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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08일 12시 07분 KST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8일 오전 사망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가 8일 오전 사망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이재영 전 진보신당(현 노동당) 정책위 의장 등 진보운동가들이 질병과 생활고로 세상을 등지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에서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고(故) 박은지 부대표는 이미 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빈소는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이다. 교사 출신인 고(故) 박은지 부대표는 2008년 진보신당 언론국장으로 정계에 진출했고 이후 진보신당 대변인, 노동당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고(故) 박은지 부대표는 젊은 진보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진보와 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열정적인 삶을 살아왔다. 고인의 생전 모습은 진보를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뜻을 남겼다"며 "정의당은 고인이 가고자했던 진보정치의 뜻이 우리사회에 꽃 피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45) 정책국장이 자신의 지병 등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 국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를 둘러싼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수의사라는 직업은 물론, 식품안전과 동물복지에 대한 전문가로 ‘촛불 의인’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박 국장 사후에도 사람들의 손길은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기 수의사들이 이제 생후 34개월을 갓 넘긴 박 씨의 딸을 돕기 위해 모금에 나서자, 순식간에 백여 명의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 2천여만 원을 모았다. 페이스북에는 ‘박상표 추모회’에는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헌사가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12월에는 이재영 전 진보신당(현 노동당) 정책위 의장이 45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국민승리21 정책국장, 민주노동당 정책실장, 진보신당 정책위 의장 등을 맡아 진보정당 운동과 진보정책 개발에 일생을 바쳤다. 대형마트 규제, 상가 및 주택임대차 보호법,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부유세, 무상의료·무상교육 등의 정책이 이 의장의 손을 거쳐 나왔다.

이재영추모사업회는 1주기를 맞아 생전 이 의장이 썼던 글을 모아 ‘이재영의 눈으로 본 한국 진보정당의 역사’, ‘비판으로 세상을 사랑하다’를 지난해 펴냈다.

이처럼 진보운동가들이 질병과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진보운동 자체도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처지에 있다. 구심점도 없다. 시민들의 기대도 없다. 지난 2004년 민주노동당은 19대 총선에서 13.1%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로 인해 비례대표 10석의 의석을 차지하며 의회 제3당으로 도약했다. 그 진보정당의 역사는 정확히 10년 만에 노선투쟁과 분열로 갈기갈기 찢겨졌다. 운동가들도 떠났다. 진보운동은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