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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6일 10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5월 21일 14시 09분 KST

카타르 월드컵 건설현장의 참혹한 인권유린

AFP

카타르 월드컵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핏자국 위에 건설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카타르 월드컵 시설 건설 현장을 방문한 ITUC(국제노동조합연맹)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내용의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미 1,200명의 노동자가 건설 현장에서 사망했고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까지 4천여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카타르에는 월드컵 건설붐으로 몰려든 12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노동자가 거주한다. 대부분이 인도, 파키스탄, 네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출신들이다. 카타르 주재 인도대사관에 따르면 2010년부터 카타르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인도인은 974명에 이른다. 지난해 9월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카타르 월드컵 건설 현장의 인권 유린 실태를 보도했다. 그 보도에 따르면 최소한 44명의 네팔인 노동자가 비참하게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와 안전사고다.

네팔 출신 외국인 노동자 푸르나 바하두르 부다트호키가 카타르 월드컵 현장의 인권 유린을 고발하고 있다

카타르를 '허울만 번드르르한 국가'라고 부른 ITUC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들은 참혹할 정도로 조악한 컨디션에 시달리며 일한다. 국제 앰네스티가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열기에 노출된 채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마치 마구간의 말처럼 취급받으며 살고있"다. 또한, ITUC는 "건설 회사들이 노동자들에게 염분이 가득한 물만 지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노동자들은 이 물로 밥을 짓고 몸도 씻어야 한다. 이건 건설 현장이 아니라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마찬가지다.

FIFA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FIFA 회장인 제프 블래터는 "FIFA에게도 '약간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며 "하지만 FIFA는 카타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해서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정간섭이라는 이야기다. 대신 블래터는 "FIFA가 축구를 통해서 이 문제를 푸는 것을 도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빙빙 둘러 말했다.

전독일건설노조 부회장 디어터마르 샤페르, 국제건설목공노동조합연합(BWI)의 에밀리오 유손, 네덜란드 건설노조(FNV BOUW)의 자나 머트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카타르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권 유린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가장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카팔라'라는 카타르 특유의 법이다. 카타르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카팔라’라고 불리는 보증인 제도에 따라 채용된다. 카타르에 입국하려면 카타르인 고용주의 보증이 필요하다. 보증인이 된 고용주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과 임금 및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 비자도 고용주가 보관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노예제도다.

카타르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심지어 휴가를 갈 때도 고용주에게 275달러에 달하는 보증금을 강제로 내야 한다. 이런 카타르의 법률과 인권 유린 때문에 2,000여 명이 넘는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매년 카타르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카타르 국민들은 입주 가사도우미를 두고 산다.

지난해 말 카타르 정부는 국내외에서 강력하게 비판받는 월드컵 건설현장의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노동자가 고용주 허가 없이 출국할 수 없는 카팔라 제도의 변경 문제도 검토 대상이었다. 카타르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해 근로감독관 역시 두 배로 증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카타르 월드컵 건설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들

ITUC는 "FIFA가 카팔라의 폐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팔라의 폐지가 있어야 비로소 카타르의 월드컵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ITUC와 전 세계 인권단체들은 "인권을 존중하는 월드컵을 만들라"고 FIFA에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타르와 FIFA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노동자 인권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더 중요한 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그에 따른 경제적 이익일 테니까.

노동자 인권 없는 카타르 월드컵 개최 반대 서명을 할 수 있는 사이트로 가면 카타르 외국인 노동자 학대를 막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이 재앙인 11가지 이유'라는 기사를 썼다. 그들이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카타르는 월드컵 시설물을 짓기 위해 ‘현대판 노예’를 부리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이야기다.

2. 여름 기온이 50’C까지 올라간다. 선수들이 뛸 수도 없을 것이다.

-FIFA 회장 블래터는 이미 지난해 9월 10일 영국 인사이드월드풋볼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카타르를 개최지로 선정한 것은 실수”라고 말한 바 있다. “여름에 카타르에서 대회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카타르에서의 월드컵 여름 개최는 불가능하다”. FIFA 회장의 공식적인 의견이다.

3. 동성애가 불법이다.

-블래터 회장은 월드컵을 보러 가는 게이 관중들은 절대로 ‘성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게이 스포츠팬들의 항의가 쏟아지겠지.

4.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카타르가 엄청난 뇌물을 뿌렸다는 혐의가 있다.

-실제로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 피파 위원 한 명은 자기 지역에 2백5십만 달러짜리 학교를 건설해주면 표를 카타르에게 던지겠다고 거래했다는 혐의가 있다. 이런 혐의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qatar

동대문 DDP를 만든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메인 경기장 조감도. 자하 하디드는 얼마나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 경기장을 짓다가 죽을지 모를 것이다.

5. 경기장이 없다. 이제야 짓고 있다만.

-이런 상황이니 인권 없는 노예가 필요한 거다.

6. 카타르가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은 2천2백억 달러다. 이 비용이면 다른 나라에서 앞으로 수십 년간 월드컵을 열 수 있다.

-스타디움도, 호텔도, 숙소도, 아무것도 없다. 2022년까지 모든 걸 새로 만들어야 한다. 남아공이 월드컵에 쓴 비용은 모두 합쳐봐야 35억 달러다. 심지어 결승전이 열리는 카타르의 '루사일 시티'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다. 카타르는 아예 도시 자체를 짓고 있다.

lusail city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루사일 시티. 이 도시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다.

7.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그건 지금 기술로 불가능하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경기장 건설회사들은 에어컨 시스템이 너무 비쌀 뿐 아니라 그 정도 규모의 에어컨 시스템을 갖추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헛공약을 터뜨린 거다.

8. 여름이 너무 더워서 겨울로 월드컵을 옮길 생각들을 하고 있다. 이건 유러피안 리그들은 망했다는 소리다.

-솔직히 축구팬들에게 더 중요한 건 월드컵이 아니라 자신이 지지하는 클럽의 승패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리그를 미뤄야 한다. 누가 이걸 반길 것인가.

9. 방송 스케쥴 조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피파는 매년 독점 중계권을 각국의 방송국들에게 판다. 미국의 폭스는 이미 2번의 월드컵 중계권을 4억2500만 달러에 구입했다. 그러나 폭스는 월드컵이 여름에 열릴 것을 예상하고 그 정도 돈을 지불한 것이다. 미국인들이 겨울에 월드컵을 볼 것 같나? NFL 시즌과 겹치는데?

10. 이건 미국의 경우지만, 미국에서의 축구 열기를 완전히 식을 거다.

-겨울에 미국인들은 NFL에 광분한다. 축구가 끼어들 여지가 있을까?

11. 카타르는 금주 국가다. 축구장에서 맥주도 안 판다.

-몇몇 정해진 호텔과 바에서만 술을 마실 수 있다. 길거리에서도 술을 못 마신다. 그 더운 나라에서 축구 경기를 보고 나서 맥주 한잔 못 마신다. 그래도 가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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