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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8일 07시 2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28일 10시 48분 KST

'성추행, 폭언 논란'에 휩싸인 여자 컬링

한겨레신문

한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도청에 모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킵(주장) 김지선(27),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대표팀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친 뒤 경기도청 코칭스태프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사직 이유는 코칭스태프의 폭언과 성추행, 기부 강요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컬링경기연맹 측은 이같은 내용에 대해 경기도청과 컬링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정영섭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시인했다고 밝혔다.

폭언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성적이 부진한 것을 우려해 세계선수권대회나 국가대표 선발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다그치는 측면에서 심하게 질책한 측면이 있다고 코칭스태프가 시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성추행 여부에 대해 "최근에는 없었고 오래 전에 훈련 과정에서 질책한 뒤 격려하는 과정에서 선수들 손에 대해서 언급을 한 적은 있었지만 만지는 등 행위를 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기부 강요에 대해서는 "포상금이 아니라 후원사로부터 받기로 한 격려금을 연맹에 기부해 어려운 후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부를 할 것을 제의한 것은 맞다고 한다"며 "본인들은 제의한 것이지만 선수들이 압력으로 느꼈을 수는 있겠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맹 측은 코칭스태프를 통해 사태파악과 진상조사를 벌이는 한편 선수 개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해 빠른 시일 내에 진상조사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업데이트 (오후 2시45분)

경기도는 여자 컬링팀 코치의 선수들에 대한 폭언, 성추행, 포상금 기부 강요 등이 자체 조사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경기도체육회는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해당 코치를 해임 조치하기로 했다.

조사결과 훈련때 폭언이 있었다는 사실은 선수들과 코치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최 코치는 폭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동조사단에 밝혔다. 또 “내가 손잡아 주니까 좋지”라고 한 최 코치의 성추행 발언도 사실로 인정됐으나 최 코치는 “성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포상금을 컬링연맹에 기부하기를 강요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최 코치와 선수들의 주장이 다소 달랐다. 선수들에게 1인당 700만원을 배분할 계획인 상황에서 최 코치는 중·고교 컬링팀의 형편이 열악하니 장비 지원을 위해 각자 100만원씩 희사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 2명이 이의를 제기하자 최 코치가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며 강요로 느낄만큼 질책을 했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女 운동선수 3명 중 1명꼴 성폭력 당해

스포츠 계의 폭력과 폭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 스포츠계 여자 운동선수들의 성폭력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체육회와 서울대는 공동으로 지난 2010년 4월12일부터 넉 달 동안 선수 1830명, 지도자 210명, 학부모 110명 등 2150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3명이 최근 1년 사이에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여자선수 중 최근 1년 사이 성희롱이나 성추행, 강간 등 성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은 26.6%에 달했다. 성희롱 26.4%, 성추행 및 강간을 당했다는 응답이 1.3%를 차지했다.

중고등 학생(28.0%)이 성폭력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 이어 초등학생(26.6%), 대학 및 일반 선수(2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 피해자 중 2.6%는 성추행이나 강간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항능력이 약한 초등학생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자 운동선수들을 괴롭히는 유형으로는 △신체부위의 크기나 모양 등 외모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말(11.9%) △음흉한 시선으로 특정 신체부위를 보는 것(9.0%) △운동 시 혹은 평상시 불쾌할 정도로 불필요한 신체 접촉(7.9%)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기 등의 신체 접촉(7.3%) 순서로 나타났다.

성희롱 가해자는 코치 및 감독(62.9%) 선배(31.1%) 동료(10.6%) 등이었다. 피해 장소로는 운동장(24.7%), 운동부실(21.1%), 합숙소(16.7%) 경기장(15.4%) 순서였다. 체육관(11.0%) 락커룸(9.7%) 코치실(8.4%)에서도 성희롱이 가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지훈련 장소(5.0%)나 샤워장(3.7%) 뒷풀이 장소(2.0%)에서도 성희롱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운동 시작 때부터 최근 1년까지 구타를 경험한 선수는 절반(45.6%) 가까이였다. 2005년 조사(78.1%) 때와 비교하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1년 사이에 구타를 경험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3명 중 1명 꼴인 32.6%나 됐다. 최근 1년 사이에 구타를 당한 경험은 어릴수록 더 심해, 초등학생이 40.5%로 가장 많았고 △중•고생(36.1%) △대학 및 일반 선수(12.6%)가 뒤를 이었다. 남자(29.4%)보다 여자(40.0%)가 더 많았고, 개인종목(29.6%)에 비해 단체종목(36.3%)이 더 많았다. 언어폭력 등 심리적 폭력을 느꼈다는 응답이 45.4%, 얼차려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응답도 30.0%로 나왔다.

