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4년 03월 21일 12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4월 15일 17시 33분 KST

'X 파일' 작가의 공포물 잘 쓰는 방법

다음은 ‘X 파일’의 작가 사라 B. 쿠퍼의 저서 "Now Write! Science Fiction, Fantasy and Horror: Speculative Genre Exercises from Today's Best Writers and Teachers"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사라 B. 쿠퍼는 ‘X파일’을 비롯해 ‘스타트렉 :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 ‘하우스’등의 TV드라마에 참여한 작가다.)

write

에두아르도 B. 안드라데와 조엘 B. 코헨은 지난 2007년 ‘부정적인 감정의 소비’라는 연구 자료를 내놓았다. 이 저서의 전제를 따르면, 두려운 것을 피하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 심리적 이탈 혹은 무심함과 같은 상태가 되어, 오히려 긍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즉, 단체로 영화 관람을 한다든가 집에서 아늑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사람들 대부분은 잘 구성된 공포 이야기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괴물보다 더 무서운 건 무엇이 있을까?

내가 처음 괴물 이야기를 접했던 건, 7살 때였다. 그 이야기에서는 진공청소리가 소리를 잡아먹는 기계로 등장했다. 어떤 소리가 나면 청소기는 소리를 흡입해 소리가 나는 원인까지 제거해버린다. 기계를 발명한 사람은 만약 이 청소기가 동물이나 사람과 함께 있을 경우, 그들의 소리를 빨아들이면서 결국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은 주인공과 그의 발명품이 집에 갇혀버리는 상황을 그린다. 주인공은 청소기의 공격을 피해 숨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결국 그의 심장 박동소리가 청소기를 자극한다. 청소기가 다시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장면의 묘사가 어찌나 끔찍하던지. 나는 그 이후로 몇 달동안이나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무엇이 무서웠던 걸까? 그건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한 행동이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고만 인간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두려움은 내 삶을 지배했다. 생각없이 한 행동이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또 다른 두려움을 갖게 했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어떤 존재가 내 삶으로 끼어들어 모든 걸 통제해 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아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 거다. 다른 작가들처럼 나도 나의 신경증을 바탕으로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제대로 된 괴물은 두려움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작가라면 무엇이 독자를 두렵게 만드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거미라든지, 지나친 성형 수술로 괴물이 되어 버린 여자라든지 이런 것 말고,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조용한 공포 말이다.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그의 저서 ‘무의식의 심리학’에서 “인간에게는 어두운 면도 있는데, 이는 단순히 약점 및 결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악마와 같은 기력을 의미 한다”고 적었다. “이런 사실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해가 될 게 없는 개별적인 생명체가 집단을 이루고, 이는 단숨에 분노한 괴물로 진화한다.”

매우 충격적인 분석이다. 이건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자아는 우리 내부의 악령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작가인 우리는 내부의 악령을 찾아내어 외부의 괴물을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어떤 분노, 화, 살인 충동을 끄집어내라. 그리고 내부의 악마가 만들어낼 두려움도 그만큼 찾아내야 한다. 찾아낸 것을 반으로 갈라 괴물과 주인공에게 나눠 주면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는 괴물의 징후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괴물은 어떻게 생겼는가? 나는 아직도 내가 처음으로 접한 공포물을 기억하고 있다. 그 이후 무수히 많은 괴물을 접했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가장 단순하고 친숙한 대상이라는 진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곧 "공포란 무엇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물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답이 있다.

alien

1. 낯선 것: 우리의 일상과 다른 것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영화 ‘에이리언’을 떠올려 보라. 영화 속 괴물이 사물을 바라보고, 새끼를 낳으며, 대화하는 방식은 우리와 다르다. 비합리적이고 예상 불가능하다.

2. 보이지 않는 것: 시각적 인지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은 시각적 신호를 바탕으로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소리로만 노출되는 존재는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3. 통제할 수 없음: 우리보다 훨씬 힘이 센 괴물에게 통제력을 빼앗기거나 혹은 누군가로부터 교묘히 조정 당하거나 속을 때, 우리는 공포를 느낀다.

4.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실수: 다른 이를 살상하는 생명체를 만들어 낸다는 것. 프랑켄슈타인이나, 물에 젖은 그렘린, 복제 공룡의 시설물 탈출 같은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미 알고 있지 않나.

5. 친숙한 존재의 갑작스러운 변화 : 아이의 장난감이 갑자기 말하거나 걷기 시작하더니 살인을 저지르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누구의 통제 없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대면하는 순간에도 불길함을 느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정적 사건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위협에 빠졌는가? 죽음과 상실은 확실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죽음과 상실에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당신은 제대로 된 정신 상태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당신의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다. 살아있는 모든 영혼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사랑하는 이의 상실일 수도 있다. 하나를 택하여 당신 나름의 죽음을 창조해 보라.

쐐기를 박기 위해선, 레드셔츠가 있어야만 한다. 당신이 ‘스타트랙’ 팬이라면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할 것이다. 팬이 아닌 분들을 위해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하는 레드셔츠를 소개한다. "출연하자마자 죽는 인물. 이 용어는 스타트랙 TV 시리즈 (1966-1969) 팬들이 만들어 낸 것으로, 에피소드 방영 내내 죽어 나가는 스타플릿 안전 요원의 빨간 셔츠에서 따온 것이다. 주인공이 처할 위험을 극적으로 그리기 위해 간혹 레드셔츠로 죽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red

자,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을 마음에 담아두고 글을 써보자.

1. 당신을 겁주는, 불안하게 하는, 불편하게 하는 것의 목록을 만들어 보라. 당신의 두려움을 찾아라.

2. 두려움을 어떠한 형태로든 형상화하라.

- 당신의 집에서 ‘안전한’ 물체나 생명체를 고르라. 믹서기, 프린터, 화분, 반려 동물, 혹은 애인도 좋다. 악의 없고 안전해 보이는 물체일수록 더 좋다. 칼이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 뻔한 물건이다. 하지만 햄스터라면 어떨까?

- 우리의 정상적인 생활과 동 떨어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라. 흔하디흔한 흡혈귀, 늑대인간, 좀비는 되도록 피하라.

3. 결정적 사건과 위협의 순간을 정하라.

4. 짧은 이야기를 쓰되, 우리의 주인공이 자신이 처한 잘못된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는 지, 또 어떻게 싸우거나 도망치려하는 지를 설정하고 이야기를 끝내라. 레드셔츠를 한 두 개 정도 설정하는 것도 좋다. 이를테면 주인공이 지는 경우라고 할까? 그렇게 해야 독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