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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19일 10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6월 30일 05시 58분 KST

'님포마니악'의 우마 서먼 인터뷰 "나한테는 정사씬을 주지 않아서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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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atthew Jacobs (허핑턴포스트U.S 엔테테인먼트 뉴스 에디터)

“우리의 인터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소파네요.” 우마서먼을 만난 곳은 뉴욕의 크로스비 스트릿 호텔이었다. 문제의 소파는 붉은 빛의 벨벳 소재였다. 그녀와 ‘님포마니악’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어울리는 분위기였다고 할까? 아니, ‘님포마니악’처럼 노골적인 영화보다 더 강렬해 보였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신작 ‘님포마니악’은 어떤 정사 장면도 뻔하지 않고, 우아하지 않은 장면이 없는 영화다. 하지만 포르노 대역 배우가 기용됐다는 사실과 외설적인 영상 때문에 ‘님포마니악’은 그동안 수 많은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그 때문에 유명해졌을지는 몰라도, 관객에게 정확한 기대를 갖게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님포마니악’은 2부작에 걸친 대서사시의 코미디다. 그리고 영화가 지닌 유머 중 우마서먼이 등장하는 도입부는 가장 강렬하다. 그녀가 연기한 H 부인은 남편이 섹스중독자인 조(샬롯 갱스부르, 어린 시절 역은 스테이시 마틴)를 만나 가족을 떠나는 아픔을 겪는다. 극중에서 H 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조의 아파트에 난입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 장면에서 그녀는 남편이 “계집질을 한 침대”를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난동을 부린다.

우리는 ‘님포마니악’에 대해서만 대화하지 않았다. ‘킬 빌’의 세 번째 시리즈에 대한 가능성, 그녀가 과거에 출연했던 ‘배트맨과 로빈’이 동성애자 인권운동과 갖는 연관관계,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인으로 추앙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무슨 정신으로 ‘님포마니악’에 출연했을까, 우마서먼이 ‘킬 빌’ 3편에 출연할까? 개인적인 바람으로 가득했던 인터뷰였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H부인 역을 제안했을 때, 어떻게 생각했나?

우리는 전화로 이야기했다. 그때는 내가 딸을 낳은 직후였다. 아마 생후 3주 정도 됐을 거다. 나는 예전부터 라스 폰 트리에와 일을 해보고 싶었다. 언제나 더 발전하는 진정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지나치게 나갈 때가 있어서 염세주의적일 때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의 ‘멜랑콜리아’를 정말 좋아했다.

어떤 점이 좋았나?

예술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매우 경탄할 만한 작품이다. 그래서 전화를 받자마자 출연을 수락한 거다. 사실 나는 아이를 낳은 후, 바로 연기에 복귀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7,8장이나 되는 독백장면의 시나리오를 보고 나니 어쩔 수가 없더라. 연기에 대한 나의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내가 성취할 게 많은 기회였다.

‘님포마니악’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공백기를 갖고 있었을까?

그랬을 거다. 이제 나는 새 영화를 준비 중이다. ‘아메리칸 울트라’라고 매우 재밌고 유머러스한 영화다. ‘님포마니악’처럼 직설적이지는 않다.(웃음) 나에게 ‘님포마니악’은 내가 꿈꿔왔던 모든 것이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라스 폰 트리에의 작업방식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었을 거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도 실제 그를 만나면 그동안 들었던 말들과 얼마나 다른 사람인 지를 알게 될 거다. 단, 라스 폰 트리에의 촬영방식 만큼은 그동안 들었던 것과 일치했다. 그의 도그마 스타일이나 롱테이크, 리얼타임, 자연주의 같은 것들이 영화에 담긴 휴머니즘을 부각시켰다고 생각한다.

H 부인은 다소 변덕스러운 여자다. 남편과 바람을 핀 여자의 아파트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벌이는 난동이 얼마나 웃겨 보일지 예상했었나?

나는 이 장면이 그녀의 독백을 염두에 두고 연출됐다고 생각한다. H 부인에게는 왜 자신의 삶이 무너지게 됐는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을 거다. 정말 명백한 설명 말이다.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정말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상황이 바뀌고, 달라지고, 그게 또 반복이 되는 장면이니까. 그런데 질문이 뭐였나? 내가 질문에 맞게 대답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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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장면이 코미디처럼 보였다는 얘기다.

아, 코미디... 코미디로 보일 수도 있겠다. 코미디에 담긴 감정이라는 게 정말 정확하지 않나. 극중에서 H 부인은 정말 부조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남편은 여자가 쌓아놓은 모든 걸 던져버렸는데, 이 여자는 남편이 아니라 그와 바람을 핀 여자와 맞닥뜨려야 하니까.

‘님포마니악’에서 당신은 정사장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안심했을까?

아니, 정말 크게 실망했다. 나는 진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정사장면들이 어찌나 직설적인지.(웃음) 다른 배우들이 정말 존경스럽더라. 어떤 장면들은 대역배우들의 몸과 실제 배우들의 얼굴을 교묘하게 섞어놓기도 했다. 그러니까 사실 나는 그 장면을 찍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웃음) 단지 한 두 장면을 봤을 뿐이다.

