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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2일 06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16일 13시 58분 KST

남성 후보들 아우성 "여성 우선 공천은 역차별"

“도민 전체를 우롱하는 처사다”(권오을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철새 정치를 하는 정치꾼”(강한석·박연우·백남철·이경수·유동균·정원동 과천시장 남성 예비후보)

“(여성우선 공천지역으로 정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신상해 전 부산시의원)

6·4지방선거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일부 지역에서 벌써부터 비방전이 난무하고 있다. 공격은 남성 예비후보들이고 도마 위에 오른 이들은 여성들이다. 새누리당이 여성 우선공천 지역을 속속 발표하면서다. 남성 예비후보들은 ‘역차별’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특혜 시비’까지 불거지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지도부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17일 새누리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종로·용산·서초구와 부산 중구, 대구 중구, 경기 과천·이천시를 여성우선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19일엔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경북 포항도 여성우선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여성 우선공천 지역’에 별도의 경선 절차 없이 여성을 전략공천할 방침이다.

그러자 새누리당 쪽 남성 예비후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종로구청장 남성 예비후보 4명은 18일 보도자료를 내어 “남성에 대한 역차별 공천”이라고 비판하며 여성 우선공천 지역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종로구는 지난 네 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해 이번에 필승해야 함에도 여성 우선공천 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새누리당의 자멸을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천시장 남성 예비후보 6명 역시 “여성우선공천 지역 결정에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철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천막을 쳐서라도 관철시킬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가 있을 경우에 한해 배려를 의미하는 것이지 철새 정치를 하는 정치꾼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경기도의원 출신 신계용 예비후보 내정 의혹을 제기했다. 포항시장 남성 예비후보 3명도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우선추천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포항이 여성우선 추천지역이 돼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포항 민심을 외면한 일방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당내 남성 후보들의 집단 반발이 지속되자 20일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특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여성 우선공천 지역 후보자 재공모를 곧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들의 집단반발에 여성 예비후보 및 여성계 반응은 뜨겁다. 금종례 새누리당 화성시장 예비후보는 18일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정치인들을 처음부터 환영한 지역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 지역구 위원장들과 남성정치인들의 반발 때문에 여성정치 확대를 주저한다면 이것은 정치혁신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반시대적이고 반역사적인 행태임에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역차별은 말도 안 된다.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국회 진출이 현저히 낮은 수준인데 대표성을 올리려면 지금 수준으론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여성 공천지역 확대는 찬성하면서 자신의 지역은 안 된다는 생각은 님비(NIMBY)다.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시민들은 여성 시장이나 남성 시장을 원하는 게 아니라 삶과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시장을 원한다”고 남성 예비후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소장은 이어 “여성 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 역시 일부 지역에 당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마치 남성 후보가 갖고 있던 경쟁력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