여자 운동선수들이 그동안 겪은 성폭력 사례 가운데 언론에 보도 된 5가지 사건을 정리했다.

1. 전지훈련 중 ‘나체’ 우리은행 박명수 전 감독

19년간 우리은행 여자농구단 감독을 맡으며 정규직으로 일해오던 박명수 감독은 지난 2009년 4월 5일 미국 전지훈련 도중 벌거벗은 채로 한 선수를 숙소를 불러 성추행 한 사실이 밝혀져 사퇴했다.

피해자는 박 감독을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고소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미성년자추행 혐의로 박명수 감독을 구속기소했다. 이후 서울지방법원은 박 전 감독에 대해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이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박 감독을 영구제명했다.

2. 성추행 충격으로 운동 그만 둔 인라인 선수

20대의 선배 남자 선수들이 여중생 선수를 상대로 강제 성추행을 해 그 충격으로 운동을 그만둔 사례도 있었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지난 2013년 10월 전국대회 기간 평소 함께 운동 연습을 하던 여중생 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인천시청 소속 인라인 롤러 선수 A(22)씨와 B(23)씨 등 2명에 대해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4월 대전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배 전국 인라인 롤러 경기대회에서 해당 여중생 숙소 모텔방에 침입해 중등부 선수 C(15) 양 등 2명을 강제로 성추행했다. B씨는 같은해 4∼7월 나주와 김천 등 선수단 숙소 모텔에서 3차례에 걸쳐 C양 등에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함께 선수 생활을 하는 후배 여성 피해자들이 쉽게 저항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 죄의식 없이 강제추행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여중생 피해자들이 이 사건으로 운동을 그만뒀는데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3. 척추교정 핑계로 성추행 한 여중고 배구부 감독

서울 마포경찰서는 척추교정 및 지도를 빙자해 여자 선수들의 가슴 등 신체를 지속적으로 만진 혐의(강제추행)로 서울 J여중ㆍ고 배구부 총 감독 노모(64)씨를 지난 2012년 10월에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3월 중순 샤워장에 가는 박모(13) 선수를 불러 "근육이 붙었는지 보자"며 반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만지는 등 올 2월부터 6월말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선수 6명의 가슴이나 허벅지 등을 10여 차례 만졌다. 일부 피해 학생들은 항의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아 다른 학교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4. 선수 목 조른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 김광은 전 감독

우리은행 김광은 감독은 지난 2011년 11월 27일 신세계와의 경기에서 58-68로 패하며 12연패에 빠지자 이에 흥분한 나머지 라커룸에서 소속 선수인 박혜진(21)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목을 조르거나 밀치는 등 남자 지도자가 여성 선수에게 행한 행위로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사건 보도가 잇따르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과 구단 측은 곧바로 진상 파악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고, 이에 부담을 느낀 김광은 감독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5. 돈도 뜯어내고 성추행도 한 축구감독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동훈)는 8일 학부모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운동부 선수를 성추행한 혐의(업무상횡령 등)로 기소된 경기도 모 고등학교 여자축구부 감독 A(50)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 수강 40시간과 신상정보공개 2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감독의 지위와 체육계 영향력 등을 과시하며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고, 교육 지도자임을 망각한 채 청소년을 강제추행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피해 회복을 위해 공탁했고, 추행 정도도 비교적 경미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기 모 고교 여자축구부 감독인 A씨는 2005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학부모 8명에게 대학진학 등을 빌미로 1400만원을 뜯어내고 , 소속 운동부 선수 B(당시 17•여)양의 입술에 2차례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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