 학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현관에 가방만 던지고 도로 나갔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우리를 집 밖으로 쫓아냈다. 우리는 해가 질 때까지 이웃 친구들과 뛰어놀았다. 물론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자식을 밖에다 내놓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 집에 있을 때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비디오 게임을 했다. 또한 이불로 요새를 만들거나 TV를 봤다. 베개를 쌓아 미끄럼틀도 탔다. 부모님이 우리를 재밌게 해주고자 무언가 해줄 만큼 심심하지 않았다. 가끔 우리가 "심심해요"라고 할라치면 부모님은 집안일을 시키셨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근심과 걱정 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었던 시절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부모님은 우리가 우리가 잘 입고, 잘 먹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주입하셨다. 그러다가도 때때로 특별한 계획을 세우시곤 했다. (사실 금요일마다 피자를 먹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우리는 스스로 노는 법을 터특해야 했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와서 놀아준 적은 거의 없었다. 간혹가다 전자상가에서 주워온 냉장고 상자 말고는 생일이나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날에 선물을 받은 적도 없었다. 부모님은 사고가 났다거나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단지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곁에 있진 않으셨다.

요즘의 부모들은 아이 곁에 계속 있어야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귀한 새끼, 뭐가 필요하니? 어떻게 하면 네가 완벽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겠니?" 핀터레스트를 훑어 보면, 여름맞이 집에서 하는 만들기 100선, 겨울맞이 집에서 하는 특별활동 200선, 아이와 여름에 해야 할 600가지, 아이의 유치를 빼는 120억 가지 전략, 생일파티 주제 400조 가지...등 아이를 위해 '해야만 하는' 것들이 넘쳐난다.

아이의 어린 시절을 마법처럼 만드는 건 부모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인생의 마법은 그 시절, 그 나이에 존재한다. 아이들이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마법이다. 거실에서 장난감에 한참 몰두하고 있는 것, 돌멩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도, 나뭇가지를 들고 다니는 것도 모두 마법이다.

좋은 기억을 억지로 꾸미는 건 부모의 임무가 아니다.

세상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과 '특별 활동'에 치중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느낌이지만, 후자는 강요된 것이고 미리 정해둔 목표치가 있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은 부모 자신을 압박하게 된다.

언젠가 부모님이 내가 5살 때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다고 하셨다. 나는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거기서 찍은 빛바랜 사진은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5살 때를 기억하는 건 자랑스럽게 입고 다닌 할로윈 의상, 집 앞 자두나무를 서리한 것, 물수제비 뜨는 법을 배우려고 뒷마당을 물바다로 만든 일, 현관에서 강아지와 놀던 추억 등이다.

부모님이 몇 달에 걸쳐 계획한 휴가가 내 기억에 남아 있을 리 없다. 그 휴가도 분명 스트레스와 압박이 가득했을 거다. 어린 나에게 '지구 상에서 가장 마법과도 같은 곳'은 디즈니랜드가 아니었다. 우리 집, 내 방, 뒷마당, 친구들, 가족, 책 그리고 나의 마음이었다.

자녀들에게 당연한 듯 계속 잘해준다면, 아이들의 즐거움에 대한 기준이나 욕구는 점점 커질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이 소소한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닌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가? 삶의 마법을 아름답게 포장된 선물에서 찾게 할 건가 아니면 스스로 인생의 즐거움 찾는 방법을 알려줄 텐가?

정성 들여 이벤트를 계획하고, 매일 만들기 놀이를 하고, 비싼 휴가를 떠나는 것이 꼭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이렇게 해주는 것이 어떤 강박관념이나, 터무니없는 믿음에서 비롯된 거라면 이젠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핀터레스트에 올릴 법한 예쁜 만들기 놀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 휴가가 없는 어린 시절도 즐거울 수 있다. 자식이 경험했으면 하는 완벽한 시절은 우리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니 나눠줄 수도 없다. 즐거운 유년시절은 개울이 흐르는 걸 보는 고요한 순간, 공원 미끄럼틀 아래,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한 이의 순진무구한 웃음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요즘 어린아이들이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내 생각에 가장 덜 쓰는 근육은 상상력이란 근육일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상상이란 능력을 엉뚱한 곳에서 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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