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3월 28일 13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23일 10시 20분 KST

아디다스, 퍼렐 윌리엄스와 파트너십 체결

확실히 퍼렐 윌리엄스는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자 중 하나다.

미국의 유명 가수 퍼렐 윌리엄스는 이미 고등학생 때 음악 프로듀서 그룹 넵튠스를 만들었으며 2000년에는 너드(N.E.R.D)의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으며 그래미상은 3번이나 수상했다. 최근 피처링한 로빈 시크의 '블러드 라인즈'과 다프트 펑크의 '겟 럭키' 등 그가 손을 대는 곡들은 족족 성공했다. 퍼렐의 신곡 '해피(Happy)'는 3월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데뷔 이래 꾸준한 음악 활동은 물론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놓은 적이 없다. 누군가 좋아하는 것의 최종 단계는 직접 만드는 거라 했던가. 퍼렐은 패션을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브랜드를 일찌감치 론칭했다. 2004년 일본 브랜드 베이프와 같이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BC)'를 만들었고 '아이스 크림'이라는 신발 라인도 전개했다.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지 십 년이 지나자 퍼렐은 단순한 의류 회사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방위 회사를 만들었다. 섬유 회사 바이오닉 얀, 자전거 회사 브루클린 머신 웍스, 음악 플랫폼 사이트 등 모든 걸 포함하는 ‘아이 앰 어더(i am OTHER)'라는 회사다.

퍼렐의 뛰어난 감각과 영향력을 알아본 유수의 브랜드들은 항상 협업을 원했다. 퍼렐은 루이비통과 선글라스와 주얼리를 공동으로 디자인했으며 프랑스 브랜드 몽클레어와는 선글라스와 패딩을 출시했다.

지금도 퍼렐 윌리엄스는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과는 자신의 새로운 앨범 '걸(GIRL)'의 이름을 딴 향수를 만든다. 또한 지스타(G-Star)와 협업한 청바지는 8월에 출시된다. 또한 유니클로와 '아이 엠 아더(i am OTHER)'라는 이름으로 협업한 티셔츠는 4월 1일부터 국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다 바로 어제, 퍼렐 윌리엄스의 이력에 큰 부분을 차지할 만한 일이 공개됐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이번 여름 퍼렐 윌리엄스가 디자인한 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사실 이번 협업은 어느 정도 항간의 소문으로 예견되긴 했었다. 시간은 지난 1월 26일 그래미 어워드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서 퍼렐은 패션계에 두고두고 회자될 모자를 쓰고 나왔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괴상한 모양의 갈색 모자에 모든 패션지가 주목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버팔로 갤스'로 알려진 이 모자는 이베이 경매가가 1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퍼렐은 왜인지 이 이상한 모자를 3월 2일 아카데미에 회색, 검은색으로 '두 번이나' 또 쓰고 나왔다. 모자와 항상 같이 입었던 옷이 있었으니, 바로 아디다스 트랙탑 저지(트레이닝복 상의)다.

아디다스와 퍼렐이 우리에게 준 힌트가 또 하나 있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은 신발이다. 이 신발은 아디다스의 '스탠 스미스(Stan Smith)' 모델인데 펜으로 직접 'I DUNNO'(I don't know)라고 쓰여있다.

퍼렐의 스탠 스미스

퍼렐 윌리엄스는 이번 협업에 대해 "아디다스와 같은 상징적인 브랜드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되어 영광이다. 고전적인 트랙수트(트레이닝복)부터 스탠 스미스까지 아디다스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게다가 아디다스의 제품은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나와 바이오닉 얀에게 흥미로운 기회가 될 거다."라고 서면으로 미국 패션 웹진 컴플렉스에 전했다.

또한 "나는 내 브랜드를 10년 동안이나 해왔고, 과거 다른 회사들과 협업도 진행했었다. 그래서 이번 일은 어떤 것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팀들은 이 프로젝트를 아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음악은 항상 최우선이고 집중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아디다스와의 협업은 그동안 꿈꿔왔던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로 생각한다." 라고 미국 패션지 우먼스웨어데일리(WWD)를 통해 이번 협업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디다스가 협업을 위해 공개한 동영상엔 앞서 언급한 힌트들이 등장한다. 그래미에서 화제가 된 스탠스미스 신발을 신고 계속 뒤로 걸어간다. 한 장소에 도착하자 탁자 위에 높인 비비안 웨스트우드 모자를 집어든다. 그다음 아디다스 로고가 모자에서 튀어나오며 영상이 끝난다.)

사실 아디다스는 지난 4개월간 두 명의 셀러브리티와 협업 체결을 했다. 한 명은 힙합 가수 카니예 웨스트, 다른 한 명은 패션 브랜드 '베이프(Bape)'의 창립자 니고다. 이미 카니예 웨스트는 아디다스를 위해 20가지가 넘는 신발을 디자인한 상태다

신기한 지점은 패션과 음악이라는 셋의 공통분모다. 가수 퍼렐 윌리엄스, 카니예 웨스트뿐 아니라 니고도 음악과 큰 관련이 있다. 그는 일본 힙합 그룹 데리야키 보이즈의 멤버이자 디제이다. 카니예 웨스트도 퍼렐 윌리엄스처럼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카니예 웨스트의 패션에 대한 열정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심지어 2011년에는 영국의 패션스쿨 세인트마틴에 지원했다는 소문이 패션계를 휩쓸었다. 입학은 하지 않았지만 결국 2012년 파리 컬렉션에 디자이너로 데뷔했다. 물론 쓰라린 혹평으로 끝났지만 말이다.

아디다스는 힙합 음악과 패션을 최초로 결합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무려 1986년에 힙합 그룹 런 디엠시(RUN DMC)와 계약을 했다. 실제로 아디다스는 런 디엠시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앨범엔 My Adidas'라는 노래도 있다. 아디다스는 이후 다양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도 선보이고 있다. 2002년부터 요지 야마모토의 라인 'Y-3', 2004년 스텔라 맥카트니의 정적이고도 날렵한 우먼스 웨어, 2008년부터 제레미 스콧의 기상천외한 컬렉션이 유명하다. 반짝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족적을 남긴 협업들이었다.

퍼렐 윌리엄스, 카니예 웨스트, 니고 세 명 다 패션과 음악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어느 누구도 단순한 랩퍼, 디자이너가 아니다. 문화를 움직이는 아이콘이다. 아디다스의 새로운 트로이카가 협업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퍼렐의 아카데미 시상식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