‘킬 빌’ 2부 이후로 10년이 지났다. 베아트리스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녀는 지금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웃음)

그녀가 데들리 바이퍼와 함께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그 이상 이야기할 수는 없다. 어쨌든 쿠엔틴 타란티노는 항상 나에게 “그녀는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야”라고 말하곤 한다.

‘킬 빌’ 3편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던데, 타란티노 감독과 이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을까?

그런 말이 나도는 걸 알고 있다. 또 3편은 나오지 않을 거란 말도 있더라. 일단 내가 아는 건, 아직 각본이 없다는 사실 정도다. 그러니까 3부는 나올 수도 있고, 아예 말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거다. 그게 타란티노의 매력 같다.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나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3부를 원한다는 사실이 타란티노에게 3부를 만들고 싶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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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가. 3편에 대해 관심이 있나?

타란티노와 내가 함께 3편을 만든다면, 정말 근사할 거다. 3편이 나온다면, 그게 운명일테니까. 만약 타란티노가 구상하는 영화가 강렬하지 않다면, 나는 그의 진정한 친구로서 하지 말라고 충고하겠죠. 그런데 지금 3편이 나온다면 강렬할까? 내가 62세의 늙은 노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럴수록 3편의 가치가 높아질 거다.

바로 그때 타란티노가 당신을 찾지 않을까? 나이를 먹은 베아트리스가 결국 데들리 바이퍼와 재결합하는 이야기라면 너무 강렬할 텐데.

분명히 그럴 거다. 타란티노는 “62세의 노인이 주인공인 굉장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할 거다. 누가 알겠나. 하지만 타란티노는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예상하지 않는 거다.

그럼 3편에 대한 대략적인 아이디어가 정리된 거다. 62세가 된 베아트릭스가 데들리 바이퍼와 결탁한다. 아니면 말고.

그럴 수도 있겠다. 아니면 말고! 아니면 정말 고통의 시간을 보내거나.

‘배트맨과 로빈’이 개봉했을 때, 나는 꼬마였다. 그때 나는 당신이 연기한 포이즌 아이비를 숭배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분명 메이 웨스트(Mae West)를 좋아할 것 같다. 그때 나는 메이 웨스트를 따라서 연기를 했을 뿐이니까. (편집자 주. 메이 웨스트는 <다이아몬드 릴>(1933) <마이 리틀 치카디>(1940)등에 출연했던 배우다.)

당시에 포이즌 아이비가 얼마나 악명 높았는지 아나?

왜 악명이 높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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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러운 행동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포이즌 아이비가 배트걸(알리시아 실버스톤)을 대할 때마다 레즈비언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 작품은 사람들이 여전히 동성애에 대해 나쁘게 생각할 때 나온 작품이었다. 이제는 지나치게 과장된 유머와 행동에서 무조건 동성애를 연상하는 시대가 아니다. 나는 지금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위해 많은 행동과 발언들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들이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에 대해 한 말들을 생각해보라. 내가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한 발언 때문에라도 성인으로 추앙받아야 마땅하다. 그는 인류를 위해,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이 세상의 수백만의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말한 거다. 아무튼 "동성애스러운(campy)"이라는 단어는 ‘배트맨과 로빈’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다크 나이트>를 비롯해 최근에 나온 배트맨 시리즈 영화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배트맨 영화는 매우 심각하고 삭막한 분위기의 영화로 진화해 온 것 강다. 매우 직설적이고 하드코어하다고 할까?

하긴, 팀 버튼과 조엘 슈마허가 만든 영화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의 영화들이다.

완전히 다른 영화들이다. 하드코어 폭력물이라니까. 물론 나도 그 영화들을 좋아한다. 어쨌든 슈퍼히어로 영화들을 놓고 동성애스럽다고 하는 건, 약간 심술궂다. 슈퍼히어로는 흔히 이성애자 남성들의 아이콘이지 않나. 몇몇 사람들은 동성애적인 분위기가 그런 남성적 아이콘에 결부되는 걸 싫어했던 거 같다.

흥미로운 관점이다.

아직 시간이 필요한 거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차별과 미움, 공포가 있는 것 같다. 성적 차별과 편견 속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는 동독에서 탈출을 하려다 죽은 사람들 보다 훨씬 더 많다. 이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

만약 지금 배트맨을 다시 제작한다면 누가 포이즌 아이비가 됐으면 좋겠나?

나는 내 입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말해야 할 때가 힘들다. 항상 앞이 깜깜해진다. 워낙 이름을 잘 잊어먹어서...(웃음) 아마도 가장 유명한 여배우가 맡지 않을까?

이를테면 제니퍼 로렌스?

그녀도 멋지다. 나도 그녀의 연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 이름을 기억 못하는 배우가 그녀는 아니다. 그냥 우리 나중에 통화를 하는 건 어떨까? 전혀 기억이 안나네. 아 맞다! 스칼렛 요한슨!

어떻게 스칼렛 요한슨의 이름을 잊어먹을 수 있나.(웃음)

아무튼 스칼렛 요한슨이 포이즌 아이비를 연기한다면 환상적일 거다. 그녀가 반드시 그 역을 해야한다. 미안하다. 나도 그녀의 이름을 잊어먹었다는 걸 믿을 수 없다. 누가 나한테 어떤 사람의 이름을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정신이 없는 편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